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범, 국회법 개정안 반대 4시간째 필리버스터…"졸속 정부조직법의 부속법안"

[서울=뉴시스] 정윤아 남정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국회법 개정안에 반대해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오후 7시 35분부터 4시간째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인 유 의원은 필리버스터 발언에서 "국회법 개정안은 졸속법안인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부속법안으로 내용과 절차 면에서 모두 문제가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유 의원은 "국회법 개정안은 국회 상임위원회와 소관 상임위를 변경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며 "이재명 정부가 정부조직법 개정을 통해 국가경영을 효율적으로 하고 국민의 권익을 도모한다면 아무리 야당이라고 해도 반대할 이유가 뭐가 있겠느냐"고 했다.

그는 "하지만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국가의 행정, 사법체계를 붕괴시킬 우려가 크고 국가재정과 예산에 정치적 영향력이 개입될 위험성이 느껴진다"며 "특히 여성가족부를 성평가족부로 바꾸는 것은 남녀사회갈등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우리가 민주당이 주도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반대하는 이유는 이 법이 국가존립과 국민의 삶 전반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오늘 상정된 국회법 개정안도 정부조직법의 부속법으로 내용은 상임위 종류를 변경하는 것이지만 정부조직법 반대의 일환으로 저희가 필리버스터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이재명 정부와 여당은 야당의 문제제기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고견을 반대를 위한 반대라며 귀를 닫고 있다"며 "특히 여당은 아무런 논의도 없이 다수좌석만을 내세워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윤석열 정부에서는 해외동포청과 국가보훈처를 보훈부로 승격시키는 고작 두개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있었다"며 "이것도 이념적 갈등이 있었던 게 아니고, 국민요구가 많아서 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마저도 2022년 10월에 발의해 2023년 2월에 가까스로 본회의를 통과했다"며 "그런데 민주당이 내놓은 정부조직법 개편안은 무려 13개 기관에 관한 광범위한 개편안인데도 발의된지 10일만에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심지어 여야가 지난 10일 3대 특검법 처리를 합의하면서 금융위원회 개편에 대한 정부조직법 개편안에 대해 최대한 협조하기로 했는데 합의가 하루도 안 지나서 민주당에서 깼다"며 "야당이 금융위 개편안을 계속 반대했지만 민주당은 금융위 개편까지 포함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해 상임위 전체회의를 통과시키더니 갑자기 본회의 상정 직전에 취소결정을 했다"고 했다.

그는 "아무리 정부여당이 추석 전 밥상에 검찰청 폐지라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신속하게 추진하는거라 해도 야당의 반대를 들은 척도 안하다가 갑자기 본회의 직전에 부끄러운 수정안을 발의했다"며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얼마나 졸속인지를 국민 여러분께서 보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전정부도 정부조직 개편에 대한 법안은 국회법에 따라 여야간 합의가 되면 양당 간사가 서면 동의형태로 초안을 전체회의에 내서 전체회의에서 바로 심사, 의결해왔다"며 "여야 합의가 없었으니 양당간사간 서면동의가 없었다. 그런데 민주당 문진석, 허영 수석부대표가 서면동의형태로 법안초안을 제출하고 전체회의에서 일방적으로 의결했다"고 했다.

그는 "야당 간사인 저를 빼고 민주당 두 명이 서면동의서를 제출한 것은 국회법을 철저하게 위반한 것"이라며 "당연히 저희는 이 법안에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무시됐고 오늘 이 자리에 제가 서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유 의원이 필리버스터 시작을 위해 단상으로 나가자 민주당 의원들은 단체로 본회의장을 나갔다. 유 의원은 발언 중 물을 마시거나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기도 했다.

유 의원의 필리버스터 시작 직후인 오후 7시 38분께 민주당은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서를 제출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종결 동의서 제출 24시간 후 재적 의원 5분의 3(현 재적 298명 기준 179명) 이상이 찬성하면 필리버스터가 종료된다. 민주당은 28일 오후 필리버스터 종료 후 바로 표결을 통해 법안을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한편,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유 의원의 발언 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와 관련해 국민의힘에 필리버스터 중단을 제안했다. 김 원내대표는 "형식적 무제한토론을 즉시 중단하고 국회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하자"며 "필리버스터를 중단하고 민생으로 복귀하자"고 했다.

하지만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악법 강행 처리 중단이 먼저"라며 "우리는 일방적인 항복 요구에는 결코 응할 수 없다"라고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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