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광복절 경축사서 '과거사' 언급했지만 '미래' 방점
日 총리 13년만 패전일 추도사서 '반성'…침략·책임은 빠져
정상회담서 경제·안보 등 협력 방안 논의·성과 관심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25.08.15. photocdj@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8/15/NISI20250815_0020934261_web.jpg?rnd=20250815135218)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25.08.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80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일본 정부에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지향적 협력을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대일 정책과 관련해 과거사 문제는 원칙적으로 대응하되, 경제·산업 등 미래지향적 협력은 강화하겠다는 '투 트랙' 기조를 재확인한 셈이다.
이날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패전일(일본 정부 명칭 종전기념일) 공식 추도사에서 "우리는 전쟁에서 얻은 교훈을 깊이 반성하고 가슴에 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현직 일본 총리가 패전일 추도사에서 '반성'을 언급한 것은 13년 만이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23일 일본 도쿄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정상회담에서도 경제·안보 협력 방안 등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한일 관계가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지 주목된다.
李 "日 경제 동반자…과거 직시하되 미래로 나아가야"
이 대통령은 "올해는 광복 80주년이자 한일수교 60주년"이라며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로 나아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은 마당을 같이 쓰는 우리의 이웃이자 경제 발전에 있어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 중요한 동반자"라며 "우리 양국이 신뢰를 기반으로 미래를 위해 협력할 때 초격차 인공지능 시대의 도전도 능히 헤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익중심 실용외교의 원칙으로 셔틀외교를 통해 자주 만나고 솔직히 대화하면서 일본과 미래지향적인 상생협력의 길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과거사 문제도 짚고 넘어갔다. 이 대통령은 "한·일 양국은 오랫동안 굴곡진 역사를 공유해 왔기에 일본과 관계를 정립하는 문제는 늘 중요한 과제"라며 "우리 곁에는 여전히 과거사 문제로 고통받는 분들이 계신다. 입장을 달리하는 갈등도 존재한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를 향해 "과거의 아픈 역사를 직시하고 양국 간 신뢰가 훼손되지 않게 노력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럴 때 서로에게 더 큰 공동 이익과 더 나은 미래가 펼쳐지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광복절 대통령 경축사에서 일본을 향해 '과거'나 '과거사' 문제가 거론된 것은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22년 이후 3년 만이다.
![[도쿄=AP·교도/뉴시스]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 23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2025.07.25.](https://img1.newsis.com/2025/07/23/NISI20250723_0000507692_web.jpg?rnd=20250723115024)
[도쿄=AP·교도/뉴시스]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 23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2025.07.25.
이시바 총리 "전쟁 반성, 다시는 잘못된 길 가지 않을 것"…야스쿠니 공물 봉납
이어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비통한 전쟁의 기억과 전쟁을 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서약을 세대를 넘어 계승하고, 평화를 위한 행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했다.
일본 총리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 전몰자추도식에서 전쟁에 대한 '반성'을 언급한 것은 13년 만이다. 그러나 '침략'이나 '가해'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고, 식민 지배 피해국에 대한 책임 언급이 없었다는 점에서 불완전한 반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시바 총리는 또 이날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도 바쳤다.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대통령실 "이시바 '반성' 언급한 점에 주목"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이시바 총리가) 반성을 언급한 점에 있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과거 아픈 역사를 직시하면서 국가 간 신뢰가 서로 훼손되지 않도록 노력해 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우리의 더 나은 미래와 양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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