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APEC]"AI 대전환은 이런 모습"…'초격차 테크 컨퍼런스' 개최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장관님 도대체 몇 개 국어를 하시는 거예요?"

영상 속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장관의 연설이 한국에서 영어로, 영어에서 일본어로 순식간에 바뀌었다. 생생한 동시통역 영상을 제작하는 인공지능(AI) 서비스는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올해 3회째를 맞은 '글로벌 초격차 테크 컨퍼런스(컨퍼런스)'는 '모두를 위한 AI 대전환(AX for ALL)'이란 주제에 걸맞은 국내 최대 규모 기술 포럼이었다.

28일 중기부에 따르면 이번 컨퍼런스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얼라이언스)'의 후속 조치이자 APEC 정상회의 주간의 공식 부대 행사다. 중기부는 지난 8월 제주에서 열린 'APEC 중소기업 장관회의'에서 제주 이니셔티브를 채택하고, APEC 역내 스타트업 네트워크로 얼라이언스를 공식 출범한 바 있다.

한 장관은 이날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석해 스타트업 기술 체험존을 살폈다. 행사장에는 모두의 일상을 더욱 편리하게 해 줄 AI 기술이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허드슨 AI가 개발한 '팀버'는 음성 합성 기술을 기반으로 한 AI 번역·더빙 프로그램이다. 현재 전 세계 21개 언어를 지원하고 유튜버 크리에이터들에겐 필수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올해부터 북미 LG 유플러스 채널에서 팀버를 활용해 한국프로야구(KBO)를 중계하고 있는데 시청자 수가 전년 대비 35배나 늘었다.

이동건 허드슨 AI 최고 AI 책임자(CAIO)는 "침착맨, 추성훈, 야노시호도 저희 고객이다"며 "그동안 B2B(기업 간 거래)로 많이 진행하다가 올해를 기점으로 AI 채팅앱인 펄스 사업을 확장하는 등 비즈니스 영역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패션 화보나 영상을 만드는 AI 기술도 눈에 띄었다. 빔스튜디오가 한 장관과 베이지색 코트 사진을 합치자 코트를 입고 은행나무 밑을 거니는 한 장관의 사진이 완성됐다. 결과물을 본 한 장관은 "사업하시는 분들 굉장히 좋아하겠다"며 결과물에 흡족했다.

빔스튜디오는 사진 합성과 영상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AI 패션 스타트업이다. 김근재 빔스튜디오 최고경영자(CEO)는 "기존에 촬영했던 것들을 AI로 대체해 속도도 빠르고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코오롱, MCM 같은 브랜드뿐 아니라 홍익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 패션학과에서도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 분야 프로그램 개발사인 에스엘즈는 증강 현실(AR)을 이용한 소프트웨어를 선보였다. 에스엘즈의 스마트 라우팅 AI(ROUTi-AI)를 쓰면 미리 입력한 설계도를 실제 현실에 대입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유미 에스엘즈 대표는 "공사 현장에서 도면 최적화가 가능하다"며 "삼성에서 반도체 장비 설치 시 적극 활용하고 있고 최근 중동 지역에 1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고 밝혔다.

이날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컨퍼런스에서는 체험존 외에도 ▲10대 분야 기술 포럼 ▲5개 팀의 특별 세션 ▲오픈이노베이션, 채용박람회, 투자유치설명회(IR) 등 다양한 연계 행사가 펼쳐진다.

한 장관은 "딥테크 스타트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불확실성과 긴 개발 주기를 감내하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는 주역"이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비전을 실현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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