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수트+진주 목걸이' 이유 있었네…日첫 여성 총리는 누구?

기사등록 2025/10/22 00:11:00

최종수정 2025/10/22 00:16:24

[도쿄(일본)=AP/뉴시스] 일본 자유민주당 총재 선거에서 당선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4일 일본 도쿄 자유민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있다. 2025.10.04.
[도쿄(일본)=AP/뉴시스] 일본 자유민주당 총재 선거에서 당선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4일 일본 도쿄 자유민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있다. 2025.10.04.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일본에서 21일 사상 첫 여성 총리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여자 아베’로 불리는 다카이치 사나에(64) 신임 총리다.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강경 보수 노선을 계승한 인물로, 그의 등장이 일본 정치의 우경화를 가속화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마이니치 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그는 1961년 일본 나라현에서 평범한 샐러리맨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도요타 그룹 직원, 어머니는 경찰이었다.

저서에 따르면 그의 어머니는 매우 엄격한 성격으로, 초등학교 시절 다카이치가 시험에서 98점을 받자 칭찬은 커녕 "이런 실수를 하는 사람은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도 실패한다"며 꾸중했다고 한다. 그에 대한 반항심 때문인지 다카이치는 중학교 시절 "성격이 조금 삐뚤어졌다"고 회상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록 음악과 오토바이에 빠졌고, 수업을 빼 먹고 옥상에서 하늘을 바라보는 일이 잦았다.

대학 시절에는 헤비메탈 밴드 드러머로 활동했으며, 격렬한 연주로 스틱을 자주 부러뜨려 여분의 드럼 스틱을 항상 가지고 다니는 것으로 유명했다. 지금도 스트레스를 받을 때에는 집에서 드럼을 친다고 한다. 오토바이와 스쿠버다이빙, 자동차 등도 좋아한다.

고베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일본 정치인들의 엘리트 코스로 꼽히는 정치인 양성기관인 '마쓰시타 정경숙'에서 정치 수업을 받았다.

후지TV 아나운서로 잠깐 일한 뒤 1992년 무소속으로 참의원 선거에 도전했다가 낙선하고, 이듬해 중의원 의원에 당선되면서 정치에 처음 입문했다. 이후 1996년 자민당에 입당한 후 10선 의원까지 올랐다.
[서울=뉴시스]1986년 5월4일 도쿄를 방문한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왼쪽)와 나카소네 야스히로 당시 일본 총리.(사진출처: 마이니치신문 홈페이지 캡처) 2025.10.21.
[서울=뉴시스]1986년 5월4일 도쿄를 방문한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왼쪽)와 나카소네 야스히로 당시 일본 총리.(사진출처: 마이니치신문 홈페이지 캡처) 2025.10.21.

그는 대학 시절부터 ‘철의 여인’으로 불린 영국의 마거릿 대처를 정치적 롤모델로 삼아왔다. 영국 보수당의 리더로서 신념을 굽히지 않았던 대처의 모습에 자신을 투영해 왔다는 것이다.

자민당 총재 선거가 치러진 지난 4일 파란색 수트를 입고 어머니의 유품인 진주 목걸이를 착용해 대처 전 영국 총리의 스타일을 따라했다는 분석이 있다. 대처 역시 보수당의 상징색인 파란색 옷을 즐겨 입었고, 남편에게 받은 진주 목걸이를 자주 착용했다.

다카이치가 첫 여성 자민당 총재로 선출되었을 때 영국 BBC 방송도 그를 "일본의 철의 여인"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 여성 인권 관련 정책에는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부부가 같은 성을 쓰도록 의무화한 19세기 법을 개정하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결혼 이력도 특이하다. 2004년 43세의 나이로 자민당 8선 의원을 지낸 야마모토 다쿠(73)와 결혼했다. 이후 2017년 정치적 이견으로 이혼했다가 2021년 재결합했다. 재결합하면서 남편이 다카이치의 성을 따라 '다카이치 다쿠'로 개명해 화제가 됐다. 두 사람 사이에 낳은 자녀는 없고, 남편이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세 자녀가 있다.

다카이치가 비세습 정치인이라는 약점을 극복하고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에 등극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보수 색채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초선 의원이던 1994년 10월 일본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과거사를 반성한 무라야마 도이미치 당시 총재를 향해 “50년 전 지도자가 했던 일을 현 총리가 사과할 권리가 있느냐"며 강경 비판하기도 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추진했던 강경 보수 노선을 계승한 점도 다카이치 총리의 정치적 기반을 굳건하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아베 전 총리가 2006년 처음 집권했을 당시 내각부 특명담당상으로 첫 입각한 뒤, 정무조사회장과 총무상을 역임하며 아베 정권의 핵심 측근으로 활동해 왔다.

그는 각료로 재임하는 동안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정기적으로 참배해 왔지만, 총재 선출 이후인 이번 가을 예대제 기간에는 외교적 파장에 대한 우려 때문인지 참배하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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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수트+진주 목걸이' 이유 있었네…日첫 여성 총리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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