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수홍과 반려묘 다홍이. (사진=박수홍 인스타그램 캡처) 2025.09.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9/08/NISI20250908_0001937414_web.jpg?rnd=20250908102829)
[서울=뉴시스] 박수홍과 반려묘 다홍이. (사진=박수홍 인스타그램 캡처) 2025.09.08.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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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재경 기자 = "데뷔 이후 군 복무 2년을 빼고는 단 한 주도 쉬어본 적이 없어요."
최근 서울 압구정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방송인 박수홍은 데뷔 30여 년의 세월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2008년까지가 제 전성기였죠. 감사하게도 일곱, 여덟 개 프로그램을 동시에 맡으며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곁에 있던 아내 김다예가 말을 보탰다. "그때 1년에 20억 이상 벌었잖아요." 놀라운 액수였지만, 박수홍에게 그 숫자는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했다.
"그렇게 벌었지만 중요한 건, 정작 제대로 확인해 본 적이 없었다는 겁니다. 제 자신보다 가족을 더 믿었고, 희생한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청춘을 바쳐 쉬지 않고 일한 결과가 결국 이런 아픔으로 돌아왔잖아요."
그가 말한 아픔은 익히 알려진 친형 부부와의 금전적 갈등이다. 현재 이 사건은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그 이야기가 나오자 박수홍의 얼굴에 그늘이 드리웠다. 길게 한숨을 내쉰 그는 "그 문제의 돈 때문에…정말 큰 아픔을 겪었습니다. 상실감이 너무 컸죠"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깊은 상실감은 그의 일상까지 흔들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방송인이지만, 그의 곁에는 매니저 한 명 없다. "내일 대구와 청송에 가야 하는데, 혼자 KTX를 타고 내려가야 해요."
한때는 아내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김다예는 "아이 낳기 전까지는 제가 매니저였어요. 그런데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매니저를 뽑자'고 했는데, 남편은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아직도 큰 것 같아요"라며 안타까워했다.
박수홍은 "힘들 때 제 곁을 끝까지 지켜준 건 아내였어요. 다른 매니저는 필요 없어요"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제 인생의 유일한 1번은 다예 씨예요. 2번은 재이, 3번은 다홍이죠"라며 웃었다.
![[서울=뉴시스] 박수홍과 딸 박재이 양. (사진=박수홍 인스타그램 캡처) 2025.09.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9/09/NISI20250909_0001938241_web.jpg?rnd=20250909080404)
[서울=뉴시스] 박수홍과 딸 박재이 양. (사진=박수홍 인스타그램 캡처) 2025.09.0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그의 일상은 이제 새로운 가족의 손길로 단단히 지탱되고 있다.
"인터뷰하는 지금도 장모님이 재이를 돌봐주고 계세요. 손에 철심을 넣는 수술까지 하셨는데도 늘 곁에서 도와주시죠. 장인어른은 제가 집에 가면 분리수거까지 다 해놓으세요."
그는 "이렇게 고마운 가족이 내 곁에 생겼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하나님이 '정신 차리고 네 가족을 꾸려라'라고 말씀하신 것 같다"고 했다.
아버지로서의 책임감은 그가 나아갈 이유가 됐다. "어젯밤에도 아내와 얘기했어요. 재이가 어느 정도 클 때까지는 우리가 조금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요. 아이가 원하는 걸 뒷받침해줄 수 있을 때까지는 제가 버텨야 한다는 마음이 커요."
옆에서 듣고 있던 김다예도 단단한 목소리로 거들었다. "과거를 계속 붙잡고 있으면 답이 없어요. 법적인 건 법대로 두고, 우리는 앞으로 열심히 살아야죠."
인터뷰를 마친 뒤, 두 사람은 압구정 아파트로 향했다. 지옥 같은 시간을 함께 견뎌온 부부는 서로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다. 그 웃음은 어떤 시련에도 흔들리지 않겠다는 다짐처럼 보였다.
![[서울=뉴시스] 전재경 기자=박수홍(오른쪽)과 아내 김다예가 지난 3일 서울 압구정에서 뉴시스와 단독 인터뷰를 가진 뒤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9/08/NISI20250908_0001937400_web.jpg?rnd=20250908102205)
[서울=뉴시스] 전재경 기자=박수홍(오른쪽)과 아내 김다예가 지난 3일 서울 압구정에서 뉴시스와 단독 인터뷰를 가진 뒤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