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방통위원장, 마지막 퇴근길 소회 밝혀
"마음에 안 들면 잘라내는 첫 사례 만들어져"
자동 면직 불복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 예고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30일 정부과천청사를 떠나는 마지막 퇴근길에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5.09.30. silverline@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9/30/NISI20250930_0001958256_web.jpg?rnd=20250930164828)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30일 정부과천청사를 떠나는 마지막 퇴근길에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5.09.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은비 기자 = 방송통신위원회 폐지로 임기를 못마치고 물러나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30일 "대한민국의 법치는 오늘 죽었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17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정부과천청사를 떠나는 마지막 퇴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소회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그는 "현행 법대로 되지 않으면 법을 바꿔서 사람을 제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방통위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로 바꿔서 사람을 잘라낼 수 있다. 그럼 다음에 어느 정부가 될지는 몰라도 기획재정부 장관이 마음에 들지 않고, 여성가족부 장관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잘라낼 수 있는 첫번째 사례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취임 사흘 만에 탄핵을 했고 그런 선례를 만들어냈는데 방미통위라는 새 기관을 만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을 또 했다"며 "정말 참 대단하구나 생각한다. 오늘 이진숙이라는 사람은 숙청되지만 제 생각에는 이런 것을 참지 못하는 또 다른 이진숙이, 저항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 자리는 물러난다"고 언급했다.
이 위원장은 헌법소원을 예고한 상태다.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어떤 결정이 나오더라도 받아들이겠냐는 질문에는 "가정적인 질문을 했기 때문에 다시 만나면 답변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새로운 위원장에게 당부할 말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말을 안 듣는다고 잘라내는데 아무래도 대통령 말을 잘 듣는 분이 오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이날 출근해 직원들과 월례조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기자일 때) 주로 미국과 중동에 있었는데 미국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며 "미국은 건국의 아버지 조지 워싱턴을 수도 워싱턴DC에 이름을 붙이고 수많은 장소에 남기지만 대한민국의 영웅은 없다. 세종대왕, 이순신 등 조선시대 영웅만 이야기하는데 현대의 대한민국 영웅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소개했다.
이 위원장은 마지막에 차량에 올라타면서 기자들에게 "수고 많았다. 굿바이 앤 씨유(Good bye and see you)"라는 인사를 남겼다.
한편 국무회의는 이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설치·운영 법안 및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심의·의결했다. 하루 뒤인 다음달 1일 법안이 공포되면서 내년 8월까지 임기인 이 위원장은 자동 면직된다.
지난 2008년 출범한 방통위는 방미통위로 재편된다. 새 조직은 위원장과 부위원장, 상임위원 1명을 포함한 7명 체제로 꾸려진다. 대통령이 위원장과 위원 1명을 지명하고, 국회 교섭단체가 5명을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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