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중고 처한 韓철강 얼마나 어렵길래…K-스틸법 없이는 벼랑끝[세쓸통]

기사등록 2025/10/19 10:00:00

최종수정 2025/10/19 10:14:24

美·EU관세에 中 저가 철강재 유입으로 대외 불확실성 가중

美 관세로 7월부터 수출 급감…내년에는 어려움 가중 예상

[서울=뉴시스] 현대제철 인천공장 전기로. (사진=현대제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현대제철 인천공장 전기로. (사진=현대제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세계적 공급 과잉과 건설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주요국가들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있어 우리나라 철강산업이 너무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는 목소리가 다수 들립니다.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철강산업은 제조업의 핵심 소재를 생산해 우리나라 경제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철강 산업이 흔들리면 지역 고용과 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 있고 장기적으론 다양한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현 상황을 냉정하게 평가하면 3중고에 처했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미국의 고율의 관세 부과로 국내 철강사들의 수출은 흔들리고 있고 유럽연합(EU)는 무관세 쿼터 물량을 줄이고 관세를 50% 가량 부과한다는 계획입니다.

수출이 어려우면 내수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데 이것도 쉽지 않습니다. 이미 몇년 전부터 국내로 중국산 저가 철강재들이 다수 유통되면서 우리나라 철강사들은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업계에서는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기술 전환을 위한 특별법안'(K-스틸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왜 K-스틸법 제정이 필요한 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우리나라 철강사들의 실적을 알아보겠습니다. 포스코홀딩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1736억원으로 전년대비 38.45% 줄어들었습니다. 2022년 4조8501억원(-47.50%), 2023년 3조5314억원(-27.19%) 등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전년대비 80.02% 줄어든 159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2022년 1조6165억원(-33.95%), 2023년 7983억원(-50.61%) 등 이익 규모와 감소율이 예상보다 큰 것으로 확인됩니다.

미국의 관세 부과 이전부터 국내 철강사들의 영업이익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이유는 중국의 저가 철강재와 엔화 약세에 따른 일본 철강재가 유입되면서 내수 시장에서의 고전이 예상을 상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1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다. 2025.06.01. jtk@newsis.com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1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다. 2025.06.01. [email protected]


올해는 더욱 큰 위기를 맞았습니다. 미국이 자국 내 수입 철강에 대해 3월부터 25% 관세를 부과했고 8월에는 관세율을 50%로 올리면서 미국 수출 철강재가 직격탄을 맞은 것입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누적 수출은 21억4000만 달러, 173만t으로 전년동기대비 10.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7월 18만8000t(-21.6%), 8월 15만5000t(-28.7%) 등 7월부터 우리나라 철강 수출이 급감한 것이 특징입니다.

업계에선 내년이 더 힘들 수 있다고 하소연합니다. 내년부터는 우리나라 최대 수출 시장 중 하나인 유럽에서 관세율이 대폭 상향조정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EU 철강제 수출 규모는 44억 달러 규모로 미국의 43억 달러 보다 높습니다.

미국과 유럽에서 고율의 관세를 동시에 부과받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국내 철강 수출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입니다. 한국의 전체 수출 품목 중 7번째로 규모가 큰 철강이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수출이 안되면 내수 시장을 돌파구로 삼아야 하는데 이것도 쉽지 않습니다. 선박에 사용하는 '두께 6㎜ 이상 철판인 후판을 예로 들면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산 후판 가격은 1t당 90만원대에 거래됐습니다.

반면 중국산은 1t당 60만원에 판매됐습니다. 후판을 다수 사용하는 조선업계의 경우 우리나라 후판을 사용하지만 저렴한 중국산을 저렴하기 때문에 이윤을 고려했을 때 병행·사용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다른 제품들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업계는 한 목소리를 냅니다. 우리나라는 원자재 수입 비용에 따른 영향도 많고 철강을 생산하기 위해 투입되는 인건비 등이 터무니없이 치솟고 있어 원가 경쟁을 하기에 너무 힘들다는 주장입니다.

산업부 무역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국내 시장을 교란하고 있는 제품들에 대한 조사를 의뢰받는 제품이 22개로 집계됐는데 이중 9개가 철강 제품일 정도로 저가 제품 공세에 따른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업계에선 의 조속한 처리가 시급하다고 주장합니다.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정책·세제·보조금 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글로벌 보호무역으로 인해 고사 위기에 처한 철강산업을 살리기 위한 대책을 가동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덤핑 대응 및 수입규제 강화로 중국산 저가 철강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고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과 설비 전환으로 미래 먹거리 창출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 요지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유례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해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와 철강 부원료 수입관세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 확대 등을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립니다.

철강은 건설, 자동차, 전자제품 등 다양한 산업의 기초 자재로 활용되는 필수재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철강산업에 대한 지원이 타산업 대비 과도할 경우 특혜 논란도 제기될 수 있습니다.

정부가 저가 중국산 철강의 공세와 글로벌 주요국의 고율의 관세, 강화된 탄소배출 규제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철강사들을 어떻게 지원하면서 한국 철강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지 관심이 쏠립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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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중고 처한 韓철강 얼마나 어렵길래…K-스틸법 없이는 벼랑끝[세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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