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회담이 '듣기 연습'?…종전 기대치 낮추는 백악관

기사등록 2025/08/13 10:50:58

최종수정 2025/08/13 11:34:24

일방적 합의 우려하던 유럽, 오히려 '안심'

[서울=뉴시스] 왼쪽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서울=뉴시스] 왼쪽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백악관이 미·러 정상 간 알래스카 회담을 앞두고 돌연 기대치를 낮추려는 모습이다. 현실적으로 전쟁 종식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는 인식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2일(현지 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오는 15일로 예정된 미·러 알래스카 정상회담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듣기 연습(listening exercise)"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상대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방안에 관해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습'과 '이해'를 강조한 점이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우크라이나 종전에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향해 "무언가에 서명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 협정의 일환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영토 일부 교환을 거론한 상황이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헌법적 이유 때문에 영토 거래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런 흐름 중 갑작스레 등장한 '듣기 연습' 표현을 주목, "지난주와 비교해 (협상에 대한) 전망을 현저하게 꺾은 것"이라고 했다. 합의 도출에 대한 기대치를 낮췄다는 것이다.

WP는 이런 기대치 낮추기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전장에서 중대한 성과를 거둔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했다. 전투 중단을 위한 러시아의 양보에 대한 기대감이 작아졌다는 것이다.

다만 미·러 합의 타결 가능성이 작아진 것 자체가 나쁜 소식만은 아니다. WP는 고위 유럽 외교관을 인용, 백악관에서 느껴지는 기대치 변화가 오히려 유럽 국가에는 "좋은 소식"이라고 전했다.

실제 그간 우크라이나에 우호적이었던 유럽 국가 다수는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분쟁의 직접 당사자인 젤렌스키 대통령을 배제한 채 일방적인 합의를 도출할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WP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일대일 회담은 미·러가 세계 2대 강대국이던 시절로 돌아가고자 했던 푸틴의 관점에서 이미 하나의 승리"라고 했다. 나아가 일방적 합의까지 도출한다면 좋을 게 없다는 의미다.

특히 이번 회담은 미국 영토인 알래스카에서 열린다. 2015년 유엔총회 이후 방미한 적 없는 푸틴 대통령이 자국의 침공으로 일어난 전쟁 와중에 미국 땅에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는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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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회담이 '듣기 연습'?…종전 기대치 낮추는 백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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