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반도체 박탈감" 노노(勞勞) 갈등 여전…'법적 대응' 초강수 [삼성 성과급 타결, 그 후④]

기사등록 2026/05/30 12:00:00

DS 6억 vs DX 600만원…성과급 100배차에 갈등 표면화

초기업노조 9000명 이탈…과반 지위 '흔들'

동행노조, 합의안 효력 정지 신청…주주단체도 법정 대응 가세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20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왼쪽부터)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한에 서명한 후 손을 맞잡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5.20. photo@newsis.com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20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왼쪽부터)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한에 서명한 후 손을 맞잡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5.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삼성전자의 '2026년 임금·단체협약 잠정 합의안'이 조합원 투표를 통과하며 극적으로 파업 위기를 넘겼으나, 내부 갈등은 오히려 격화되고 있다.

사업부별 성과급 격차를 둘러싼 '노노(勞勞) 갈등'이 법적 분쟁과 노조 지형 변화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하는 모양새다.

30일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교섭단에 따르면 지난 27일 발표된 삼성전자 노사 간의 잠정 합의안 투표는 찬성 73.7%로 가결됐다.

그러나 투표 결과는 삼성전자 내부의 균열을 여실히 드러냈다.

반도체(DS) 부문 중심의 초기업노동조합(초기업노조)은 찬성률 80.6%를 기록한 반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21.1% 찬성에 그쳐 대조를 이뤘다.

투표에서 배제된 가전·스마트폰 등 DX(디바이스 경험) 중심의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은 자체 투표에서 조합원 99.5%가 반대표를 던지며 거세게 반발했다.

성과급 분배의 핵심 원인인 '부문 간 불균형'이 갈등의 도화선이 됐다. 이번 합의로 DS 메모리사업부 직원은 세전 연봉 1억원 기준 6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받게됐다.

반면, 비메모리 부문은 2억원, DX 부문은 600만원 수준에 그쳐 직원들의 박탈감을 유발했다. 이는 곧 조합원들의 이탈로 번졌다.

실제 초기업노조는 조합원 1만여 명이 이탈해 위기를 맞았다. 한때 7만6000여 명에 달했던 조합원 수는 29일 오후 4시 기준 6만4840명까지 쪼그라들었다.

과반 노조 사수를 위한 마지노선이 6만5400명인 점을 고려하면, 이탈 속도가 계속될 경우 과반 노조 지위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탈한 조합원들은 상대적으로 강경한 입장을 취하거나 부문별 이익을 대변하는 노조로 이동했다.

전삼노 조합원 수는 지난 20일 1만6000여 명에서 2만명대로 증가했고, 동행노조는 이달 초 2000명 수준에서 29일 오후 3시53분 기준 1만9076명으로 가파르게 세를 불렸다.

초기업노조 내부에서도 이번 합의안에 대한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일부 조합원들은 "메모리초기업으로 이름부터 바꾸는 게 어떻겠느냐"며 날을 세우거나, 집행부를 향해 "투쟁이라는 글자가 적힌 조끼를 입을 자격이 있느냐"며 격한 비난을 쏟아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이 20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노사협상 결렬에 따른 총파업 강행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 2026.05.20.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이 20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노사협상 결렬에 따른 총파업 강행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 2026.05.20. [email protected]

내부 분열이 최고조에 달하자 최승호 위원장은 DX 부문 비하 발언에 대해 고개를 숙이고, 이송이 부위원장을 교체하며 쇄신안을 내놨다.

이 부위원장은 협상 과정에서 분사를 하거나 삼성전자를 없애버리자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빚은 인물이다.

아울러 집행부를 DS 5명과 DX 3명 부문으로 분리 운영하고, DX 부문에 전담 집행부 2인을 추가 선임하는 한편, 내달 17일 최 위원장의 재신임을 투표에 부치기로 했다.

또한 내부 분열 봉합과 조합원의 이탈을 막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투트랙 교섭' 체계를 제시했다. DS와 DX 부문의 요구 사안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전삼노 측은 "사측의 사업부별 재원 논리를 강화하고 노조의 단결력을 약화하는 분리 교섭"이라며 강력히 비판하며 반발하고 있다.

법적 공방도 예고됐다. 투표에서 배제된 동행노조는 합의안의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고 '잠정합의안 효력 정지'로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주주단체도 이사회 권한 침해와 지분 가치 희석을 이유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할 계획으로, 동행노조의 가처분 결과를 지켜본 뒤 법적 대응에 동참할 방침이다.

상황이 악화하자 경영진도 진화에 나섰다. 노태문 대표이사(DX부문장)는 메시지를 통해 "임금협상 결과로 느꼈을 소외감과 박탈감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이어 "DX 부문이 마주한 어려운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며 "사업 운영 방식과 부문별 경쟁력을 원점에서 재점검해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합의안 가결로 100조원 규모의 경제적 타격이 우려되던 파업 위기는 일단 넘겼다. 하지만 사업부별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내부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는 모습이다.

노조 내 분열이 법적 분쟁과 '영업이익의 N%' 요구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계열사 확산 조짐까지 보이면서, 삼성전자가 직면한 노사 리스크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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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6/05/30 12: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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