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여야 비싸진다"…메모리3사, 'HBM4' 단수쌓기에 사활

기사등록 2025/09/17 11:38:58

최종수정 2025/09/17 14:56:25

메모리 3사, HBM4 12단 경쟁 돌입

고단수 HBM, 단가·수익성 상승

16단 이상 단수쌓기에 사활건다

[서울=뉴시스]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최신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의 개발을 마무리하고,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최신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의 개발을 마무리하고,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6세대 'HBM4'를 놓고 반도체 기업들 간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반도체 기업들은 일단 'HBM4 12단' 제품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데, 향후 이보다 D램 적층 단수가 더 높은 'HBM4 16단'도 출시할 전망이다.

단수가 높을수록 판매 단가와 수익성이 크게 늘어나는 만큼, 기업들은 '단수쌓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는 현재 6세대 HBM4 12단 양산 경쟁에 본격 돌입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에 HBM4 12단 샘플을 경쟁사들에 앞서 선제적으로 공급했고, 최근 양산 체제 준비를 완료했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도 HBM4 12단 개발을 완료해 샘플을 출하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메모리 3사는 HBM4 경쟁 국면에 접어들면서 '단수쌓기'에 사활을 걸 전망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 칩을 쌓아 올려 제조하는데 D램 단수가 높을수록 데이터 용량이 늘어나고, 짧은 시간에 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현재 가장 최신 제품인 5세대 HBM3E에서는 8단 및 12단 제품이 공급되고 있다. 기업들은 HBM4에서는 12단에 이어 16단까지 단수를 쌓아올릴 예정이다.

최근 빅테크들이 대규모 데이터 처리를 요하는 AI 데이터센터를 잇따라 지으면서, AI 시장에서는 고단수 HBM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수 밖에 없다. 또 AI 데이터센터에 최대한 많은 용량을 갖춘 HBM을 활용해야 반도체 교체 주기를 늘릴 수 있다.

특히 단수가 높아질수록 판매 단가와 수익성이 커져, 메모리 기업들은 HBM4의 단수를 최대한 끌어올릴 수 밖에 없다.

HBM4 12단에서 HBM4 16단으로 D램 단수가 4단계 높아질 경우, D램을 붙이는 본딩(접합) 기술의 난이도가 급격하게 높아지고, 이에 필요한 다이(가장 밑단의 두뇌 역할을 하는 칩)도 더 많이 필요해진다. 동시에 수율(양품비율)도 12단보다 확연하게 떨어진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제조과정에서 원가가 1.5배가량 상승하면서도, 판매 단가는 최대 2배 이상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커진 원가보다 더 높은 비용으로 판매할 수 있어, 메모리 기업들의 수익성이 더 좋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기술 난도가 높아진 만큼 메모리 기업들의 가격 협상력이 높아질 여지도 커지는 것이다.

앞서 HBM3E의 경우, 12단의 판매 단가는 8단보다 1.5배~2배 더 비쌀 것으로 평가 받는다.

다만, 메모리 기업들이  본딩 기술 운영과 수율·원자재 관리 등 원가 관리를 얼마나 잘 하느냐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좌우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HBM 단수 경쟁은 결국 메모리 기업들의 기술력과 수익성을 동시에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며 "이론상 차세대 HBM4에서 20단까지 개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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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여야 비싸진다"…메모리3사, 'HBM4' 단수쌓기에 사활

기사등록 2025/09/17 11:38:58 최초수정 2025/09/17 14:5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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