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다카이치 시대]적극적 아내 총리 만들기 성공한 日 최초 퍼스트 젠틀맨

[서울=뉴시스] 유세진 기자 = 여성 최초로 일본 총리에 오른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의 남편 야마모토 다쿠(山本拓, 73) 전 의원은 지난해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다카이치가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총리에게 패배한 후 "다카이치를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로 만들겠다"고 말하고, 중의원 선거에서 다카이치의 정책에 대한 지지를 공약으로 내세웠었다.

일본 역사상 최초의 '퍼스트 젠틀맨'이 될 야마모코 전 의원은 2004년 다카이치와 첫 결혼을 했다가 2017년 정치적 입장 차이로 이혼했지만 4년 만인 2021년 다시 재혼했다.

야마모토와 다카이치는 결혼 후 법적으로는 같은 성을 유지하지만, 공적으로는 별개의 성을 선택, 현행 제도가 성차별적이지 않음을 몸소 입증했다. 일본에서 현재 배우자는 상대방의 성을 따를 수 있지만, 각자의 성을 유지할 수는 없다.

야마모토는 다카이치가 처음 '야마모토 사나에'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싶어하자 법적으로는 야마모토라는 자신의 성을 사용하면서도 '다카이치 사나에'라는 이름으로 계속 활동하도록 압력을 가했었다. 다카이치는 기혼 부부가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했고, 야마모토는 자신이 모범을 보이지 않는다면 법안에 반대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2021년 재혼한 뒤에는 야마모토가 자신의 법적 성을 '다카이치'로 변경했다.

다카이치의 건강 문제로 이 부부는 자녀를 두지 못했지만, 다카이치는 야마모토가 첫 결혼에서 낳은 자녀들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다카이치는 올해 초 야마모토가 뇌졸중을 앓은 이후 그를 돌봐왔다.

두 사람 모두 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파벌에 속해 수년 간 알고 지냈지만, 결혼 전에는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다. 2003년 다카이치가 중의원 선거에서 패배한 후 야마모토가 다카이치에게 전화를 걸어 "패배 후 얼마나 힘든지 안다"며 사무실 청소와 비서들의 새 직장 찾기를 도와주겠다고 한 후 둘은 급속히 가까워졌고, 몇 달 뒤 다카이치에게 청혼해 1주일 만에 수락을 받아냈다.

야마모토는 후쿠이(福井)현 출신으로 2021년까지 8선 의원을 지냈지만 지난 2차례의 중의원 선거에서는 2021년에는 자민당 후보로, 2024년에는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패배의 쓴 맛을 봐야만 했다.

중의원 선거 패배 후 야마모토는 자민당이 양원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 못하고 분열된 정치 상황에도 불구, 다카이치를 총리로 만드는 작업에 주력했다. 그는 이달 초 후쿠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소수 정부로서는 어려운 시기에 불 속에서 밤을 줍는 것과 같지만 다카이치는 하나하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다카이치가 총리로서 성공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시바 전 총리가 지난달 7일 사임을 발표하자마자 야마모토는 다카이치 대신 후쿠이현 당원들에게 전화를 거는 등 곧바로 다카이치 총리 만들기에 나섰다고 후쿠이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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