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서민 빚탕감 '배드뱅크'에 "성실변제자 피해 안가게 할 것"

[워싱턴=뉴시스]박광온 기자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년 이상 장기연체자에 대한 채무 감면 조치와 관련해 "불가피한 사유로 빚을 갚을 수 없는 사람들에 한정해 지원하는 것"이라며 "성실하게 갚아 온 사람들에게 피해 안 가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 기간 진행된 동행기자단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일 소상공인·취약계층의 장기연체 채무를 정리하기 위한 새도약기금(배드뱅크)을 공식 출범시켰다.

새도약기금은 7년 이상 빚을 갚지 못한 5000만 원 이하 연체채무자 113만4000명을 대상으로, 총 16조4000억 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매입·정리하는 사업이다.

장기연체 상태에 빠져 정상적인 금융거래가 불가능한 채무자들의 채권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이 저가로 인수한 뒤, 일정 비율을 감면하거나 상환을 유예해 재기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4일 금융기관이 신용등급에 따라 이자에 차등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비판에 대해 "자본주의 논리이고 시장 원리로 불가피하긴 하지만 어느 정도로 하느냐는 것은 정책 판단의 문제"라며 "잔인하게 할 거냐, 느슨하게 할 거냐인데 지금 내가 보기엔 금융이 너무 잔인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구 부총리는 "대통령께서 '금융이 너무 잔인하다'고 말씀하신 건, 정말 생활이 어려운 분들이 1000만원 미만의 (소액) 대출을 받았는데도 많으면 한 달에 금리가 15.9% 이렇게 가니까 그런 면에서 대통령이 가혹다하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급전이 필요해 돈을 조금 빌렸는데 이자가 너무 높아 원금조차 감당하지 못하고, 연체가 되면 신용거래 전체가 막혀버리는 구조"라며 "이런 분들은 이미 은행이나 카드 거래도 모두 막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구 부총리는 "정말 돈을 낼 형편이 안 되는 분들을 그대로 방치하면 아무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며 "이들에게 일정 부분 연체의 고리를 끊어주면 오히려 경제활동을 다시 할 수 있게 되는 선순환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우려에 대해서는 "그런 지적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번 조치는 매우 한정적"이라며 "7년 이상 연체돼 도저히 정상적인 상환이 불가능한 사람들, 불가피한 사유로 벗어날 수 없는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성실하게 갚아 온 사람들한테 그걸(피해를) 안 주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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