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에 25만 운집…'전쟁 종식' 조문외교 펼쳐질까[교황 선종]

기사등록 2025/04/25 19:17:13

최종수정 2025/04/25 21:36:01

3일간 일반인 조문 후 26일 오전 엄수

마리아 대성전 안치…바티칸外 23년만

美·유럽정상들 총집결…조문외교 주목

[바티칸시국=AP/뉴시스] 23일(현지 시간)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신이 안치돼 있다. 2025.04.23.
[바티칸시국=AP/뉴시스] 23일(현지 시간)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신이 안치돼 있다. 2025.04.23.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가난한 자들의 신부'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식이 26일(현지 시간) 오전 10시, 한국 시간 26일 오후 5시에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엄수된다.

전 세계에서 약 25만명의 조문객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130여개국 정부 대표단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지인 '전쟁 종식'을 위한 조문 외교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바티칸서 장례미사 후 로마에 안장…9일간 애도

91세의 최선임 추기경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단 단장, 교황청 내무를 총괄하는 케빈 패럴 궁무처장 등 고위 추기경 9인은 장례 전날인 25일 오후 8시 프란치스코 교황이 안치된 관을 봉인한다.

관 내부에는 교황 재임 시기 주조된 동전이 담긴 자루, 교황의 업적이 담긴 한 페이지 분량의 문서인 '로기토(rogito)' 등을 넣고 흰 천으로 유해를 덮는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해는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에 공개됐다. 교황청은 새벽 시간대 최소한의 청소 시간을 제외하고 성당 문을 열어 조문객을 맞았다.

26일 오전 9시께 교황의 유해를 성당 밖 성 베드로 광장으로 운구한 뒤 10시께 장례 미사가 시작된다.

레 추기경단 단장 주례로 열리는 장례 미사는 2시간30분 가량 진행될 예정이다. 요한 바오로 2세 장례는 약 3시간, 베네딕토 16세 장례 미사는 약 90분 소요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사제들이 레 추기경과 공동 집전하는 장례 미사는 라틴어, 이탈리아어, 영어 등 다양한 언어로 이뤄진다.

교황 유해는 장례 미사가 끝난 뒤 안장지인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으로 이동한다. 교황이 성 베드로 대성당 외부에 안치되는 것은 1903년 레오 13세 선종 이후 23년 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 바티칸이 아닌 로마의 산타 마리아 대성전에 안장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산타 마리아 대성전이 있는 에스퀼리노 언덕은 로마 시대 가난한 이들이 집단 거주했던 곳으로 전해진다.

또 편백나무와 아연, 느릅나무 관을 겹친 삼중관을 쓰던 관례를 거부하고 하나의 목관을 쓸 것을 요구했고, 비문에는 별도 문구 없이 '프란치스쿠스(Franciscus·프란치스코의 라틴어)'만 적으라고 당부했다.

교황 유해 안장으로 장례식이 마무리되면 차기 교황을 선출하기 전 9일간의 애도 기간을 뜻하는 '노벤디알레'가 시작된다.

내달 4일 도미니크 맘베르티 추기경이 집전하는 마지막 미사를 끝으로 노벤디알레가 종료되면 차기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 국면으로 들어간다.
【바티칸=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바티칸에서 열리는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식에 참석한다. 사진은 2017년 5월24일 바티칸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과 포즈를 취한 프란치스코 교황. 2025.04.25. 
【바티칸=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바티칸에서 열리는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식에 참석한다. 사진은 2017년 5월24일 바티칸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과 포즈를 취한 프란치스코 교황. 2025.04.25. 

트럼프 등 서방 지도자 총집결…조문외교 펼쳐질까

외신에 따르면 교황 장례식에는 130개국에서 50여명의 국가 원수와 10명의 국왕이 참석할 예정이다.

서방 주요국 정상이 사실상 총 집결하는 만큼, '조문 외교'가 펼쳐질지도 관심을 모은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선종 전날까지 우크라이나·가자지구 등 세계 각지의 전쟁을 멈추라는 메시지를 낸 바 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이 시작된 이후 처음 열리는 다자외교 무대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 등을 비롯해 이탈리아·폴란드·벨기에·아일랜드·포르투갈·헝가리·오스트리아·슬로베니아·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 정부수반, 국제연합(UN)·유럽연합(EU) 수장 등이 바티칸에 모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장례식에 참석한다.

러시아의 크름반도 합병 인정 등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안 수용 압박을 거부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티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설득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스타머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이 물밑에서 미-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이 성사되도록 지원한다고 더타임스는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종전안·관세 부과 등으로 각을 세워온 트럼프 대통령과 유럽연합(EU)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공식적으로 마주할지도 관심사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3개월간 전화 통화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출국해 장례식에 참석한 뒤 26일 오후 곧바로 귀국길에 오를 예정으로 알려져 유의미한 정상외교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조문사절단을 보낸다. 일본은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 러시아는 올가 류비모바 문화장관을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바티칸 미수교국인 중국은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에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으나 조문단 파견 여부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대만은 천젠런 전 부총통이 교황 장례에 참석한다고 알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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