'생산적 금융' 압박 커진다…은행권, 정책 출연금 규모 고심

기사등록 2025/07/29 15:05:25

李 대통령 '이자장사' 비판에…은행권 사회적 역할 고민

첨단산업 지원 펀드, 취약층 빚탕감 정책에 얼마나 출연할까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가 시행된 1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에 대출상담 창구에서 시민이 상담을 받고 있다.이번 3단계 적용에 따라 은행과 제2금융권의 주담대, 신용대출, 기타대출에 1.50%의 가산금리가 부과된다. 2025.07.01.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가 시행된 1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에 대출상담 창구에서 시민이 상담을 받고 있다.이번 3단계 적용에 따라 은행과 제2금융권의 주담대, 신용대출, 기타대출에 1.50%의 가산금리가 부과된다. 2025.07.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회사들의 '이자장사'를 비판하고 '생산적 금융'을 강조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로 역대급 이자이익을 거둔 은행권을 향한 압박이 다시 커질 전망이다.

현재 은행들은 첨단산업 지원을 위한 펀드 출자와 취약층 빚탕감을 위한 배드뱅크에 얼마큼의 출연금을 내야 하는지 고심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며 "금융기관도 건전하게 성장·발전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든다"며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이자 놀이, 이자 수익에 매달릴 게 아니라 투자 확대에도 신경 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은행권의 이자이익을 콕 집어 비판한 것은 금융권의 민간자금이 부동산에 과도하게 몰려 있어 부동산 가격을 높이고 나아가 국가의 가계부채를 끌어올린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또 은행들이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서민·취약계층 지원과 관련해 국가 경제의 마중물 역할을 하기보다는, 어려운 대내외 경제 속에 '땅 짚고 헤엄치기식'의 이자이익만 추구하고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금융의 사회적 역할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은행권은 새 정부 정책에 동참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우선 배드뱅크 설립으로 취약층들의 채무를 탕감·조정하는 프로그램에 어느정도의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의 총예산 8000억원 중 절반에 해당하는 4000억원은 금융권에서 마련해야 한다. 현재로선 은행권이 3500억원을, 나머지 업권들이 500억원을 내놓는 방안이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은행권 일각에선 개인 연체채권이 가장 많은 저축은행, 상호금융권이 출연금을 가장 많이 내야 한다며 은행들이 가장 많은 금액을 내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저축은행, 상호금융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로 재무상황이 좋지 않다는 근거로 대규모 출연금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대부업권들도 장기 연체채권이 대부업에선 정상채권으로 분류된다며 동참을 주저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조만간 금융권별 설명회를 열고 출연금 분담 비율과 채권 매입가율 등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출연금 분담 비율은 금융사의 자산 규모와 재무 상황을 고려해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사가 보유한 연체채권 건수와 금액도 주요 기준으로 반영할 전망이다.

첨단전략산업을 지원하고 국민 자산을 증식하는 민·관합동펀드에 은행들이 얼마큼의 출연금을 낼지도 관건이다. 해당 펀드는 정부와 국책은행이 모(母)펀드를 구성해 자(子)펀드에 후순위로 출자하고, 이어 차순위로 민간 금융사가 함께 출자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회적 역할을 위해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기존의 영업관행에서 탈피해 생산적 자금을 공급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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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적 금융' 압박 커진다…은행권, 정책 출연금 규모 고심

기사등록 2025/07/29 15:05:25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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