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장가린 인턴 기자 = 십년지기 친구가 출산 선물로 400만 원 상당의 산후조리원 비용을 대신 내주겠다고 했으나, 남편이 직접 친구에게 연락해 현금으로 줄 것을 요구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산후조리원비를 친구에게 현금으로 받으라는 남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27)는 4살 연상의 남편과 지난해 결혼해 허니문 베이비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한쪽으로 기운 결혼은 아니었고, 그저 남들이랑 똑같이 평범한 직장인끼리 그 나이대에 맞는 돈 모아서 한 결혼"이라며 "남편 6, 저 4 비율로 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그런데 남편이 짠돌이 성향이 좀 강하다. 많이 아끼는 스타일인 건 알고 결혼했는데, 막상 제 남편이 되고 이런 문제가 터지니까 한 대 쥐어박고 싶다"며 "산후조리원에 대해서 남편의 시선이 곱지 않은 건 알고 있었고, 솔직히 저도 어려서 그냥 바로 퇴원해 산후도우미 2주만 쓰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A씨의 친구가 출산 선물로 산후조리원 비용을 대신 내주겠다고 제안했다.
A씨는 "중학교 때부터 친구고, 결혼식 때 축사랑 가방순이까지 해준 정말 소중한 친구"라며 "친구가 중·고등학교 때 왕따를 당했는데, 제가 나서서 사과 받아내 주고 그랬다. 친구가 그 때 정말 죽고 싶었는데 저 덕분에 목숨 두 개 얻었다면서 절 위해 꼭 산후조리원 비용을 내주고 싶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미안한 마음에 계속 거절했으나 친구의 끈질긴 부탁에 결국 승낙했다.
산후조리원 비용은 2주에 380만 원이었고, 마지막 날 친구가 직접 와서 결제해 주기로 했다.
문제는 출산을 한 달 앞두고 발생했다.
A씨 남편은 "산후조리원 비용을 그냥 현금으로 380만 원 달라고 하면 안 되겠냐"며 "400만 원이 공중분해 되는 것 같아서 너무 아깝다"고 말했다.
이에 A씨가 남편에게 화를 냈고, 남편은 입을 삐죽거리면서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 상황이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남편은 A씨의 친구에게 따로 연락해 "현금으로 줄 수 없겠냐"고 물어봤다.
A씨는 "이 사실을 제 친구한테 전해 들었다. 친구가 '형부 진짜 너무하다. 너 괜찮냐'라고 하는데, 쪽팔리는 걸 떠나서 친구한테 너무 미안하더라"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로 남편한테 온갖 정이 다 떨어져서 이혼하자고 했다. 남편은 그제야 '미안해. 몸조리해'라고 하더라"라고 했다.
A씨는 "자기 애 낳는 아내가 뭐 해달란 것도 아니고 친구가 조리원 비용 내주고 마사지는 내 돈으로 하겠다는데 정이 안 떨어지는 게 이상한 것 아니냐"며 "시댁에서도 '면목 없다, 아들 잘못 키웠다' 하시는데, 부끄러워서 친정 부모님께는 말도 못 했다. 제가 예민한 거냐. 미친X 하나 방생해야겠다"고 분노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너무 충격적이라 믿기지 않는다", "내가 실제로 겪은 일이라 생각하면 부끄럽고 민망해서 얼굴 붉어진다", "남편한테 조리원비 내게 해라", "산후조리 못 하게 하는 것도 심각한데 친구가 해준다는 돈을 현금으로 달라는 게 말이 되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