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필름]현란하게 촌스럽게 '나우 유 씨 미3'

기사등록 2025/11/12 06:03:00

영화 '나우 유 씨 미3' 리뷰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2013년과 2016년 두 차례 공개된 영화 '나우 유 씨 미' 시리즈는 전 세계에서 총 매출액 6억8600만 달러(약 1조원)를 기록한 프랜차이즈였다. 하이스트 무비에 마술을 결합한 시도가 인상적이었고, 영화 안에서 구현하는 트릭은 관객을 매혹할 만했다. 관객을 단번에 집중시키는 제시 아이젠버그의 묘한 카리스마도 이 작품의 묘미 중 하나였다. 다만 약점도 있었다. 플롯은 정교하지 않았고, 거듭된 반전이 피로했으며, 극적 과장이 때론 지나쳤다. 영화 '나우 유 씨 미3'(11월12일 공개)는 전작의 장단을 고스란히 물려 받았다. 여전히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하나 업그레이드 된 재미까지 주지는 못한다. 2편과 3편 사이 10년이 흘렀다는 걸 생각해보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자취를 감췄던 호스맨이 10년만에 다시 모이고 새로 합류한 젊은 마술사 3인과 함께 거대한 하트 다이아몬드를 훔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나우 유 씨 미3'는 한시도 쉬지 않고 쏟아내는 마술로 관객을 현혹한다. 간단한 카드 마술부터 도시 전체를 활용한 거대한 속임수까지 이 영화는 전작에서 보여주지 않았고 어떤 마술사도 시도하지 않은 쇼를 보여주기 위해 공을 들인다. 요즘 기술이라면 특수효과로 만들어내지 못할 트릭은 없겠지만, 이 작품은 슈퍼히어로 영화가 아니라 마술사 영화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많은 장면에서 세트를 짓고 소품을 채워서 마술을 실제로 구현했다. 특히 호스맨과 신예 마술사가 경쟁적으로 마술을 펼쳐보이는 원테이크 장면은 수십 차례 촬영을 거쳐 완성한 시퀀스다.

'언차티드'(2022) '베놈'(2018) '좀비랜드'(2009) 등을 연출하며 대형 기획을 경험한 적 있는 루벤 플레셔 감독은 '나우 유 씨 미' 시리즈의 마술 액션을 세계 각지로 흩뿌린다. 규모가 있는 케이퍼 무비가 촬영지를 어떤 식으로 활용해왔는지 정석에 가깝게 보여준다는 것. '나우 유 씨 미3'는 러닝타임 112분 간 미국 뉴욕, 벨기에 앤트워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헝가리 부다페스트 등 전 세계를 돌며 마술쇼를 선사한다. 특히 F1 트랙이 걸쳐져 있는 호텔에서 촬영한 종반부 하이라이트 시퀀스는 이 영화를 보는 가장 큰 재미 중 하나다. 아부다비라는 초호화 도시를 그만큼 럭셔리하게 활용하는 것과 동시에 사막 위에 건설된 도시라는 자연 환경을 충분히 살리는 연출은 정답에 가깝다.

'나우 유 씨 미3'엔 분명 장점이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단점도 많다. 앞서 언급한 현란한 마술과 화려한 로케이션 그리고 작은 반전과 큰 반전이 어우러지는 플롯의 굴곡은 전작에서 수 차례 보여준 적 있다. 문제는 이런 연출이 10년 전엔 세련돼 보였을지 몰라도 10년이 흐른 시점에선 꽤나 촌스럽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더 극적인 반전을 만들어 내기 위해 서사를 수 차례 비약하는 것은 물론이고 설득력 약한 비극과 어처구니 없는 코미디를 오가는 건 구성은 패착에 가깝다. 오래 회자될 만한 마술 시퀀스가 없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1편에 돈벼락 마술, 2편에 빗방울 마술 등이 있었던 것과 달리 3편의 마술들은 여전히 흥미로우나 충분한 충격을 주진 못한다.

'나우 유 씨 미3'는 시리즈 새 출발을 위한 징검다리이기도 하다. 전작에 나온 배우들을 모두 불러모으면서도 저스티스 스미스, 도미닉 세사, 아리나 그린블랫 등 신예 배우들을 새 호스맨으로 데뷔시킨 건 프랜차이즈 미래를 내다본 포석으로 보인다. 단순히 등장시키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결국은 새 세대 마술사가 전체 판을 주도하게 한 것 역시 이들의 출연에 적지 않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걸 추측하게 한다. 다만 이들 신예 배우들이 나름의 개성을 보여주긴 해도 제시 아이젠버그나 우디 해럴슨 등 기존 호스맨 출연진이 첫 등장에서 보여준 임팩트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 프랜차이즈가 앞으로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지 더 두고 봐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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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필름]현란하게 촌스럽게 '나우 유 씨 미3'

기사등록 2025/11/12 06:03: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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