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독 전유성, 희극인장 지시…김신영 극진 간호"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개그맨 김학래(71)가 전유성(76) 건강 상태를 밝혔다.

한국방송코미디언협회장 김학래는 25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전유성이) 많이 위독하다. 어제 (전주에) 가서 뵈니 '바로 돌아가시겠구나' '말 끝나자마자 돌아가실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며 "의식은 있는데 참 희한하다. 말은 잘 한다. 자기 죽으면 '희극인장으로 해달라'고 얘기했고, 장례식 관련 궁금한 점도 물어봤다. 서울에서 장례 치르고, 발인 끝나면 화장해 남원 시립 납골당에 보관하다가 '지리산 수목장으로 해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가서 보면 신체는 산 사람이 아닌데, 애드리브 치고 농담도 하려고 노력한다. 의사가 엊그저께 얘기하기를 '이틀에서 삼일'이라고 했다. 정신을 차리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한다. 정신 있을 때 내가 '형, 조금 먼저 가는 거야. 형 먼저 가있으면 우리 바로 뒤따라가'라고 했다. '그래 그럼 거기서 만나자'라고 해 아주 가슴이 짠했다."

김학래는 "지금 딸이 옆에 있고, 김신영씨도 아주 정성을 다해 간호하고 있다"며 "김신영씨가 대학 다닐 때 전유성씨가 교수였다. '나중에 너는 방송에서 크게 써 먹을 놈이다'라고 얘기했다고 하더라. 김신영씨가 아예 스케줄을 뒤로 제쳐 놓고 내려와 있더라. 한 일주일 된 것 같다"고 귀띔했다.

"(전유성이) 딸에게 어떤 유언을 남겼는지는 모르겠다"면서도 "딸과 얘기를 나눴다. 희극인장은 어떻게 하는 건지 물어봐서 얘기해줬다. '희극인협회에서 모든 걸 도맡아 하고, 마지막 결산까지 마치고 유족에게 넘겨주는 거다. 걱정할 건 없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김학래는 "전유성은 대한민국 코미디 위상을 높인 분이고, 젊은 이들을 코미디쪽에 끌어들이는데 상당히 노력했다. 코미디학과가 생길 정도였다"며 "개그맨이라는 신조어를 만든 사람이다. '코미디언과 구별 좀 했으면 좋겠다' '우리도 배운 사람'이라는 뜻에서 만들었다. 죽어가면서도 후배들과 협회를 생각하는 모습을 보며 개그계 귀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전유성은 폐기흉으로 전주 전북대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6월 기흉 시술을 받았으나, 최근 상태가 악화 돼 다시 입원했다. 지난달 6일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부대행사인 '코미디 북콘서트'에도 불참했다. 전날 코미디언협회는 회원들에게 문자로 "전유성 선배 건강이 많이 위독한 상황"이라면서 "오랜 시간 동안 후배들을 아끼고 사랑해주며, 한국 코미디계 발전에 헌신해온 전유성 선배님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 바쁜 스케줄과 여러 사정으로 직접 병문안을 가지 못하는 선후배들께선 영상편지를 보내주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이날 전유성 측은 "위독해서 딸에게 진지하게 유언을 남긴 게 아니다. 평소에도 '내가 죽으면 이건 하지 마라' 등의 말을 자주 했다. 정식 유언은 아니"라며 "의사가 지금보다 나빠지거나, 이 상태가 유지될 수도 있다고 하더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숨 쉬기 힘들어해 산소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다. 의식은 있고 짧게 대화도 가능하다. 숨이 차 오래 이야기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전유성은 1969년 TBC 방송작가로 데뷔했다. 이후 개그맨으로 전향했고, '유머1번지' '쇼 비디오 자키' 등을 통해 스타덤에 올랐다. 첫 번째 부인 사이에서 낳은 딸 전제비씨가 있다. 1993년부터 가수 진미령과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다가 2011년 갈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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