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주한미군 부지 美 보유' 발언 의도는…"전례 없어" "협상용"

기사등록 2025/08/26 11:09:38

최종수정 2025/08/26 12:28:24

25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에서 한미정상회담 개최

트럼프, 주한미군 감축 질문에 "지금 말하고 싶지 않아"

트럼프 "우리 기지 있는 땅 소유권 달라 요청할 것" 언급

SOFA "주한미군 부지, 한국 반환 전제로 사용권 주는 것" 규정

[워싱턴=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5.08.26. bjko@newsis.com
[워싱턴=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5.08.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부지 소유권을 미국이 보유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고 언급해 발언의 의도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해외 주둔하는 미군 기지 부지를 미국이 소유한 사례가 없고,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도 어긋난다는 점에서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을 염두에 둔 협상용 발언일 것이라고 평가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가진 이재명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에서 주한미군 감축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그것을 지금 말하고 싶지 않다. 우리는 친구이기 때문이다"고 답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는 우리의 큰 기지(fort)가 있는 땅에 대한 소유권을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라며 주한미군 부지의 소유권을 미국이 보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현재 주한미군은 경기도 평택, 오산, 동두천, 대구 등에 주둔하고 있다. 특히 평택에 위치한 캠프 험프리스는 면적이 여의도 5.5배인 1470만㎡로, 단일 기지로는 세계 최대의 해외 미군기지이다. 

미국의 해외 기지 운영 구조는 크게 SOFA에 기반한 사용권, 장기 임차 형태, 특수 협정 또는 점유 형태로 나뉜다. 주한미군 부지는 일본, 독일, 이탈리아 등 대부분의 미 동맹국과 마찬가지로 사용권은 미국이, 소유권은 본국이 보유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기존 한미간 합의는 한미 상호방위조약과 SOFA에 따라 주한미군이 주둔하는 부지에 대해 한국에게 반환할 것을 전제로 미국에 사용권을 주는 것임을 분명히 규정하고 있다.

한미 상호방위조약 제4조는 "미합중국의 육군, 해군과 공군을 대한민국의 영토 내와 그 주변에 배치하는 권리를 대한민국은 허여(許與)한다"며 사용권만을 승인하고 있다.

SOFA 제2조 또한 "미국이 사용하는 시설과 구역은 본 협정의 목적을 위하여 더 필요가 없게 되는 때에는 언제든지 합동위원회를 통하여 합의되는 조건에 따라 대한민국에 반환되어야 한다"고 적시했다.

설령 한미가 합의해 주한미군 부지 소유권을 미국에 넘겨준다 하더라도 국회 비준을 받아야 하고, 여론을 수렴해야 하는 까다로운 절차가 남아있다. 우리 영토를 미국에 넘겨준다는 것 자체가 주권 침해 요인이 있기 때문에 큰 반발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주한미군 부지 소유권 언급은 향후 진행될 수 있는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을 염두에 둔 협상용 발언일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신범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 사안을 얘기했는데 본인도 그것이 실현 불가능하다는 것은 알고 있을 것이라 본다"며 "그것(주한미군 소유권 보유)이 비공개 회담에서도 심각하게 논의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바람이나 희망사항이 될 순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국가 정책으로 추진될 가능성은 없다"며 "미국이 그러한 요구를 한다고 해도 우리는 당연히 안된다고 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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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주한미군 부지 美 보유' 발언 의도는…"전례 없어" "협상용"

기사등록 2025/08/26 11:09:38 최초수정 2025/08/26 12:2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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