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날벼락’ 입국 금지, 美 대학 합격하고도 입학 못하는 학생 수천명

기사등록 2025/09/14 22:14:16

美, 6월 아프가니스탄·이란·미얀마 등 19개국 입국 금지 발표

AP “지난해 5∼9월, 금지 국가 학생·연구원 비자 5900건 발급”

“美 유학 꿈, 대가족의 희망 한 순간에 물거품”

[AP/뉴시스] 미국 보스턴의 하버드대 캠퍼스. 2025.09.14.
[AP/뉴시스] 미국 보스턴의 하버드대 캠퍼스. 2025.09.14.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6월 아프가니스탄, 이란, 미얀마 등 중동과 아프리카, 아시아, 카리브해 지역 19개국에 대해 전격적으로 입국을 금지하면서 미국 대학에 합격하고도 입학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고 AP 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아프가니스탄 바하라 사가리(21)는 탈레반이 2021년 8월 재집권 후 여성의 대학 진학을 금지한 뒤 하루 최대 8시간씩 영어를 공부해 일리노이주의 사립대 경영학과 합격했다.

그녀는 올가을 입학예정이었지만 미국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있다.

사가리는 AP 통신 인터뷰에서 “드디어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모든 게 사라져 버리는게 됐다”고 말했다.

통신은 사가리처럼 미국 대학에 합격하고도 입학하지 못하는 학생이 입국 금지 19개국에서 수천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지난해 미국 국무부는 5월부터 9월까지 입국 금지 대상 19개국 국민에게 외국인 유학생과 연구자들이 사용하는 F-1 및 J-1 비자 5700건 이상을 발급했다. 승인된 비자의 절반 이상이 이란과 미얀마 국민에게 발급됐다.

이란 시라즈 출신의 푸야 카라미(17)는 다른 나라는 과학 분야에서 미국만큼 연구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생각에 미국 유학에 올인했다.

그는 가을 캔자스주 피츠버그 주립대에서 고분자 화학을 공부할 계획이었지만 입국 금지 조치로 계획을 접어야 했다. 카라미는 내년까지 입학을 연기하며 희망을 품고 있다.

미국이 전격적으로 입국을 금지한 아프리카, 아시아, 중동, 카리브해 지역 12개국 국민 대부분은 신규 비자 발급이 불가능하지만, 영주권자, 이중 국적자, 일부 운동선수 등은 예외다. 

다른 7개국은 학생 비자에도 적용되는 더욱 엄격한 제한 조치가 시행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6월 입국 금지를 발표하면서 높은 비자 만료율과 불안정하거나 적대적인 외국 정부의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언급했다.

AP 통신은 이들 미국 입국 금지 국가의 경우 대가족의 희망이 학생들에게 달려 있어 미국 유학 금지는 큰 타격이라고 전했다.

미얀마 한 학생(18세)의 가족은 해외 대학 진학을 위해 월급을 저축하고, 학생은 미얀마나 미국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발언으로 표적이 될까 봐 조심했다.

그는 사우스플로리다 대학교에 합격해 비자 발급 일정 발표를 기다리던 어느 날 밤 어머니가 깨워서 미국 입국 금지 소식을 전하는 것을 들었다. 그의 계획은 순식간에 물거품이 되었다.

미국의 대학 진출의 문이 닫히자 다른 곳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사가리도 독일의 한 대학에 문의했으나 기존의 점수가 만료되어 다시 영어 능력 시험을 치러야 했지만 아프가니스탄의 정치 상황에서 다시 시험을 치르는 것이 만만치 않았다.

그녀는 수업료를 선불하는 조건으로 폴란드 대학에 합격했고 입학을 검토중이다.

이란의 아미르(28)라고만 밝힌 학생은 지원서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28세의 이란 출신 대학 졸업생인 아미르는 표적이 될 것을 우려해 성을 밝히기를 거부하면서  방문 학자 자격으로 미국에 갈 수 없게 되자 테헤란에서 연구원으로 계속 일하고 있다.

그는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연구할 수 있는 전액 지원 기회를 놓쳐 연구에 집중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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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날벼락’ 입국 금지, 美 대학 합격하고도 입학 못하는 학생 수천명

기사등록 2025/09/14 22:14:16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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