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나가는 의대생들…'증원' 없애주니 "필수의료정책 철회"

기사등록 2025/04/19 06:00:00

의대생들 "정원 동결 당연해…필의패 철회해야"

24·25학번 안 돌아오면 2026학년도 '트리플링'

"명분·실리 잃고 비난 화살 의료계로 돌린 정부"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사진은 18일 서을 시내의 한 의과대학. 2025.04.18.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사진은 18일 서을 시내의 한 의과대학. 2025.04.18.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정부가 의과대학 학생들의 수업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내년 모집인원을 3058명으로 원점복귀 하는 등 승부수를 띄웠지만 학생 단체는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필수의료정책패키지를 철회할 때까지 학교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강경한 목소리가 나오면서 정부가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대생 상당수는 오는 20일 대한의사협회가 주관하는 전국의사궐기대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수도권 24학번 의대생 자녀를 둔 학부모 A씨는 "계속 수업을 받지 않는 친구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서로 눈치만 보면서 이대로(수업 불참하는 방향으로) 가는 분위기"라며 "(학생들이) 정원 확정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해서 (수업참여 결정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8대 요구사항을 주장하며 주말 궐기대회도 그대로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방의대에 다니는 25학번 B씨도 "의대 정원보다 필수의료정책패키지가 우선순위에 있었던 만큼 주변에 돌아갈 생각을 하는 학생들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도 지난 17일 정부 발표를 무대응으로 일관하며 조용히 오는 궐기대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 17일 정부는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기존 3058명으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17일 정부는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기존 3058명으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이 같은 사태는 지난해 2월 정부가 2035년까지 1만5000명의 의사가 부족하다는 의료인력 수급 전망을 내놓으면서 촉발됐다. 향후 5년간 의대 정원을 매년 2000명씩 1만명 증원하겠다고 발표한 뒤 의대 모집정원을 5058명으로 결정했다.

이후 의대생과 전공의가 학교와 병원을 떠나는 등 의료계의 저항이 거세지자, 2025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당초 계획한 2000명이 아닌 1509명 증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25학년도 모집인원은 4567명으로 결정됐다.

의대생들이 미등록 투쟁을 지속하면서 대규모 제적 사태 우려가 커지자,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3월 7일 학생들이 전원 복귀해 정상 수업이 진행되면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은 증원 수준인 3058명으로 회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대 모집인원을 결정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와도 학생들이 복귀하지 않자, 교육부는 지난 17일 스스로 한 약속을 져버리고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전 규모인 3058명으로 동결하기로 했다. 16일 기준 40개 대학 평균 수업 참여율은 25.9%로 정부가 제안한 전원 복귀 기준에 4분의 1에 그치는 상황이었다.

문제는 교육부가 수차례 원칙을 깼음에도 내년 '트리플링'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이다.

의대 학장들 단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에 따르면 이달 내로 4학년 유급예정일이 도래하는 학교는 32개교다. 24·25학번이 유급될 경우 내년 예과 1학년을 세 개 학번이 동시에 듣는 '트리플링'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 된다. 결국 정부로서는 명분도 실리도 챙기지 못하게 된 셈이다.

정형성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정부로서도 '이제 최선을 다했지만 돌아오지 않는다'라며 의료계에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행위를 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사진은 18일 서을 시내의 한 의과대학. 2025.04.18.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사진은 18일 서을 시내의 한 의과대학. 2025.04.18.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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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5/04/19 06: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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