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권성동 통일교서 정치자금 1억 받아…구속 필요"

[서울=뉴시스]박선정 기자 =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1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체포동의안 가결 필요성을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오후 3시 본회의에 참석해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 요청을 설명하며 "도주 우려가 되어 구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권 의원이 2022년 1월 5일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윤석열이 당선되면 통일교 정책을 국가정책으로 추진하고, 통일교의 대규모 프로젝트와 행사를 도와달라는 제안을 받고 현금 1억원의 정치자금을 기부받았다"고 혐의 사실을 설명했다.

이어 "특검에 따르면 권성동 의원은 현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하지만, 다이어리, 문자, 사진 등 객관적 증거에 의하면 입증이 된다"며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통일교 청탁 의혹을 수사하는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달 28일 통일교 불법자금 수수와 청탁 의혹 혐의를 받는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부는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안을 지난 1일 국회에 제출했다.

특검은 그가 2022년 초 통일교로부터 행사 지원 등을 요청받으며 억대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고 의심한다. 권 의원이 한학자 통일교 총재로부터 현금이 든 쇼핑백을 받았다는 의혹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의원은 구속기소 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한 총재 등의 소위 '원정도박 사건' 수사를 무마하는 데 관여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또 윤 전 본부장과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공모해 지난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통일교 교인들을 입당시켰다는 의혹도 특검 수사선상에 오른 상태다.

특검은 증거인멸 우려 등이 있다며 권 의원을 체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체포동의요구안에 따르면 특검은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전달했다는 윤 전 본부장의 진술과 이를 뒷받침하는 사진과 메시지 등의 증거까지 확보된 상태임에도 권 의원이 이를 부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권 의원이 국회의원으로서 마땅히 준수해야 할 청렴의무를 위배하고 정치자금을 받았다며, 범죄의 중대성이 상당하다는 입장을 체포동의안에 담았다. 

또 특검은 권 의원이 "통일교의 청탁에 대해 국회의원의 지위를 남용해 정부 조직과 예산으로 적극 지원했고, 통일교에 대한 수사개시 정보를 먼저 입수하자 이를 통일교에 누설했다"며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도 했다.

특검은 이어 "권 의원은 공범 수사가 개시된 시점부터 휴대전화를 교체하고 차명폰으로 수사 관계자들과 연학하는 등 각종 증거를 인멸했다"며 "비서관을 통해 수사 중인 공범에게 몰래 접촉해 진술을 비롯한 수사 상황을 확인하고 공유받으려 한 사실까지 확인됐다"며 체포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본회의 신상발언에 나선 권 의원은 "특검이 저에 대해 제기한 주장은 모두 거짓"이라며 "검사를 20년 했고, 정치는 16년 했다. 문제가 될 수 있는 돈을 받을 만큼 어리석지 않다"며 결백을 호소했다.

그는 "공여자가 1억원을 전달했다는 날은 공여자와 처음으로 독대한 자리였다. 상식적으로 누가 처음으로 독대한 자리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주고받을 수 있겠냐"며 "특검이 손에 쥔 것은 공여자의 허위 진술뿐"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체포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법원은 조만간 권 의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열고 구속 여부를 심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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