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알래스카 미러 정상회담 앞두고 통화
북, '정상간 통화' 보도는 처음…북러동맹 과시
푸틴, 트럼프에 김정은의 '북미대화 조건' 전할 수도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13일 보도했다. 북한매체가 최고지도자와 다른 나라 정상과의 통화 사실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5.08.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8/13/NISI20250813_0020929970_web.jpg?rnd=20250813091902)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13일 보도했다. 북한매체가 최고지도자와 다른 나라 정상과의 통화 사실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5.08.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미·러 정상회담을 앞둔 시기 북·러가 정상 간 통화 사실을 공개하며 양국의 전략적 관계를 과시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북러에 유리하게 끝내기 위한 논의가 주요하게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과 일반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은 1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북한매체의 최고지도자와 외국 정상 간 통화 사실 보도는 처음이다. 북러 정상 간 핫라인(직통전화)이 가동되고 있다고 대내외에 알린 것이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러·우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평가 및 광복 80주년 축하와 관련해 "충심으로 되는 사의"를 표했다. 또 지난해 6월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북러조약)에 따라 러시아의 모든 조치를 "전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북러가 외부위협에 공동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외교적 관계에 따른 정상 간 밀접함을 뛰어넘어 북러동맹이 갖는 억제효과를 보여주려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 크렘린궁이 밝힌 '미러 알래스카 정상회담 관련 정보 공유'는 북한매체 보도에서 언급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통화의 핵심은 북한이 쿠르스크 전선에 보낸 군인 문제를 포함해 전쟁 휴전 혹은 종전 관련 내용을 논의하는 데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러우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1·2차 파병을 했고, 3차 파병도 결단한 바 있다.
국제사회는 오는 15일 알래스카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종전 방안 등과 관련해 결과물을 내놓을지 주시하고 있다.
전쟁을 어떤 방향으로 끝낼지 가닥이 잡히면 '최종 정산'을 논의하기 위한 북러 정상회담이 러시아에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은 파병 대가로 미사일 등 첨단 군사기술 이전 및 경제적 지원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방북 당시 김 위원장을 모스크바로 초청했고, 김 위원장은 이를 수락했다. 최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등 러시아 고위급 인사들이 연이어 북한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만났는데, 김 위원장의 방러 문제가 논의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푸틴 대통령이 미러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의중을 전달할지도 주목된다.
북한은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아니라, 사실상 핵보유를 인정한다는 전제로 진행되는 핵군축·핵동결 협상을 해야 한다고 시사해왔다.
김 위원장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달 대미 담화에서 북한의 "불가역적인 핵보유국 지위"를 누구도 부인할 수 없으며 미국이 북미대화를 위해 "새로운 사고"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북미대화 조건으로 '핵보유국 인정'을 내건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대화 재개 조건을 전달한다면 남한이 배제되는 이른바 '통미봉남' 우려가 커질 수 있다.
다만 남북관계는 긴 호흡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전쟁이 종식되고 북한이 챙길 것을 챙기고 나면, 여유를 가지고 남북관계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빨리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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