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술로 미국 조선업 살린다"…관세 협상 새 카드

기사등록 2025/04/13 07:00:00

최종수정 2025/04/13 10:22:24

미국 조선업 쇠퇴, 파트너 필요성 커져

한국, 수주량 세계 2위…협력 최적국

설계·용접 기술 등 전방위 이전 가능

전략상선단·해양 방산 수주 기회 확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카드로 활용"

[서울=뉴시스]미국 필리조선소 전경. (사진=한화그룹) 2024.06.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미국 필리조선소 전경. (사진=한화그룹) 2024.06.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미국 조선업 부활을 위한 협력 파트너로 한국이 부상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깝고 조선 실적이 우수한 나라에서 선박을 구매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다.

업계는 한국의 기술력을 미국에 조선기술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협력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관세 협상에서도 유용한 카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조선업은 1980년대 이후 급격히 위축됐다. 미국 내 조선소 수는 80% 이상 줄었고, 연간 건조 능력도 5척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글로벌 선박 시장 점유율은 0.2%에 불과하다.

반면 한국은 올해 1~3월 누적 기준 세계 수주 점유율 27%를 기록했다. 중국이 49%로 1위를 차지했고, 일본은 2%로 3위에 머물렀다.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 입장에선 한국이 사실상 유일한 전략적 파트너라는 평가다.

조선업계는 설계, 건조, 용접 등 전반적인 기술을 미국에 이전하는 방식의 협력이 가능하다고 본다. 미국 조선소의 생산성이 낮은 상황에서 기술 전수와 공정 효율화가 선결 과제로 꼽힌다.

대형 선박 건조 기간인 2년~2년6개월 중 설계에 6개월, 건조에 1년6개월~2년 정도 걸린다. 한국은 설계와 건조 일정을 포함한 전 과정에 대한 기술 지원이 가능하다.

선주의 요구를 반영한 맞춤 설계, 공정 일정 조율, 숙련공의 용접 기술 전수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은 현재 전략상선단을 80척에서 2030년까지 250척으로 확대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군함 발주도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이 2030년까지 460척 규모의 해군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도 현재 260척 수준인 함정 수를 크게 늘릴 가능성이 크다.

미국 노선을 운항하는 선박은 대부분 8000TEU~1만TEU급 이상의 컨테이너선이다. 이에 따라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대형 조선 3사뿐 아니라 중형 조선소들도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한미 조선 협력이 무역·관세 협상에서 전략적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가운데, 한국은 우호국으로서 산업 협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조선업은 중국이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분야로, 미국 입장에선 중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핵심 전략 산업이다.

미국이 자국 내 일자리 창출과 제조업 복원을 내세우는 상황에서, 한국이 기술 협력을 통해 조선업 재건에 기여할 경우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면제나 유예 등 긍정적인 협상 여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조선업을 지원하면서 협력 체계를 갖추면 전략상선단과 해양 방산 부문 수주에서 경쟁국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며 "조선 기술 협력이 실질적 산업 연합의 성격을 띠게 되면, 향후 미국의 통상정책 결정에서 한국이 우대받을 수 있는 명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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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술로 미국 조선업 살린다"…관세 협상 새 카드

기사등록 2025/04/13 07:00:00 최초수정 2025/04/13 10: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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