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최장 평의'에 아전인수…여 "민주당 뜻대로 안돼" 야 "신속 파면 해야"

기사등록 2025/03/19 05:00:00

최종수정 2025/03/19 07:28:24

여 "탄핵 인용할 만큼 재판관 숫자 확보 안된 것…기각·각하 될 것"

야 "선고 지연 이해되지 않아…하루라도 빨리 국정 혼란 끝내야"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철조망이 설치돼 있다. 2025.03.18.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철조망이 설치돼 있다. 2025.03.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우 김경록 한은진 기자 = 여야는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늦어지는 상황을 두고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은 헌재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장고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은 민주당 뜻대로 흘러가고 있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안은 인용될 것이라며 헌재에 조속한 선고를 촉구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재의 평의가 계속 길어지고 있고, 변론이 종결됐는데 민주당이 계속해서 마 후보자 임명을 압박하는 것을 보면 지금의 탄핵심판 평의 과정이 민주당의 뜻대로 되고 있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장 의원은 '헌법재판관 6명 이상이 탄핵소추 인용에 찬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다음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 선고가 있다"며 "탄핵을 인용할 만큼 재판관 숫자가 확보됐으면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으로서도 미룰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머뭇거리는 건 반대 상황 때문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헌재 내부에 이견이 있다는 관측이 있는데, 보수 성향 재판관들은 어떤 의견을 피력하고 있을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재판에 있어 절차는 그 자체가 생명"이라며 "적법 절차를 누구보다 중요시했던 분들이 보수 성향 재판관"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에도 법과 원칙, 헌법에 따라서 소신을 지킬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분들의 소신에 따라 각하나 기각 결정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윤상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탈도 많고 말도 많은 (마은혁) 후보자를 임명하라고 촉구한다는 건 민주당이 원하는 대로 평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 기각을 보면 4 대 4로 나뉘었지 않나"라며 "보수 성향 재판관 4명이 절차의 적법성과 적법 절차 원칙, 정의의 문제를 계속해서 제기할 것"이라고 했다.

강명구 의원은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헌재가 지금 정치적인 판단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라는 비판을 면하기 위해서라도 빠른 시일 내에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선고부터 먼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첨예하게 의견이 갈리기 때문에 이렇게 늦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있다"며 "일부 헌법재판관들의 정치적 판단 때문에 늦어지는 것이라면 나중에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마 후보자 임명을 요구한 것을 두고 "민주당은 또 마은혁 재판관을 임명하라며 최후통첩을 했다"며 "대통령 탄핵이 마음대로 안 되는 것 같으니, '확실한 내 편'을 꽂겠다는 것이다. 안 해주면 대대행까지 또 탄핵할 기세"라고 날을 세웠다.

반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8일 페이스북에 헌재를 향해 "'대통령 탄핵 최우선 심리'를 말하던 헌재가 다른 사건 심리까지 시작하며 선고를 지연하는 것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하루라도 빨리 국정 혼란을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헌재가 박성재 (법무부) 장관 탄핵심판 변론까지 시작하며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늦추고 있는 것을 어느 국민이 납득하실지 의문"이라며 "국민께서 풍찬노숙하지 않고 이제 마음 편히 잠드실 수 있도록, 더 이상 곡기 끊는 분들, 목숨을 잃는 일이 나오지 않도록 신속한 파면 선고를 요청드린다"고 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수괴 윤석열의 탄핵심판 최종 변론이 끝난 지 오늘로 22일째"라며 "독재정권 뺨치는 윤석열의 폭정과 12·3 내란 사태로 대한민국의 국격과 민주주의가 처참하게 무너졌다"며 "윤석열 파면으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국격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 헌재는 신속하게 선고를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해 "오늘로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3인의 임명동의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지 82일째, 헌재가 마은혁 재판관(후보)을 임명하라는 결정을 내린 지 19일째다. 내일(19일)까지 마 후보자를 임명하라"며 "헌정질서를 유린한 책임을 더 이상 묵과하기 어렵다. 참을 만큼 참았고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고도 경고했다.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주까지는 헌재가 워낙 중차대한 사건을 처리하기 때문에 숙고의 시간을 가졌을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이제는 숙고의 시간을 넘어 지연의 시간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명심해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 위기를 극복하고 헌재 명운을 걸고 신속한 파면 선고를 해야 한다"며 "다양한 방식들을 모색하도록 하겠다. 신속한 선고기일 지정 신청, 사무처장의 국회 출석 요구 등 다양한 방식들을 강구해 보도록 하겠다"고 예고했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도 "8명의 헌법재판관은 지금 대한민국을 살려낼 수 있는 결정권을 즉시 행사해야 한다. 결정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회복은 어려워진다. 위기 극복을 위한 신속한 윤석열 파면 결정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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