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리 브런코·프레드 람스델·사카구치 시몬 수상
"T세포 증강 또는 이식해 다양한 질환 치료 가능"
![[스톡홀름=AP/뉴시스]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카롤린스카 연구소에서 열린 노벨상 회의에서 2025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자 생물학자 매리 브런코(미국), 프레드 람스델(미국), 사카구치 시몬(일본)가 발표되고 있다. 이들은 '조절 T 세포'가 신체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막는다는 사실을 밝혀냄으로써 면역 연구 발전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2025.10.06.](https://img1.newsis.com/2025/10/06/NISI20251006_0000697208_web.jpg?rnd=20251006192738)
[스톡홀름=AP/뉴시스]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카롤린스카 연구소에서 열린 노벨상 회의에서 2025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자 생물학자 매리 브런코(미국), 프레드 람스델(미국), 사카구치 시몬(일본)가 발표되고 있다. 이들은 '조절 T 세포'가 신체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막는다는 사실을 밝혀냄으로써 면역 연구 발전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2025.10.06.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면역체계가 신체에 해를 끼치는 것을 막는 '말초 면역 관용'을 발견한 연구자 매리 브런코(미국), 프레드 람스델(미국), 사카구치 시몬(일본) 등 3명의 과학자가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결정되자 의료계는 "난치병으로 알려진 루프스, 1형 당뇨병, 류마티스관절염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 이라고 평가했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들은 신체의 면역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경우 스스로를 공격할 수 있는데 '조절 T 세포'가 신체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막는다는 사실을 밝혀내 면역 연구 발전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올레 캄페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이들의 발견은 면역체계가 어떻게 기능하는지, 왜 우리 모두가 심각한 자가면역질환을 앓지 않는 것인지에 대한 이해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의료계에 따르면 T세포 수용체는 T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단백질 복합체로, 자신에서 유래하는 수용체도 만들어 자기를 인식한다. 이를 제거하기 위해 흉선에서 자가인식 T세포를 제거해 류마티스 관절염, 루프스와 같은 자가항체에 의한 질환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카구치는 1995년 말초 단계에도 자가면역질환을 방지하는 세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해 면역체계가 인체의 흉부에서만 통제된다는 종래의 '중심 관용(central tolerance)' 이론에 반론을 제기했다.
이후 브런코와 람스델은 2001년 특정 생쥐 품종이 자가면역질환에 취약한 이유를 연구하다가 'Foxp3'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이 유전자의 인간형 변이가 자가면역질환인 'IPEX 증후군' 등 주요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킨다는 것을 규명했다.
이를 접한 사카구치는 Foxp3 유전자가 자신이 1995년 발견한 자가면역질환 방지 세포의 발달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입증해냈다. 이 같은 과정 속에서 정체가 밝혀진 세포가 바로 면역체계가 신체 조직을 공격하지 못하게 통제하는 '조절 T 세포'다.
제갈동욱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자가면역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자가조절 T세포가 존재하거나 증가해서, 자기를 인식하는 T세포를 억제해야 질병 치료에 도움이 된다"며 "반대로 암은 자신의 세포가 무한 증식하는 성질이 있어, 암 치료에 있어서는 자가조절 T세포가 감소하거나 없어야 암세포를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가조절 T세포 (Regulatory T cell, Treg, CD25 T cell)가 발현하는 T세포 수용체를 인위적으로 정상 T세포에게 발현하게 하면 난치병으로 알려진 루프스, 1형 당뇨병, 류마티스관절염과 같은 자가면역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이러한 T세포를 환자에게서 채취해 증폭시킨 후, 인위적으로 이러한 수용체를 발현하게 하는 CAR-Treg(키메라 항원수용체)세포를 이용한 임상시험이 국내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의료계는 또 조절 T세포와 단일 전사인자(FOXP3)의 발견은 기초면역학이 임상의학의 패러다임을 어떻게 전환시키는지 보여주는 전형적 사례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이주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단일 전사인자가 조절 T세포의 발달과 기능을 총괄 조절한다는 분자생물학적 발견은 자가면역질환발병에 핵심적으로 기여하는 기전임을 보여줬다"며 "특히 주목할 점은 희귀질환 연구가 일반 질환 이해의 돌파구가 됐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IPEX 증후군'은 100만 명당 1명 미만의 극희귀질환이다. 의료계는 이 환자들에 대한 분자유전학적 연구가 류마티스 관절염, 다발성 경화증, 1형 당뇨병 같은 흔한 자가면역질환의 병인을 설명하는 핵심 열쇠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기초의학 연구에서 '모델 시스템'의 중요성을 보여주며, 단순 질병 치료를 넘어 면역학의 기본 원리를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과학적 가치가 크다는 것이다.
의료계는 또 이 발견의 진가는 양방향 중개연구(bidirectional translation)를 가능케 했다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자가면역질환에서는 FOXP3+ 조절 T세포를 증강하는 방향으로, 암에서는 종양 미세환경 내 조절 T세포를 억제하는 정반대 방향으로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이주하 교수는 "조절 T세포와 FOXP3의 발견은 자가면역질환을 '면역계의 오작동'에서 '평화유지군의 부족 또는 기능장애'로 재정의했으며, IPEX 증후군 같은 희귀질환 연구를 통해 다양한 자가면역질환의 공통 기전을 밝혀낸 것은 기초 과학의 힘을 보여주는 탁월한 사례"라며 "과거에는 면역억제제로 전체 면역계를 억눌렀지만, 이제는 조절 T세포를 증강하거나 이식해 질병의 근본 원인을 표적 치료할 수 있게 돼 보다 정교하고 부작용이 적은 방향으로 다양한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6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들은 신체의 면역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경우 스스로를 공격할 수 있는데 '조절 T 세포'가 신체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막는다는 사실을 밝혀내 면역 연구 발전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올레 캄페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이들의 발견은 면역체계가 어떻게 기능하는지, 왜 우리 모두가 심각한 자가면역질환을 앓지 않는 것인지에 대한 이해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의료계에 따르면 T세포 수용체는 T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단백질 복합체로, 자신에서 유래하는 수용체도 만들어 자기를 인식한다. 이를 제거하기 위해 흉선에서 자가인식 T세포를 제거해 류마티스 관절염, 루프스와 같은 자가항체에 의한 질환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카구치는 1995년 말초 단계에도 자가면역질환을 방지하는 세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해 면역체계가 인체의 흉부에서만 통제된다는 종래의 '중심 관용(central tolerance)' 이론에 반론을 제기했다.
이후 브런코와 람스델은 2001년 특정 생쥐 품종이 자가면역질환에 취약한 이유를 연구하다가 'Foxp3'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이 유전자의 인간형 변이가 자가면역질환인 'IPEX 증후군' 등 주요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킨다는 것을 규명했다.
이를 접한 사카구치는 Foxp3 유전자가 자신이 1995년 발견한 자가면역질환 방지 세포의 발달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입증해냈다. 이 같은 과정 속에서 정체가 밝혀진 세포가 바로 면역체계가 신체 조직을 공격하지 못하게 통제하는 '조절 T 세포'다.
제갈동욱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자가면역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자가조절 T세포가 존재하거나 증가해서, 자기를 인식하는 T세포를 억제해야 질병 치료에 도움이 된다"며 "반대로 암은 자신의 세포가 무한 증식하는 성질이 있어, 암 치료에 있어서는 자가조절 T세포가 감소하거나 없어야 암세포를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가조절 T세포 (Regulatory T cell, Treg, CD25 T cell)가 발현하는 T세포 수용체를 인위적으로 정상 T세포에게 발현하게 하면 난치병으로 알려진 루프스, 1형 당뇨병, 류마티스관절염과 같은 자가면역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이러한 T세포를 환자에게서 채취해 증폭시킨 후, 인위적으로 이러한 수용체를 발현하게 하는 CAR-Treg(키메라 항원수용체)세포를 이용한 임상시험이 국내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의료계는 또 조절 T세포와 단일 전사인자(FOXP3)의 발견은 기초면역학이 임상의학의 패러다임을 어떻게 전환시키는지 보여주는 전형적 사례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이주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단일 전사인자가 조절 T세포의 발달과 기능을 총괄 조절한다는 분자생물학적 발견은 자가면역질환발병에 핵심적으로 기여하는 기전임을 보여줬다"며 "특히 주목할 점은 희귀질환 연구가 일반 질환 이해의 돌파구가 됐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IPEX 증후군'은 100만 명당 1명 미만의 극희귀질환이다. 의료계는 이 환자들에 대한 분자유전학적 연구가 류마티스 관절염, 다발성 경화증, 1형 당뇨병 같은 흔한 자가면역질환의 병인을 설명하는 핵심 열쇠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기초의학 연구에서 '모델 시스템'의 중요성을 보여주며, 단순 질병 치료를 넘어 면역학의 기본 원리를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과학적 가치가 크다는 것이다.
의료계는 또 이 발견의 진가는 양방향 중개연구(bidirectional translation)를 가능케 했다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자가면역질환에서는 FOXP3+ 조절 T세포를 증강하는 방향으로, 암에서는 종양 미세환경 내 조절 T세포를 억제하는 정반대 방향으로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이주하 교수는 "조절 T세포와 FOXP3의 발견은 자가면역질환을 '면역계의 오작동'에서 '평화유지군의 부족 또는 기능장애'로 재정의했으며, IPEX 증후군 같은 희귀질환 연구를 통해 다양한 자가면역질환의 공통 기전을 밝혀낸 것은 기초 과학의 힘을 보여주는 탁월한 사례"라며 "과거에는 면역억제제로 전체 면역계를 억눌렀지만, 이제는 조절 T세포를 증강하거나 이식해 질병의 근본 원인을 표적 치료할 수 있게 돼 보다 정교하고 부작용이 적은 방향으로 다양한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