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서희원 1200억 유산 분배됐는데…구준엽 대출금 갚나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그룹 '클론' 출신 구준엽(55)의 아내 대만 배우 쉬시 위안(48·徐熙媛·서희원) 유산 분배 협상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난 7일(현지시간) ET 투데이 등 대만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서희원은 두 채의 집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났다.

4억6000만 대만달러(약 202억원) 상당의 호화주택에는 매달 100만 대만달러(4398만원) 이상의 대출금이 남아있다.

이 주택은 서희원이 생전에 구준엽과 함께 거주했던 집으로, 대만 타이베이(臺北) 신이(信義)구에 위치해있다.

대만 변호사들은 "대출금 상환과 관련해 상속인과 은행 간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해당 주택 대출금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변호사들은 "구준엽과 자녀들의 친권 행사자인 왕샤오페이(43·汪小菲·왕소비), 은행이 함께 협의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이 주택의 대출금을 아무도 부담하지 않을 경우에는, 은행이 주택을 압류하고 경매에 부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몇몇 매체는 구준엽이 서희원과 살았던 신혼집을 지키기 위해 매달 100만 대만달러의 대출을 상환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구준엽과 서희원 전(前) 남편인 왕소비가 변호사를 통해 이 주택의 대출금을 구준엽이 전적으로 부담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구준엽 측은 아무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구준엽의 측근들은 ET 투데이에 "구준엽의 대출금 상환 결정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터무니없는 말이다"며 분노했다.

아울러 구준엽 측근들은 "왕소비가 두 자녀의 미래와 가족을 진심으로 생각한다면, 아이들이 대만에서 학업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이 집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두 자녀는 서희원 사망 전에 타이베이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서희원은 생전에 자녀들이 대만에서 학업을 이어가길 원했다.

서희원 유산을 둘러싼 문제는 단시일 내에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ET 투데이는 "서희원의 유산 분배 문제는 구준엽 혼자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고 보도했다.

구준엽과 왕소비 측 변호사의 협상에 서희원 동생 쉬시디(46·徐熙娣·서희제) 측 변호사도 함께 했다. 이 일에 서희원의 친인척들도 적극 나섰다.

서희원이 남긴 부동산에는 결혼 전에 매입한 2억1000만 대만달러(약 92억원) 상당의 국가미술관 주택도 있다. 이 주택에는 서희원의 모친이 거주 중이다.

6억 위안(약 1200억원)으로 추정되는 서희원의 유산은 현지 법률에 따라 구준엽과 아들·딸에게 3분의 1씩 균등하게 상속된 것으로 최근 알려졌다. 다만 미성년자 자녀의 상속분은 18세 이전까지 왕소비가 맡아 관리할 예정이다. 서희원이 왕소비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은 10살이고, 아들은 8살이다.

서희원 명의의 부동산 상속 문제에도 이목이 쏠린다. 대만 법조계에 따르면, 일반적인 경우 상속인은 피상속인의 사망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국세국에 유산세를 신고해야 한다. 유산 규모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면 3개월 연장을 신청할 수 있다. 유산세 신고 및 납부를 마친 후에 부동산 등기소에서 상속 등기 절차 진행이 가능하다.

해당 주택이 서희원이 구준엽과 결혼하기 전에 구매한 재산이라면 이는 부부 공동 재산에 포함되지 않는다. 대만 민법에 따라 구준엽은 서희원의 아들·딸과 3분의 1씩을 상속받게 된다.

만약 이 주택이 구준엽과 결혼 후에 매입한 것이라면 '혼인 중 형성된 재산'에 해당된다. 이 경우에 구준엽은 법적으로 부부 재산 분할을 청구할 수 있으며, 이 주택 2분의 1 지분에 대해 소유권을 취득한다. 나머지 2분의 1 지분에 대해 서희원의 아들·딸이 각각 3분의 1씩 상속을 받게 된다.

대만 변호사는 "왕소비는 두 자녀의 법정 대리인으로, 자녀들이 동의한다면 왕소비가 부동산을 처분할 수 있다. 이 경우에 왕소비는 자녀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희원은 1994년 서희제와 함께 그룹 'SOS'로 데뷔했다. 소속사와 분쟁 탓에 'ASOS'로 팀명을 바꾸고 2003년까지 활동했다. 서희원은 2001년 대만판 '꽃보다 남자'인 '유성화원' 시즌1·2(2001~2002) 여주인공 '산차이'로 유명하다. 아시아에 이름을 알린 그녀는 드라마 '천녀유혼'(2003) '전각우도애'(2007), 영화 '검우강호'(2010) '대무생'(2014) 등에도 출연했다.

서희원은 중국 사업가 왕소비와 이혼 후 20년 전 연인 관계였던 구준엽과 2022년 3월 결혼을 발표했다. 두 사람은 1998년께 만나 약 1년간 교제한 사이로, 운명처럼 23년 만에 재회했다. 코로나19 여파에 두 사람은 결혼식 없이 혼인신고를 마쳤다. 구준엽은 2022년 2월 한국에서 혼인신고를 한 데 이어, 대만에서도 혼인신고를 마치며 법적 부부가 됐다.

하지만 결혼 3주년을 앞두고 비보가 전해졌다. 서희원은 일본 가족 여행 중 폐렴을 동반한 독감으로 지난달 2일 오전 7시께 사망했다. 고인은 일본에서 사망 전 네 차례 병원을 찾았으나, 치료의 '골든타임(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 제한된 시간)'을 놓치면서 안타깝게 세상을 등졌다. 구준엽과 서희원 가족들은 그녀의 임종을 지켰다.

일본에서 3일 화장 절차를 마친 후 5일 유해를 대만으로 가져왔다. 구준엽은 같은달 6일 본인 인스타그램에 "지금 저는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슬픔과 고통 속에 창자가 끊어질 듯한 아픔의 시간을 지나고 있다. 어떤 말을 할 힘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다"며 서희원의 사망에 대한 심경을 토로했다.

서희제는 소속사를 통해 "생전에 언니가 '친환경적인 수목장을 원한다'고 말했다. 수목장 신청이 완료되면 사랑하는 언니의 유해를 자연으로 돌려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초 서희원의 수목장이 2월 셋째주에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연기됐다. 이와 관련해 구준엽은 "언제든지 서희원을 찾아가 함께할 수 있는 독립된 공간을 원한다. 가족과 논의 끝에 매장지를 다시 선택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고인의 유해를 약 한 달간 집에 보관하자 이웃 주민들은 항의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대만 매체 ET 투데이에 따르면, 구준엽은 서희원의 최종 안식처를 대만의 대표적인 공원 묘지 '금보산'으로 정했다. 구준엽은 자신과 서희원 가족들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는 사적 묘지를 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금보산은 유명 스타를 비롯해 대만의 정계, 재벌가 사이에서 1급 묘지로 꼽힌다. 대만 가수 덩리쥔(등려군·鄧麗君, 1953~1995), 홍콩 출신 가수 코코 리(중국명 리원·1975~2023) 등 수많은 유명인이 영면한 곳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