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통보도 없이 이뤄져…한미동맹 자체를 우려할 만한 일은 아냐"
"줄 것 주고, 받을 것 받아야…주한미군 감축 의제되면 北 오판 빌미"
"北, 통미봉남 허용하면 안 돼…북중러 삼각협력 대응해 한미일 협력"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1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 백주년기념삼성관 국제원격회의실에서 열린 트럼프 2.0 시대의 안보·경제 전략 모색 제3차 공동 심포지엄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5.09.11. ddingdo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9/11/NISI20250911_0001941220_web.jpg?rnd=20250911145145)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1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 백주년기념삼성관 국제원격회의실에서 열린 트럼프 2.0 시대의 안보·경제 전략 모색 제3차 공동 심포지엄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5.09.1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던 한국인이 이민당국에 구금된 사건과 관련해 동맹국에 합당한 처사가 아니라고 비판했다.
반 전 사무총장은 11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 백주년기념삼성관 국제원격회의실에서 열린 트럼프 2.0 시대의 안보·경제 전략 모색 제3차 공동 심포지엄에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과 관련해 "사전 통보도 없이 이뤄진 것은 동맹을 대하는 합당한 처사가 아니다. 안타깝고 화가 나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달 4일 미국 이민당국은 조지아주에서 우리 기업 공장을 현장에서 단속해 300명이 넘는 우리 국민을 체포·구금했다가 자발적 출국 형태로 풀어줬다. 내일 귀국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면서 "한미동맹 자체를 우려할 만한 일은 아니겠지만 재발하지 않도록 한미 관계 당국이 선제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한미동맹을 신뢰하고 지속해서 발전하면서 나아가야 한다.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안보의 중심축이며 세계적으로 가장 강력하고 성공한 동맹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라면서 "한미동맹이 흔들리면 외교·안보 전략의 전반이 흔들리고 다른 나라와 전략적 외교에도 균열이 생긴다"고 짚었다.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한미동맹 현대화를 통해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반 전 사무총장은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확실히 받는 전략이 필요하다. 동맹 현대화가 동맹의 '강화'가 아닌 동맹의 '약화'로 오해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주한미군의 감축은 의제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것은 북한에 오판의 빌미를 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핵 도발을 강력히 억지하는 핵우산 체제를 불가변적으로 구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군 역량 등 자강력 강화를 강조하면서도 핵무장론에는 선을 그었다.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반기문(왼쪽 네번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1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 백주년기념삼성관 국제원격회의실에서 열린 트럼프 2.0 시대의 안보·경제 전략 모색 제3차 공동 심포지엄에 참석해 김동원(왼쪽 다섯번째) 고려대 총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9.11. ddingdong@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9/11/NISI20250911_0001941414_web.jpg?rnd=20250911164326)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반기문(왼쪽 네번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1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 백주년기념삼성관 국제원격회의실에서 열린 트럼프 2.0 시대의 안보·경제 전략 모색 제3차 공동 심포지엄에 참석해 김동원(왼쪽 다섯번째) 고려대 총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9.11. [email protected]
반 전 사무총장은 "격동의 국제 정세에 능동적이면서도 선제적으로 대처하려면 자강력 강화에 힘써야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자강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줬다"라면서 "군(軍)의 역량도 인공지능(AI) 시대에 맞춰서 실현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자강과 관련해서 사회 일각에서 자체 핵무장이나 전술핵재배치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면서도 "결코 우리의 선택지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자체 핵무장은)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와 국제사회 제재를 불러온다. 대외개방형 무역 국가는 이 같은 역풍을 감당해 낼 수 없다"고 부연했다.
통미봉남 전술을 구사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한미일 안보 협력 제고를 주문했다.
반 전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도 시간만 나면 여러 차례에 걸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한 호의와 만남에 대한 기대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있다"라면서 "적대적 두 국가론을 고착하면서 남한과 대화 단절한 채 북한이 미국과 대화하는 시대에 제재 완화나 핵 군축 시도를 결코 용인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동시에 "북한·중국·러시아 삼각협력의 가시화, 북한의 예상되는 도발, 격변하는 국제 정세에 대응해서 한미동맹 강화와 한일관계 증진을 통한 한국·미국·일본은 안보를 공조해야 한다. 자강에 입각해 빈틈없이 국익을 지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미국 이민 당국은 4일(현지 시간)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에 있는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배터리회사) 건설 현장을 찾아 불법체류 관련 수색영장을 집행했다.
그 결과 모두 475명이 당국에 체포됐고 이들 중 상당수가 한국인으로 알려졌다. 현재 구금된 한국인은 모두 317명이다. 이 중 미국에 남겠다고 한 1명을 제외한 316명과 외국 국적자 14명이 전세기에 탑승할 예정이다.
한국인 성별로는 남성 306명, 여성 10명이다. 외국 국적자는 모두 한국 업체 근로자로 중국인이 10명, 일본인이 3명, 인도네시아인이 1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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