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합의도 이행될 수 있다는 신뢰와 확신이 없어”
미중 정부, 부처간 공조 부족 등도 양국 협상의 불안전 요인
“美, 대중국 접근 방식을 안내할 포괄적 비전 부족이 가장 큰 문제”
![[도쿄=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방일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출발하기 위해 하네다 공항에서 전용기에 탑승하고 있다. 2025.10.29.](https://img1.newsis.com/2025/10/29/NISI20251029_0000751801_web.jpg?rnd=20251029101259)
[도쿄=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방일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출발하기 위해 하네다 공항에서 전용기에 탑승하고 있다. 2025.10.29.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에서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의 불가측성이 회담의 최대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9일 “회담 결과가 어떻든 워싱턴에서 나오는 단절된 신호와 혼란스러운 메시지는 사라지지 않을 주요 문제”라며 “이로 인해 어떤 합의도 이행될 수 있다는 신뢰와 확신이 없다”고 분석가와 전직 관리들이 지적한다고 전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출신으로 컨설팅 회사 차이나 문 스트래티지스(China Moon Strategies)의 설립자인 제프리 문은 “정책이 매일 매일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오늘의 진실이 내일의 진실이 될 수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협상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트럼프는 절차, 조율, 상황 관리등에 화를 내고 자신의 직감에 따르는 능력을 자랑스럽게 내세워 과거 미국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 온 검증, 토론, 검토 과정을 거의 거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제프리 문은 지적했다.
전 중앙정보국(CIA) 요원이었던 데니스 와일더 조지타운대 교수는 “대통령의 집중력이 짧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며 “트럼프에게 자세한 브리핑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안보회의(NSC) 출신 외교관계위원회(CFR) 펠로우 매튜 굿맨은 지난달 이민국 직원들이 조지아주 현대-LG에너지 배터리 공장을 급습해 한국 기술인력 등을 구금한 것에 대해 심각한 행정부내의 업무 조율 부족을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60만 명의 중국 유학생들이 미국에서 공부할 수 있다”고 불쑥 발표한 것도 비자 통제를 강화하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정책과도 상충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전문직 비자(H-1B) 발급 수수료를 100배 올려 1인당 10만 달러를 받겠다고 했다가 신규 신청자로 한정하는 등 선회한 것도 재무부와 상무부간의 공조가 이뤄지지 않은 것을 보여준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외국기업 투자에 대해서는 국무부가 아닌 상무부가 직접 비자 발급에 관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와일더 교수는 “상무부와 재무부가 서로 공조하지 않을뿐더러 서로 싫어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와일더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 내에는 대중국 강경파가 많아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중국과 협상을 시도하고 있는데 대중 강경 정책이 나오고 중국이 여기에 반응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 상무부가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대폭 확대한 후 중국은 전략적 희토류 광물 수출을 엄격히 규제하고 나선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분석가들은 트럼프가 자주 결정을 뒤집는 행태는 안정과 신중한 준비,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계획된 확실한 결과를 선호하는 중국에는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CMP는 중국의 불투명한 시스템에서 외교부가 희토류 제한 조치를 발표했을 때 상무부와 협의했는지 여부도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미국-독일 마셜 펀드의 전무이사 보니 글레이저는 “양측 모두 상대방이 어떻게 대응할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행동을 취하고 있다”고 미중 협상의 불안전성을 지적했다.
분석가들은 미중 협상에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여전히 중국에 대한 접근 방식을 안내할 포괄적인 비전이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SCM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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