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기업회생에 아른거리는 티메프 그림자…공정위도 '예의주시'

기사등록 2025/03/10 06:00:00

최종수정 2025/03/10 06:20:25

CGV 등 상품권 제휴처서 수취 거부 사례 발생

일부 납품업체, 대금 미정산 우려에 납품 중단

홈플 "티메프 사태에 민감한 반응…우려 해소"

"보유 현금 충분…일반상거래 채권 지급 가능"

공정위 "표준약관·분쟁해결기준 등 검토 중"

"대금 관련 홈플러스 측 주장 모니터링·확인"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4일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모습. 2025.03.04.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4일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모습. 2025.03.04.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잠재적 자금 이슈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기업회생절차를 밟게 됐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 불가 및 대금 정산 지연 사태를 마주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티몬·위메프 사태 때도 티몬과 위메프에서 판매된 상품권의 사용 제한이 발생했고, 입점업체들에 대한 판매대금 정산이 지연됐기 때문에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번 기업회생절차의 경우 티메프 사태와 달리 효과적 대응을 위한 선제적 조치라는 점에서 당장 티메프 사태처럼 번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불거진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신청에 따른 소비자와 납품업체들의 피해 가능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4일 "신용등급이 낮아져 향후 단기자금 측면에서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단기자금 상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이날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신용평가(한신평)와 한국기업평가(한기평) 등 신용평가사들은 지난달 28일 홈플러스의 기업어음과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하향 조정했다.

당장 사업성과 경쟁력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신용등급 하락으로 대출 규모가 줄어들면 단기적인 유동성 문제가 발생 대출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기업회생절차를 밟아 단기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금융채권 상환이 유예되고 협력업체와의 상거래 채무가 전액 변제되는 등 금융 부담이 줄어든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7일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내 입점 매장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5.03.07.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7일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내 입점 매장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5.03.07. [email protected]

문제는 기업회생절차를 밟으면서 소비자들과 납품업체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기업회생절차가 공식화된 이후 빕스, 신라면세점, CGV 등 일부 제휴사에서 홈플러스 상품권 수취를 거부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홈플러스 측은 "가맹점들이 지난해 이커머스 업계 미정산 사태와 연관 지으며 과도하고 민감하게 반응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면서 "제휴사와 충분한 소통을 통해 불필요한 우려를 해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상품권은 일반 상거래 채권에 해당해 기업회생 절차에 따른 금융채권 상환 유예 조치와는 무관해 사용에 지장이 없다는 게 홈플러스 측 입장이다.

게다가 기존 사용처를 살펴보면 96% 이상이 홈플러스 매장에서 사용됐고 제휴처에서 사용된 비율은 4% 미만에 불과하다.

현재 상품권 미사용 잔액은 400억~500억원대 수준이지만 홈플러스의 가용 현금 잔고는 약 3000억원 수준이다.

이 같은 상황에 공정위도 상품권 관련 표준약관 등을 살펴보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홈플러스에서 상품권이 사용 가능해서 그런지 대량 환불 등을 요구하는 소비자 민원이 아직 접수된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표준약관이나 소비자분쟁해결기준 등에 비춰서 어느 정도의 환불 의무가 발생하는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7일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의 물류입고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5.03.07.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7일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의 물류입고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5.03.07. [email protected]

소비자에게 와닿는 상품권 문제뿐 아니라 납품업체들에게 민감한 대금 정산 지연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홈플러스와 거래하는 업체들은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납품을 중단하거나 물량을 축소하고 있다.

동서식품·삼양식품은 지난 6일 홈플러스에 대한 신규 납품을 일시 중단했고 오뚜기는 납품 물량을 줄였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말 단기 유동성 확보에 차질을 빚으면서 협력사와 협의해 대금을 1~2달 뒤에 정산해주면서 지연 이자를 주는 조치를 취해왔다. 그 규모는 3500억원 수준이다.

이 같은 상황에 기업회생절차를 밟게 되자 납품업체들이 대응에 나선 것이다.

티메프 사태 때는 재정 악화로 판매자에게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먼저 제기됐고, 이에 실제로 티메프가 무기한 정산 지연을 선언하면서 문제가 본격화됐다.

하지만 홈플러스의 경우 선제적 조치에 나선 것이라 당장의 유동성 문제는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홈플러스는 지난 6일 회생절차로 인해 일시 중지된 일반 상거래 채권에 대한 지급을 재개했다.

홈플러스 측은 "홈플러스의 가용 현금 잔고는 3090억원으로, 3월에 유입될 순 현금 유입액이 3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총 가용자금이 6000억원을 상회하므로 일반상거래 채권을 지급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지난 7일 약 3450억원 규모의 회생채권 조기 변제를 허가하기도 했다. 이에 납품을 일시 유예했던 납품업체들 역시 납품 재개 결정을 내리고 있다.

공정위는 홈플러스 측의 설명과 관련해 실제로 대금 지급 능력에 문제가 없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홈플러스 측은 재무 상황이 더 악화되는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미리 기업회생절차를 밟는 것이지 당장 대금을 지급할 돈이 없는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라며 "해당 부분에 대해 저희가 모니터링 및 확인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다른 공정위 관계자는 "아직 매장도 잘 돌아가고 있고, 납품업체들이 대금 미정산 문제가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2019.09.05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2019.09.05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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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기업회생에 아른거리는 티메프 그림자…공정위도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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