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보호구역 규제, 꼭 필요한 곳 말고 풀어야"
"특별한 희생엔 특별한 보상 필요, 각별 배려"
레고렌드 철거 주장에 경제수석 보고 지시
![[춘천=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강원 춘천시 강원창작개발센터에서 열린 '강원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9.12. bjk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9/12/NISI20250912_0020972118_web.jpg?rnd=20250912141321)
[춘천=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강원 춘천시 강원창작개발센터에서 열린 '강원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9.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하지현 김윤영 수습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강원도를 찾아 "접경지역에서 산다는 게 억울하지 않도록 정부에서 각별한 배려를 하겠다"고 밝혔다. 각 부처에 군사보호구역 규제 해제와 춘천 레고렌드 상황 관련 검토를 지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강원 춘천 강원창작개발센터에서 열린 '강원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 미팅에서 "강원은 전국 최대 관광지이고 최고의 청정 지역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남북 대치에 따른 엄청난 희생을 치르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강원은 출향민도 많고 지역 내 성장 발전이 상대적으로 정체되면서 많은 분이 수도권으로 떠난, 소위 수도권 집중의 피해를 입고 있는 곳"이라며 "대한민국의 여러 핵심 과제 중 하나가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균형발전이 아닌 공정성의 측면에서 보더라도 우리 사회가 여유 없이 살아오다 보니까 불공정이 일상이 됐다"며 "휴전선 접경지역은 대한민국 안보를 지키기 위해 엄청난 규제를 하지 않았나. 군인이 진주하고 군사보호지역을 설정해 출입도 못 하게 하면서 아무런 대가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원도 접경지대에 사는 게 죄인이 된 것인데, 얼마나 억울했겠나"라며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특별한 희생을 치르는 지역이나 집단, 사람들에 대해서는 우리 공동체가 얻는 편익 일부를 떼서 채워줘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게 제가 정치·사회 운동을 시작하면서 정한 원칙"이라며 "이제 대한민국에서 가장 힘센 사람이 됐기 때문에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게는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가 강원도 규제의 핵심"이라며 "꼭 필요한데 말고는 다 풀어주면 좋겠다. (지금은) 너무 느리다. 좀 더 속도를 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에 안 장관은 "대한민국 안보 최전선인 강원도가 지역 발전에 여러 가지 제약이 많다는 것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며 "강원도의 규제와 생활의 불편, 사회적 불이익 등을 해결하도록 국방부가 전향적 자세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간 국방부가 여의도 88배 정도 지역의 규제를 완화하고 보완 조치를 해제지만, 시대 상황에 발맞춰 더욱 과감히 규제를 풀어나가겠다"며 "민간인통제선 북쪽의 규제도 현재 10km에서 시대 상황에 맞게 완화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풀어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최휘영 문화체육부 장관도 "접경지역은 원시 자원 그대로 청정한 모습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는 곳"이라며 "강원도와 북단을 잇는 평화문화 관광벨트를 만들면 어떻겠느냐"라며 안 장관에 규제 완화를 요청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강원 교통 인프라 확충을 위해 "올해 안에 서울-강릉 KTX를 확실하게 4편 늘리고, 동해안 철도 삼척-강릉 구간 속도를 개선하겠다"며 "수도권에서 들어오는 광역철도 예비타당성 조사를 올해 통과시켜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춘천=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강원 춘천시 강원창작개발센터에서 열린 '강원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 미팅에서 참석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5.09.12. bjk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9/12/NISI20250912_0020972266_web.jpg?rnd=20250912150942)
[춘천=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강원 춘천시 강원창작개발센터에서 열린 '강원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 미팅에서 참석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5.09.12. [email protected]
이날 지연주민 토론회에서는 춘천시의 중도 선사유적을 보존하기 위해 레고랜드 테마파크를 철거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하준경 경제성장수석에게 관련한 상황보고를 지시했다.
한 주민은 "중도 (유적의) 1만 년 역사를 보존하기 위해 당원도청과 춘천시청의 잘못된 정책을 전환해달라"며 "중도 유적을 국가사적지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중도유적지가 역사적, 고고학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니까 개발하지 말고 가급적이면 보존하자는 말인가"라며 "수천억을 들여서 레고랜드를 지어서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원상복구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논쟁거리였던 것 같은데, 춘천에 있는 분들은 어떻게 보나"라고 물었다. 주민들의 찬반이 갈리자 이 대통령은 경제성장수석에게 "상황 보고를 해달라"고 언급했다.
다른 주민은 "자연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무조건 (관광객이) 많이 오는 건 좋지 않다. 주민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주면 좋겠다"며 "문체부에서 공격적으로 발굴하겠다고 하는데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강원의 자연이 공격받아서는 안 된다. 원주민들이 혁신도시에서 쫓겨나 구도심으로 몰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정말 정확한 지적인 것 같다"며 "제가 무주 덕유산을 엄청 좋아했는데 케이블카가 생긴다고 해서 절대 안 간다. 관광 정책이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가는 도민들의 일반적 정서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수도권 주요 대학을 강원 지역으로 이전해 달라는 지역주민의 요청에는 "이미 있는 대학을 옮기는 건 어렵기 때문에 지방의 거점 주요 대학들을 집중지원해 키워볼 생각"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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