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트럼프 첫 회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마무리…공동성명은 없어

기사등록 2025/08/26 16:08:12

최종수정 2025/08/26 17:20:24

위성락 "한미동맹 발전, 통상·안보 합의 기대감과 확신 재확인"

"동맹 현대화 일정한 진전…우리 국방 역량 강화 방안 공감대"

구체적 합의사항은 없어…관세협상 후속·방위비 등 협상 계속

[워싱턴=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2025.08.26. bjko@newsis.com
[워싱턴=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2025.08.26. [email protected]

[워싱턴=뉴시스] 김지은 기자 =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은 큰 돌발 상황 없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마무리됐지만 공동성명은 나오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국익을 지키기 위한 통상·안보 협상 여건을 조성하는 데 진전이 있었다며 의미를 부여했는데 대미 투자와 동맹 현대화 같은 첨예하고 굵직한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사항은 도출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서 통상 등 경제협력과 관련해 추가 요구를 하지 않았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언제든 청구서가 날아들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도 있다. 

두 정상은 이날 한미동맹을 재확인하면서 조선업을 중심으로 경제·산업 협력을 강화하고, 북한과의 대화 중요성 등에 대해 공감대를 이뤘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든든한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성장 발전해왔다"며 "앞으로도 한미동맹을 군사분야뿐만 아니라 경제 등 다른 분야로 다 확장해서 미래형으로 발전시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조선 분야뿐 아니라 제조업 분야에서도 르네상스가 이뤄지고 있고, 그 과정에 대한민국도 함께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북한 문제에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이 대통령은 "저의 관여로 남북 관계가 잘 개선되기는 쉽지 않다"며 "실제로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은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께서 '피스메이커'를 하시면 저는 '페이스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한반도에도 평화를 만들어달라"며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도 만나시고, 북한에 트럼프 월드도 하나 지어서 저도 거기서 골프도 칠 수 있게 해 주시고 세계사적인 평화의 메이커 역할을 꼭 해주시길 기대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워싱턴=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5.08.26. bjko@newsis.com
[워싱턴=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5.08.26. [email protected]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한국과) 함께 큰 진전을 이뤄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화답했다.

관세 협상 후속 논의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친 후 "한국이 무역합의와 관련해 문제를 제기했으나, 기존 합의한 대로 합의가 이행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무역합의에 도달했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 우리는 거래를 완료했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은 몇 가지 문제를 제기했지만, 우리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we stuck to our guns)"고 답했다.

앞서 한국은 지난달 30일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1000억달러 상당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 등을 조건으로 미국이 한국에 부과한 상호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미국과 합의했다.

하지만 대미 투자 펀드 운용 방식에 대해 두고 이견이 노출됐는데 한국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은 사실상 '직접 투자'라고 했지만, 한국은 대출과 보증이 대부분인 '재투자' 개념이라고 본다.

트럼프는 또 주한미군 감축을 고려하냐는 질문엔 즉답을 피하며 대신 "기지 건설에 돈을 쓴 만큼 부지 소유권을 요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주한미군 기지를 미국이 빌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소유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실성이 낮은 주한미군 기지 부지 소유권 이양을 거론한 것은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하기 위한 협상용 발언이라는 해석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스타일상 논의 테이블에 올리지 않았던 분야에 대해서도 언제든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변수다. 

농축산물과 관련해 정부는 쌀과 소고기의 추가 개방은 일단 막아냈지만 미국의 요구는 계속되고 있고, 비관세 장벽으로 지목되는 미국산 사과 등 검역 절차는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정부는 실무 협상에서 일부 현안에는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현실론을 제기한다. 미국과의 예측 불가능한 관세 협상이 '글로벌 뉴노멀(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어 계속해서 협상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워싱턴DC 인근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트럼프 시대의 통상, 안보 협상의 뉴노멀은 계속 끊임없이 논의하는 것"이라며 "과거와 같이 뭔가 하나가 끝난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된 협상의 과정에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새로운 문제나 이슈가 또 제기될지 모르기 때문에 저희로서는 이 협상을 하나하나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씀드린다"며 "협상의 문구와 과정에 대해서는 여러 번 이런 답변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위성락 안보실장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동맹의 발전, 통상 안보 합의에 대한 기대감과 확신이 재확인됐다"며 "동맹의 현대화 부분에는 일정한 진전이 있었다. 동맹의 발전 방향과 우리의 국방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서 협의가 있었고 공감대를 이루었다. 이번 회담의 성과"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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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트럼프 첫 회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마무리…공동성명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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