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아빠 참변…가해자 가족 "우리도 피해자만큼 힘들다"

기사등록 2025/12/15 11:48:21

최종수정 2025/12/15 12:34:04

[뉴시스] 지난 10일 JTBC '사건반장'에는 내년 봄 쌍둥이 출산을 앞둔 예비 아빠가 만취 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사건이 보도됐다.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뉴시스] 지난 10일 JTBC '사건반장'에는 내년 봄 쌍둥이 출산을 앞둔 예비 아빠가 만취 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사건이 보도됐다.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수빈 인턴 기자 = 내년 봄 출산을 앞둔 예비 쌍둥이 아빠가 만취 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사건을 다룬 보도와 관련해 가해자 가족이 민원을 제기하자, 진행자가 방송에서 공개 사과했다.

지난 10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지난 10월 7일 밤 9시께 경기도 양주시에서 음주운전 사고로 인해 사망자가 발생했다.

피해자인 이종희(36)씨는 내년 5월 출산을 앞둔 예비 쌍둥이 아빠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친구들을 만나고 걸어서 귀가하던 중 갑자기 인도로 돌진한 흰색 SUV 차량에 치여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이씨의 동생은 "폐쇄회로(CC)TV를 살펴봤더니 술에 너무 취해서 아예 주차장에서 인도로 연결되는 길로 들어갔더라. 그 상태로 700~800m를 달려서 오빠를 들이받은 것"이라 설명했다.

경찰 조사에서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한 가해자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유족들에 따르면 가해자 측은 "죄송하다", "부양할 가족이 있다", "피해자 측에 충분히 사과를 못 했으니까 시간을 좀 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유족들은 "예비 아빠의 목숨을 앗아가놓고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기막히다", "감형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방송 진행자는 가해자를 '이 인간'으로 칭하며, "볼라드(인도 진입을 막는 말뚝 모양 구조물)가 있었어도 그걸 밀고 갔을 인간인 것 같다", "이 인간의 음주 상태가 정말 심각했다", "이 정도(혈중알코올농도 0.222%)면 시쳇말로 그냥 술독에 있다가 나온 거다", "제정신으로 운전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꾸짖었다.

방영 직후 가해자 측은 방송국 민원실을 통해 진행자의 표현이 불편했다며 수차례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해자 측은 "방송에서 앵커가 '이 인간'이라고 표현한 건 너무 공격적이다. '사건반장' 보도가 가해자 혐오를 유발한다"며 "재판에서 무표정으로 '죄송하다'는 말만 했다고 보도했는데, 그러면 법정에서 '죄송하다'는 말밖에 더 할 말이 있겠냐"고 반발했다.

이어 "(우리도) 아프간에서 끌려온 사람처럼 굉장히 불쌍해 보였다. 우리도 피해자만큼 힘들다"고 호소했다.
[뉴시스] 10일 JTBC '사건반장' 보도와 관련해 가해자 가족이 민원을 제기하자 진행자인 양원보 기자가 방송에서 공개 사과했다.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뉴시스] 10일 JTBC '사건반장' 보도와 관련해 가해자 가족이 민원을 제기하자 진행자인 양원보 기자가 방송에서 공개 사과했다.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지난 12일 진행자는 "그날 방송에서 유족에게 너무 감정이입을 했던 나머지 가해자 가족들의 상실감과 아픔을 미처 헤아리지 못했다. 정말 죄송하다"며 "사과를 드리는 만큼 민원실에는 그만 전화를 주셨으면 한다. 제 부덕의 소치다"라고 양해를 구했다.

누리꾼들은 "가해자 가족 웃긴다. 뻔뻔하게 어떻게 민원을 넣냐", "피해자만큼 힘들다니. 피해자가 얼마나 힘든지 알고 그런 소리를 하냐"등의 반응을 보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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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아빠 참변…가해자 가족 "우리도 피해자만큼 힘들다"

기사등록 2025/12/15 11:48:21 최초수정 2025/12/15 12:3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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