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레임덕 현실화하나…민주당 견제 속 후계 경쟁 본격화

기사등록 2026/11/05 14: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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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회 장악해 트럼프 행정부 조사·견제 강화

이란전 책임론 부상…밴스·루비오 차기 대선 주자 부상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 연회장 건설현장을 방문해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2026.11.05.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 연회장 건설현장을 방문해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2026.11.05.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이 험로에 놓였다.

민주당이 의회 권한을 활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을 겨냥한 조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공화당 내부에서는 차기 대선 주자를 둘러싼 논의도 본격화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패배에도 남은 임기 동안 권력을 유지하고 당내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의회 장악력이 약화하면서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 현상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과의 협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선거 당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나는 일을 성사시키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우리가 협력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민 문제를 협상 가능한 분야로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민주당이 자신과 측근들을 겨냥한 조사에 집중한다면 강경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할 경우 자신이 '거부권 행사의 달인'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의회 다수당 지위를 활용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조사와 견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하원 감독위원회의 소환권을 바탕으로 대통령과 고위 참모들의 행적을 조사할 수 있게 됐다.

차기 하원 감독위원장으로 내정된 로버트 가르시아 민주당 의원은 선거 결과가 나온 뒤 "변호사를 선임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백악관도 민주당의 조사에 대비하고 있다. 법무부 법률고문실은 향후 의회 조사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몇 달간 변호사 15명을 추가로 채용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이 직원들에 대한 선제적 사면 가능성까지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사면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탄핵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민주당이 탄핵을 추진한다면 완전히 망할 것"이라며 "나라를 성공적으로 만들었다는 이유로 탄핵하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의회 입법이 어려워진 만큼 행정명령과 대통령의 기존 권한을 활용한 정책 추진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행정부는 이민과 연방 지출, 관세 분야에서 의회 승인을 거치지 않고 추진할 수 있는 조치들을 검토하고 있다. 비자 규정을 강화하거나 수입품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외교 정책도 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집중할 분야로 꼽힌다. 국내 입법과 달리 대통령의 독자적인 권한이 상대적으로 큰 데다 국제적 성과를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회복할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란 전쟁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예상보다 길어진 전쟁이 공화당의 선거 패배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백악관 내부에서는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지난 6월 27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 뒤에 JD 밴스 부통령(왼쪽)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배석해 있다. 2025.08.06.
[워싱턴=AP/뉴시스] 지난 6월 27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 뒤에 JD 밴스 부통령(왼쪽)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배석해 있다. 2025.08.06.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은 전쟁을 지지해 온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을 잠재적인 책임자로 거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측근들에게 헤그세스 장관의 업무 수행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측근은 CNN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의 상황을 잘못 판단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누군가는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내각 개편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으며, 헤그세스 장관을 '위대한 전사'라고 부르며 옹호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이후의 권력 구도에 대한 논의도 시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년 넘게 공화당을 장악해 왔지만, 이번 선거 패배로 그의 정치적 영향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차기 주자로는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에서 자신의 정치적 구호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이어갈 인물이라는 점을 고려해 밴스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했다. 루비오 장관 역시 차기 공화당 대선 후보로 자주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측근들에게 후계자를 서둘러 결정하기보다 초기 경선 흐름을 지켜보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밴스 부통령과 루비오 장관을 각각 지지하는 참모들 사이에서도 물밑 경쟁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후계 구도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내년 1월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당일 차기 주자에 대한 질문에 "아직 특정 인물에 대해 이야기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면서도 "이제는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백악관을 떠난 뒤에도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난달 아이오와주 유세에서는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2년 남짓밖에 없다"고 말한 뒤 "내가 떠나면 상당한 권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은 임기 동안 의회와의 협상으로 국정 운영의 돌파구를 마련할지, 행정권과 외교 정책을 앞세워 독자 행보를 강화할지가 정치적 영향력을 가늠할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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