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석, 2014년 저서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짓'
목적성 결여된 공직자 '발달장애 아동' 빗대 비판
'속 빈 미녀', '놀림감' 등 여성 대상 부적절 묘사도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이 지난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임명장 및 위촉장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7.23. bjk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7/23/NISI20250723_0020900404_web.jpg?rnd=20250723105742)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이 지난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임명장 및 위촉장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7.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예빈 기자 = '막말 논란' 휩싸인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이 과거 자신의 저서에서 공직자들을 비판하며 발달장애 아동에 비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29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최 처장은 2014년 출판한 저서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짓'에서 공직자들을 비판하면서, 이를 발달장애 아동에 빗댔다.
그는 저서에서 "너무나 많은 공직자들이 정신지체적 인격장애 상태에 빠져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그들은 왜 자신이 그 자리에 앉아 있는지를 잊고 지낸다"고 표현했다.
최 처장은 목적성이 결여된 채로 일하는 공직자들을 비판하기 위해 발달장애 아동의 행동을 예로 들기도 했다.
그는 "달리기를 할 때 정신지체아 중에 처음 출발할 때는 정상아들처럼 잘 뛰다가 중간에 그만 머리를 긁적거리면서 뒤돌아 오는 아이들이 종종 있다고 한다"며 "이유는 자신이 왜 뛰는지, 즉 뛰는 목적을 순간적으로 잊어버렸기 때문"이라고 썼다.
목표가 불분명해 수동적으로 일하는 공직자들을 장애아에 비유한 대목이다. 고위 공직자들이 왜 그 자리에 앉아 있는지를 모르고, 아랫사람이 할 말을 써주지 않으면 공식적으로 아무 말도 못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백선영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기획국장은 "적절하지 않은 비유를 쓴, 전체 발달장애 아동에 대한 모욕적 표현"이라고 말했다.
최 처장은 또 여성을 '속 빈 미녀', '놀림감' 등으로 부적절하게 묘사하기도 했다.
그는 "어떤 젊은이가 벤츠를 타고 다니다면, 사람들은 그를 굉장한 부자이거나 부자의 아들로 알 것이고 나이트클럽에 들러 미국 유학 중에 잠시 귀국한 모 재벌의 아들이라고 떠벌려도 속 빈 미녀들이 줄줄이 따라 나설지도 모를 일"이라며 "벤츠는 분명히 부를 상징하고, 부는 편안하고도 위엄 있는 삶을 보장한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미녀들이 줄을 서는 것"이라고 했다.
해당 문장은 '인간 사회의 질서는 상징 행위의 산물이며 인식 체계는 언어에 의해 주도된다'는 주장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최 처장은 '벤츠'라는 사물에 '부유함'이라는 상징성이 생겨 여성들이 줄을 서는 모습을 '사회질서'로 표현했다. 여성을 속물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한 것이다.
또한 최 처장은 "겉으로 보이는 제도 만으로 그것이 나타내는 깊은 의미(신념 수준)를 직접적으로 추론해 내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며 "연병장에서 사열식을 하는 병사들의 모습은 질서의식이 투철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시간만 지나면 지나가는 여인들을 순식간에 놀림감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다"고 했다.
이는 가시적인 '제도'만으로는 그 이면의 '신념'까지 짐작하기 어려움을 강조하기 위해 활용된 예시다. 병사들이 사열식에서 보이는 질서정연한 모습과는 달리 그들의 이면에는 여성을 놀림감으로 만들 수 있는 신념이 숨어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제도로 드러나지 않는 신념이 존재함을 설명하기 위해 여성을 '병사들의 놀림감'으로 표현하고, 병사들을 '여성을 희롱할 수 있는 주체'로 표현했다.
뉴시스는 이에 대한 최 처장의 반론을 보장하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임명장 및 위촉장 수여를 돕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7.23. bjk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7/23/NISI20250723_0020900615_web.jpg?rnd=20250723115004)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임명장 및 위촉장 수여를 돕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7.23. [email protected]
이 외에도 최 처장의 과거 발언을 둘러싼 논란은 좀처럼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는 2020년 7월 언론 기고문을 통해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을 "박원순에게 정치적 타격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사건"이라고 규정하며 "점점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고 있다"는 '2차 가해' 발언을 한 바 있다.
최 처장은 기존 고위공직자 5대 검증 기준(위장전입·병역 기피·불법 재산증식·탈세·연구부정 행위)에 성범죄와 음주운전 항목을 추가한 문재인 정부의 7대 원칙을 "아주 멍청한 기준"이라며 비난하기도 했다.
지난달 유튜브 방송에서는 "문재인(전 대통령)이 오늘날 우리 국민이 겪는 모든 고통의 원천"이라고 표현했다.
최 처장의 정제되지 않은 언어를 두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27일 최 처장을 향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과거 언행들에 대해서는 진정성 있게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백 의원은 별도 공지를 통해 "당 공식 입장이 아닌 개인적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지난 24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사과하고 국민의 반응을 봐야 한다"며 "국민을 이기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대통령실은 최 처장의 과거 발언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최근 브리핑에서 "아직 특별한 대응이나 대답은 없다"고 밝혔다.
막말 논란 속에서도 최 처장은 전날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신임 국무위원 및 국세청장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는 등 인사처장으로서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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