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증권株 평균 3~4%대 하락

[서울=뉴시스]이지민 기자 = 정부가 발표한 배당소득 분리과세에 대한 실망감에 금융, 증권 관련 주가가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최고세율이 35%로 시장 예상보다 다소 높게 설정되면서 시장에 선반영된 기대감이 수그러드는 모습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17분 현재 금융·증권주는 평균 3~4%대 낙폭을 기록 중이다.
지주사 종목으로는 KB금융(-3.97%), 우리금융지주(-3.64%), 신한지주(-3.09%), 하나금융지주(-3.16%) 등이 일제히 하락세다.
증권주도 미래에셋증권(-4.98%), 키움증권(-5.34%), NH투자증권(-5.89%), 삼성증권(-4.80%) 등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세제 개편안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는 31일 첫 세제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기업들의 배당을 늘릴 유인책을 마련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고배당 기업으로부터 투자자가 받은 배당소득은 세율 14~45%인 종합소득 과세 대상에서 제외해 분리과세를 할 수 있게 된다.
고배당 기업 기준은 배당성향이 40% 이상인 기업이거나 직전 3년 대비 5% 이상 배당이 증가하고 배당성향이 25% 이상인 기업으로 규정했다.
소득별 적용 세율은 2000만원 이하 14%, 2000만원~3억원 20%, 3억원 초과 35%다.
기존 세법상으로는 배당·이자소득이 연 2000만원 이하이면 15.4% 과세하고, 2000만원을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포함해 최고 49.5%(지방소득세 포함)를 적용했다.
다만, 최고세율이 보수적으로 책정됐다는 평가와 함께 실망 매도세가 관련 종목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받았던 배당소득 분리과세 제도는 도입되지만, 기대와 달리 적용 요건이 다소 까다롭고 일부 구간의 세율도 높은 수준으로 설정됐다"며 "당초 시장의 기대보다 조건이 강화되고 최고세율이 높아 정책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각의 실망감은 선반영된 기대와 시장 눈높이에서 기인한다"면서도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도입이 되었다는 것 자체만으로 자본시장 내에서 대주주와 투자자 행동을 유도하는 정책적 신호로 해석 가능해 시장에 긍정적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