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반대 연합' 시위 수천명 참여
"트럼프 또 초청 스타머 결정 끔찍해"
英정부, 윈저성 안내…직접 접촉 피해
![[런던(영국)=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국빈 방문에 반대하는 '트럼프 반대 연합(Stop Trump Coalition)' 시위대가 17일(현지 시간) 런던에서 행진하는 모습. 2025.09.18.](https://img1.newsis.com/2025/09/18/NISI20250918_0001946468_web.jpg?rnd=20250918012000)
[런던(영국)=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국빈 방문에 반대하는 '트럼프 반대 연합(Stop Trump Coalition)' 시위대가 17일(현지 시간) 런던에서 행진하는 모습. 2025.09.18.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두번째 영국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한 가운데, 런던에서 대규모 반(反)트럼프 시위가 열리고 있다.
가디언, BBC,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17일(현지 시간) 런던에서 열린 '트럼프 반대 연합(Stop Trump Coalition)' 주도 시위에는 수천여명이 참여했다.
경찰 당국은 50여개 단체가 시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경찰력 1600여명을 런던 각지에 배치했다.
시위에 참여한 대다수의 시민들은 키어 스타머 총리의 트럼프 대통령 초청을 규탄하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관련 미국의 책임 등을 지적했다.
주최 측인 '트럼프 반대 연합' 대변인을 맡은 시마 시에다는 연단에 올라 "우리는 당신(트럼프 대통령)을 집단 학살 혐의로 고발한다"며 "트럼프는 여기서 환영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시위에 참여한 미술 교사는 가디언에 "증오를 유화적으로 대해주는 것은 파시스트를 강하게 만든다"며 "트럼프를 두번째 국빈 초청한 키어 스타머의 결정은 끔찍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영국에 거주 중인 미국인 샘 와인스타인은 "트럼프 초대에 분노한다. 우리가 언제부터 유죄 판결을 받은 범죄자들이 세계를 통치하도록 내버려뒀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로 분장한 채 각각 '트럼프를 지지하는 전범', '트럼프를 지지하는 살인자' 등 플래카드를 든 사람들도 있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런던 중심부에서 약 40㎞ 떨어진 윈저성에 머무르고 있어 시위대와 직접 접촉하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영국을 국빈 방문하는 외국 정상은 일반적으로 런던 중심가에 위치한 버킹엄궁에 머무르지만, 영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국빈 방문 거처를 윈저성으로 정했다.
CNN은 "영국에서 놀라운 화면 분할이 벌어지고 있다"며 "공식적 설명은 '버킹엄궁이 보수 중'이라는 것이나, 이는 대중이 그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으려는 영국 정부에게 다행스러운 우연"이라고 지적했다.
여론조사 회사 유고브가 10~11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이 영국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고 응답한 비율은 9%에 그쳤다.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는 여론은 53%였다.
이미 국빈 방문을 했던 트럼프 대통령을 파격적으로 다시 국빈 초청한 데 대해서도 45%가 '잘못된 결정'이라고 답해 긍정 평가(30%)를 앞섰으며, 스타머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지나치게 호의적이라는 응답은 30%로 나타나 '지나치게 부정적(13%)' 응답보다 높았다.
한편 FT에 따르면 윈저성 외곽에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도 일부 모여들었다. '마가(MAGA)' 모자를 쓰고 성조기를 든 이들은 "진정한 지도자를 지지한다"고 외쳤다.
윈저성 인근에는 이들뿐 아니라 '파시스트는 물러가라' 피켓을 든 반(反)트럼프 시위대, 현지 주민 등 300~400명이 뒤섞여 있으나, 대규모 경찰력이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