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동딸 잘 부탁"…전유성, 마지막 남긴 말

기사등록 2025/09/26 08:58:58

조혜련(왼쪽), 전유성
조혜련(왼쪽), 전유성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개그맨 전유성(76) 별세에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개그우먼 조혜련은 25일 인스타그램에 고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유성 오빠 손을 잡고 간절히 기도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며 "내가 준 가죽 십자가를 손에 꼭 쥐고, 오빠가 마지막까지 성경을 읽고, 찬송가를 들어서 감사하다. '하나님, 우리 딸을 잘 부탁드립니다. 하나님 존재를 왜 이제서야 알게 되었는지 너무 후회가 됩니다.'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오빠가 스스로 소리내 회개의 기도를 해 감사하다"고 썼다.

"유성 오빠! 힘든 국민들이 웃을 수 있게 개그를 만들어줘서 감사합니다. 존경합니다. 사랑해요. 우리 천국에서 다시 만나요!"라고 덧붙였다.

이날 개그우먼 이경실도 "개그계의 거목 큰 오빠가 돌아가셨다"며 "수요일(24일) 녹화 끝나고 비가 무섭게 내리고 있는데 '지금 아니면 늦을것 같다'는 생각에 전북대병원 5시30분께 도착해 오빠를 뵀다. 따님·사위와 함께 후배 김신영이 옆에서 떠나질 않고 물수건을 갈아가며 간호하고 있었다. 오빠가 신영이 교수님이였다고. 제자로서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 대견하고 고마웠다"고 썼다.

"오빠는 열이 나는지 환자복 바지를 걷어 올리고 상의는 물수건으로 열을 내리며 산소호흡기를 하고 있었다. '하하하 우리 오빠 섹시하게 누워 계시네?' 하고 농을 건네니 오빠도 '너희들 보라고 이러고 있지' 하며 받아줬다. 오빠와 짧지만 깊은 얘기를 나눴다. '경실아, 와줘서 고맙고 난 너희들이 늘 자랑스럽다. 건강해라. 한 마디라도 나에게 더 전하려 애쓰셨다. 난 눈시울이 붉어지는 걸 감추려 오빠 손을 물수건으로 닦아드렸다."

이경실은 "숨 쉬는 걸 힘들어 하셔서 너무 안타까웠다"며 "어제 밤 영면에 드셨다는 문자를 받았다. 울 오빠 이제 힘들지 않으시겠네. 숨 가쁘게 쉬시는 게 100m 달리기를 계속 하는 상황이라고 의사가 표현했다. 오빠 수고하셨어요. 오빠의 삶은 멋지고 장하셨어요. 이제 아프지 마시고 편안하게 잠드시길요. 늘 그리울 거예요. 안녕 오빠 잘 가요"라고 추모했다.
박준형(왼쪽), 전유성
박준형(왼쪽), 전유성

개그맨 박준형은 "6월 코미디언이 쓴 책으로 남산도서관에 서가를 만드는 행사가 있었다. 전유성 선배 아이디어였다. 개그맨들이 직접 쓴 책이 많으니까 하나 분류해 모아 보는 것도 좋겠다고"라며 "그날 공식석상에서 축사하는데, 어지럽다고 손 잡아달라고 해서 말씀하는 내내 부축해드린 기억이 난다. 손은 가늘고 야위었으나, 말씀하는 기백과 유머는 참 대단했다. 불과 석달 전인데 오늘 따라 참 삶이 짧다. 그래도 웃음은 길게 남기셨으리. 이제 선배님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길"이라고 애도했다. 이 외에도 가수 남궁옥분, 양희은, 개그맨 김대범 등이 추모했다.

개그맨 김영철은 26일 생방송한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에서 눈물을 보였다. "안타까운 소식"이라며 "전유성 선배님이 어젯밤 세상을 떠나셨다. 소식을 듣고 마음이 그렇더라. '개그콘서트'를 같이 했고, 신인인 나에게 책 세 권을 사준 선배님이다. 작년에 찾아뵀는데,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 아침이다.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길 기도하겠다"고 했다.

전유성은 전날 오후 9시5분께 폐기흉 악화로 별세했다. 6월 기흉 시술을 받았으나, 최근 상태가 악화됐다. 다시 입원해 치료를 받다가 세상을 떠났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1호실에 마련했으며, 유족으로는 외동딸 전제비씨가 있다. 장례는 희극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28일 오전 8시, 장지는 남원시 인월면이다.

전유성은 1969년 TBC 방송작가로 데뷔했다. 이후 개그맨으로 전향했고, '유머1번지' '쇼 비디오 자키' 등을 통해 스타덤에 올랐다. 첫 번째 부인 사이에서 낳은 딸 제비씨가 있다. 1993년부터 가수 진미령과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다가 2011년 갈라섰다.
전유성
전유성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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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5/09/26 08:58:58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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