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신축, 현금 14억 있어야"…대출규제에 분양시장도 '술렁'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정부가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초강력 대출 규제를 시행하면서 분양시장도 술렁이고 있다.

앞으로 분양하는 단지는 중도금 대출과 잔금 대출시 6억원 한도가 적용되면서 서울에서는 수분양자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분양시장은 대선 이후 공급이 재개되는 분위기였지만, 이번 대출 규제로 수요가 주춤해지면서 분양 시기를 연기하는 단지도 나올 수 있다.

1일 정부에 따르면 앞으로 수도권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의 대출 한도는 6억원으로 제한된다. 예를 들어 분양가가 10억원이면 대출 한도액인 6억원을 제외한 4억원은 수분양자가 자체 조달해야 한다는 얘기다.

올해 서울 외곽지역에서 분양한 단지들도 전용면적 59㎡ 분양가가 1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 5월 분양한 구로구 고척 푸르지오 힐스테이트의 전용 59㎡ 최고 분양가는 10억240만원이다. 1월 청약을 접수한 서초구 분양가상한제 단지 '래미안원페를라' 전용 84㎡ 기준 최고 분양가는 24억5000만원에 달한다.

이달 분양 예정인 송파구 재건축 단지인 '잠실르엘'은 전용 84㎡ 분양가가 2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잠실르엘과 맞닿아 있는 '잠실래미안아이파크'는 지난해 10월 전용 84㎡이 18~19억원에 분양됐다. 분양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잠실르엘 분양가는 이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

잠실르엘 전용 84㎡이 분양가 20억원에 나오면 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되면서 약 14억원을 수분양자가 자체 조달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반기 서울에서 일반 분양을 준비 중인 강남 지역 고가 단지는 분양가가 수십억원에 달하는 만큼 수분양자가 입주시까지 마련해야 하는 자금이 10억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대출 규제로 분양 시기를 연기하는 단지들이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청약 시장이 대출 상환 능력이 있는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경쟁률도 다소 떨어질 전망이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터 전문위원은 "이번 대출 규제는 분양가와 무관하게 잔금 대출은 최대 6억원까지만 허용되는 구조"라며 "이는 실질적으로 분양가 10~12억원 이상의 중·고가 신축 아파트에 대해선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수요자의 접근을 차단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건설사들의 분양률에도 타격을 줄 수 있는 만큼, 지역별 차등화라는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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