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키운 뮤지컬 '유앤잇' 런던 진출…"10년차엔 웨스트엔드"[문화人터뷰]

기사등록 2026/09/10 17:2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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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서 첫선 보인 작품…현지화 작업 거쳐 지난달 런던 개막

이응규 대표 "원대한 꿈 품었지만…진짜 여기까지 올 줄 몰라"

"세계 관객에 통한다는 확신…북성로·이름 등 작품 뿌리 유지"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영국 진출 뮤지컬 '유앤잇' 원작자인 이응규 이지뮤지컬컴퍼니 대표가 7일 서울 강남구 뉴콘텐츠기업지원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6.09.10.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영국 진출 뮤지컬 '유앤잇' 원작자인 이응규 이지뮤지컬컴퍼니 대표가 7일 서울 강남구 뉴콘텐츠기업지원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6.09.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정말 작은 극장에서 시작한 작품이 영국 관객을 마주하니 영광스럽고 감회가 새로워요."

대구의 작은 공연장에서 출발한 뮤지컬 '유앤잇(YOU & IT)'이 영국 런던 무대에 올랐다. 작품의 원작자이자 제작사 이지뮤지컬컴퍼니를 이끄는 이응규 대표는 8년간 키워온 '유앤잇'의 런던 진출에 벅찬 마음을 드러내면서도, 이번 공연을 더 큰 무대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으로 바라봤다.

지난 7일 뉴시스와 만난 이 대표는 "현지에서 좋은 반응도, 건설적인 비평도 나오고 있다"며 "이런 반응을 잘 받아들이면 앞으로 런던 웨스트엔드에 진출하기 위해 작품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앤잇'은 인공지능(AI)이 보편화된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죽은 아내를 로봇으로 되살리는 이야기다. 사랑과 상실 그리고 인간다움에 대한 질문을 담았다.

2018년 대구 북성로 쇼케이스에서 첫선을 보인 작품은 2019년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에서 창작뮤지컬상을 받았다. 이후 국내 재공연과 대만 공연 등을 통해 꾸준히 다듬었고, 2024년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영어 버전을 선보였다.
뮤지컬 '유앤잇' 국내 공연 장면. (사진=이지뮤지컬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뮤지컬 '유앤잇' 국내 공연 장면. (사진=이지뮤지컬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달 20일 런던의 오프웨스트엔드 극장인 킹스 헤드 시어터(King’s Head Theatre)에서 새로운 막을 올렸다. 이번 공연은 오는 26일까지 이어진다.

"처음부터 '이 작품으로 해외에 가야겠다'는 생각은 아니었어요. 그보다 해외 유수의 작품들을 보며 '나도 언젠가 세계적인 뮤지컬을 만들고 싶다'는 원대한 꿈을 품었죠."

당시 작업 폴더의 이름은 '해외진출작 유앤잇'이었다. 그 안에 악보와 워드 파일을 차곡차곡 채워갔다. 이 대표는 "멀리 나갈 작품이라면 기초부터 탄탄해야겠단 생각에 음악을 비롯한 디테일한 부분을 더 공들여 작업했다. 그런데 진짜 여기까지 올 줄은 사실 몰랐다"며 웃었다.

작품을 계속해서 다듬으며 무대에 올릴 수 있던 동력은 관객의 반응이었다. 특히 대만과 에든버러에서 만난 관객들의 반응은 해외 무대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줬다.

이 대표는 "한국 관객과 같은 장면에서 울고 웃는 모습을 보면서 '세계 관객에게도 통할 수 있는 정서를 가지고 있구나'하는 확신이 있었다. 이런 확신과 경험이 런던 프로덕션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 예술경영지원센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 정부와 공공기관의 지원도 큰 힘이 됐다.

이번 런던 공연은 한국에서 만든 공연을 그대로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영국 배우와 창작진이 참여하는 현지 프로덕션으로 꾸렸다.

이 대표는 "영국 시장과 제작 구조를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공연 기간인) 6주 동안 현지에서 직접 마케팅하고 티켓을 판매하면서 이 작품이 영국에서 실제 시장성이 있는지, 더 확장할 가능성이 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4년에 걸친 런던 프로덕션 개발 과정에서 현지화에도 공을 들였다. 단순히 대사와 가사를 영어로 번역하는 대신 언어의 리듬과 강세에 맞춰 음악에도 상당한 변화를 줬다.

이 대표는 "한국어로 처음 쓴 곡은 한국어의 액센트와 운율에 맞춰 멜로디를 만들었다"며 "영어는 언어 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의미를 전달하더라도 강세가 달라진다. 그에 맞춰 멜로디를 바꿨다"고 짚었다.

반면 작품의 배경인 대구 북성로와 등장인물의 이름 등 한국적인 색은 그대로 유지했다. 당초 배경을 런던으로 바꾸고, 극 중 인물인 규진과 미나의 이름을 바꾸는 방안도 고민했지만 "작품의 뿌리인 세계관은 남겨두기로" 했다.

"어떻게 바꿔도 '유앤잇'이 아닌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이 세계관은 그대로 남겨둬야겠다 싶었죠. 대신 작품에서 말하고자 하는 사랑과 상실, 이별, 영원함과 같은 보편적인 주제는 그대로 가져가고요."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영국 진출 뮤지컬 '유앤잇' 원작자인 이응규 이지뮤지컬컴퍼니 대표가 7일 서울 강남구 뉴콘텐츠기업지원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6.09.10.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영국 진출 뮤지컬 '유앤잇' 원작자인 이응규 이지뮤지컬컴퍼니 대표가 7일 서울 강남구 뉴콘텐츠기업지원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6.09.10. [email protected]

8년 동안 작품을 다듬는 사이 세상도 많이 달라졌다. 초연 때만 해도 먼 미래의 상상처럼 느껴졌던 AI와 인간의 공존은 어느새 현실에 가까워졌다.

이 대표는 "8년 전에는 죽은 아내를 로봇으로 되살린다는 설정이 재미있는 상상이었다면, 이제는 '나에게 이런 기회가 온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로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과학 기술이 발전해도 로봇은 인간을 대체할 수 없다는 인간의 존엄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지금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했던 기억의 가치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보탰다.

"그 기억이 소중한 건 그 사람과 그 시간을 함께 보냈기 때문이잖아요. 떠난 사람과의 좋고 또 슬펐던 기억을 어떻게 간직하고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초점이 맞춰졌죠."

런던 관객의 반응도 유심히 살피고 있다. 이 대표는 "슬픈 장면에서는 생각보다 많이 울고, 유머에는 훨씬 크게 반응한다"며 "관객 반응을 보면서 재미있는 부분은 더 과감하게 가져가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앤잇'을 비롯해 최근 해외의 문을 두드리는 작품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 대표는 "아직 과도기"라면서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한국 제작사들도 해외 제작 시스템을 체득하고 시장에 더 깊숙이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향후 몇 년 안에는 주요 해외 시장에서 여러 한국 뮤지컬이 공연되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런던 공연 중인 '유앤잇'도 아직 최종 목적지에는 닿지 않았다. 다음 목표는 웨스트엔드다.

이 대표는 "해외 진출은 가자마자 금메달을 따고 돌아오는 게 아니다. 작품을 만드는 사람도, 바라보는 사람도 긴 호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뮤지컬 한 작품이 만들어져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 무대에 오르기까지 최소 5년, 길게는 10년이 걸린다고들 해요. '유앤잇'은 이제 8년 차가 됐죠. 10년 차가 됐을 때는 웨스트엔드에 입성하기 위해 계속 움직일 거예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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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키운 뮤지컬 '유앤잇' 런던 진출…"10년차엔 웨스트엔드"[문화人터뷰]

기사등록 2026/09/10 17:24:27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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