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하데스 카페 내사·국제공조 착수했지만
정부 TF는 '이메일 통보' 수준…심의기구 마비로 강제 조치 불가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1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캄보디아에 기반을 둔 범죄 조직들의 대표적 불법 취업 알선 통로로 악용돼온 ‘하데스 카페’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 2025.10.17. suncho21@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0/17/NISI20251017_0021018095_web.jpg?rnd=20251017124953)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1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캄보디아에 기반을 둔 범죄 조직들의 대표적 불법 취업 알선 통로로 악용돼온 ‘하데스 카페’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 2025.10.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캄보디아 등 동남아 지역에서 한국인을 유인해 불법행위에 가담시키는 범죄가 잇따르자 경찰이 온라인 커뮤니티 '하데스 카페'에 대한 입건 전 조사(내사)에 들어갔다. 불법 구인 광고의 근원지로 지목된 해당 사이트를 중심으로 사실관계 확인에 나선 것이다.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달 15일 하데스 카페 사이트에 대한 입건 전 조사를 시작했다.
경찰은 게시글 작성자 등 관련 인물을 국제공조로 추적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캄보디아 불법 구인광고 관련 수사 시 적극적인 국제공조를 통해 피의자를 추적·검거하겠다"고 밝혔다.
하데스 카페는 2023년 개설된 온라인 커뮤니티로, '해외 고수익 아르바이트' '캄보디아 현지 채용' 등의 제목으로 게시된 구인글을 통해 범죄조직 하부 인력을 모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게시판에는 보이스피싱, 대포통장, 환전 브로커 모집 등 불법 행위와 연관된 글이 다수 올라왔으며, 운영자는 해외 서버를 이용해 회원 간 연락을 유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6일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에 캄보디아 관련 불법 구인 광고의 긴급 삭제를 지시한 데 이어, 17일에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방미심위·경찰청에 동남아 전체를 대상으로 한 불법 구인 광고를 신속히 삭제하라고 추가 지시했다. 이에 같은 날 오후 하데스 카페는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로 전환됐고, 접속을 시도하면 '사이트에 연결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표시됐다.
정부는 대통령 지시 직후 '캄보디아 등 동남아 지역 구인 게시글 관련 관계기관 합동 대응 실무 TF'를 꾸려 대응에 나섰다. TF는 17일 오전 방미통위 회의실에서 방미통위·방미심위·경찰청이 참석한 가운데 1차 회의를 열고, 동남아 지역 불법 구인 게시글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과 기관별 역할 분담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경찰이 수사나 모니터링 과정에서 불법 게시물을 확인하면 방미통위에 통보하고, 방미통위는 이를 방미심위에 전달해 포털·SNS 사업자에게 자율규제를 요청하는 절차가 마련됐다.
방미심위는 이 과정에서 '국제협력시스템'을 활용해 협조 요청을 진행한다고 밝혔지만, 이는 실질적으로 이메일을 통한 통보 절차에 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방미심위는 위원회 구성이 지연되며 지난 6월 2일부터 4개월째 모든 심의가 멈춰 있는 상태다. 방미통위 역시 심의위원이 임명·위촉되지 않아 강제 조치가 불가능해, 실질적인 삭제·차단은 포털·SNS 사업자의 '자율규제'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차단·삭제 요청의 실제 이행 여부를 집계·모니터링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데스카페 접속이 차단된 뒤에도 교민 커뮤니티 등에서는 해외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내세운 유사 구인 글이 잇달아 올라오며 불법 모집 광고가 다른 경로로 재확산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장겸 의원은 "지금도 불법 구인 광고가 지속되고 있는데, 심의기구 마비로 정부는 플랫폼 사의 자율규제에만 의지하고 있다"라며 "이메일 협조 수준의 국제공조를 시스템으로 포장할게 아니라 즉시 작동하는 통합 대응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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