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기업 수장 잇단 회동…대미 투자 얼마 모을까

기사등록 2025/07/26 10:00:00

李대통령, 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 연쇄 회동

이미 220조원 이상 투자…추가 확대엔 '부담'

[서울=뉴시스]한국경제인협회가 작성한 대미투자 홍보 전단지. (사진 = 한경협) 2025.06.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한국경제인협회가 작성한 대미투자 홍보 전단지. (사진 = 한경협) 2025.06.1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정부의 대미 관세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정부가 기업 대미 투자 확대를 통해 협상 돌파구를 찾으려는 모습이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정부는 4대그룹 중심으로 1000억 달러(약 137조원) 이상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지난 22일 협상 타결에 성공한 일본의 경우 5500억 달러(758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결정했다.

실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재계 수장들을 잇따라 만나 협조 요청을 한 것으로 보인다. 14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시작으로 15일 구광모 LG 회장, 21일 김동관 한화 부회장, 22일 최태원 SK 회장, 24일 이재용 삼성 회장 등과 연쇄 회동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한미 협상단이 협상의 일환으로 미국 프로젝트들에 투자하는 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국내 주요 그룹은 기존 대미 투자 계획을 일제히 점검하면서도 대규모 추가 투자에 대해서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후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경제인협회 등에 따르면 2016년 트럼프 대통령 1기 이후 삼성, LG, SK, 현대차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한 금액은 1600억 달러(220조원)를 넘는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미국에 투자한 금액이 434억 달러, 우리 돈으로 60조원에 달한다.

180억 달러(25조원)를 들여 텍사스주 오스틴에 반도체 생산기지를 설립했고, 테일러에 170억 달러(23조원)를 투입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과 연구개발(R&D) 시설도 짓고 있다.

SK그룹은 지난해까지 미국에 346억 달러(47조원)를 투자했으며, 2028년까지 130억 달러(18조원) 추가 투자를 검토 중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38억7000만 달러(5조원)를 들여 인디애나주에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LG그룹도 지금까지 252억 달러(35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주에 67억 달러, 애리조나 55억 달러, 테네시 20억 달러, 오하이오 58억 달러(혼다·GM 합작), 조지아 42억 달러(현대 합작) 등을 투자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정의선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210억 달러(29조원) 신규 투자를 발표한 바 있다. 오는 2028년까지 자동차 분야 86억 달러, 철강 61억 달러, 미래산업 및 에너지에 63억 달러를 투자한다.

정 회장은 당시 백악관에서 "사상 최대 규모 대미투자"라며 직접 발표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차는 훌륭한 회사"라고 만족감을 보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미 투자를 통해 관세 인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기업 투자 확대 압박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일본이 돈을 내고 관세율을 낮췄다"며 "다른 국가들도 돈을 내고 낮추는 것을 허용한다"고 말했다.

재계는 민관 합동으로 관세 협상에 총력전을 할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대규모 추가 투자에 대해서는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파악된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이미 미국에 상당 규모의 투자를 한 만큼 대규모 추가 투자는 어려울 수 있다"며 "직접투자와 간접투자 중 어떤 형태의 대미 투자가 될 것이냐도 관건"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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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5/07/26 10: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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