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진법사 재판서 통일교 간부-김건희 통화 공개
金 "인삼가루 좋아…비밀 번호라 연락 늦어 죄송"
건진 "金, 처음엔 꺼렸으나 이후엔 쉽게 받더라"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여사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09.24.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9/24/NISI20250924_0020991543_web.jpg?rnd=20250924152148)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여사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09.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통일교로부터 받은 명품가방과 목걸이 등을 김건희 여사 측에 전달한 뒤, 김 여사와 직접 통화해 전달 사실을 확인받았다고 법정에서 말했다. 전씨는 김 여사가 처음 고가 물품을 전달받았을땐 꺼렸으나 이후엔 쉽게 받았고, 통화로 "잘 받았다"는 말을 했다고 증언했다.
이날 법정에선 전씨에게 명품가방과 목걸이를 전달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김 여사 간 통화 녹음이 재생돼 "한학자 총재께 비밀리에 인사드리겠다"고 말하는 김 여사 목소리가 울려퍼지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28일 전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2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부는 전씨에게 수사기관에선 통일교로부터 받은 샤넬 가방과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을 잃어버려 김 여사 측에 전달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가, 법정에선 김 여사에게 전달하라고 줬다며 증언을 바꾼 이유를 물었다.
앞서 전씨는 지난 공판기일 김 여사에게 전달할 목적으로 측근인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에게 금품을 전달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지난 24일 김 여사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서도 같은 취지의 증언을 한 바 있다.
전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선 전달 과정에 대해 모면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법정에선 모든 것을 진실대로 말하고 진실 속에서 처벌받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어 "김건희에게 전달하라고 한 과정에서 중간에 심부름하는 사람이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기 때문에 '유경옥에게 전달했다'고 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전씨는 "수사 과정에서 김건희 또는 김건희 측 인사와 협의해 다르게 진술한 것이냐"는 재판부 질문에는 "기억이 왔다 갔다 한다.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전씨는 금품 전달 후 김 여사와 통화한 적이 있냐는 재판부 질문엔 "김건희가 물건을 전달받은 것까지 확인했다. 잘 받았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금품이 세 차례 전달됐으며, 전달될 때마다 김 여사와 통화했다고 밝혔다. 전씨는 "(김 여사가) 처음에는 물건 받는 것을 꺼려하다가 한 번, 두 번, 세 번에 걸쳐 물건이 건너가 그 다음부터는 쉽게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금품을 돌려받는 과정과 관련해선 "그쪽(김 여사 측)에서 돌려준다고 했다"며 "제 생각에는 물건으로 인해 말썽이나 사고가 나는 부분이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답변했다.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이날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김 여사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 씨를 동시에 소환했다. (공동취재) 2025.08.18.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8/18/NISI20250818_0020937598_web.jpg?rnd=20250818103908)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이날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김 여사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 씨를 동시에 소환했다. (공동취재) 2025.08.18. [email protected]
한편, 이날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김 여사 사이 통화 녹음 파일이 재생되기도 했다.
김 여사는 제20대 대선 직후인 2022년 3월30일 '건희2'로 알려진 휴대전화로 윤 전 본부장에게 연락해 "전 고문(전씨)이 연락드리라 한 지 오래됐다"며 "이 번호는 비밀리에 하는 번호라 늦게 연락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여러가지 도와줬다는 말을 듣고 너무 감사했다. 애 많이 써주셨다"고 했다.
그러자 윤 전 본부장이 "한학자 총재는 애초에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고 생각했다"며 "저희가 교회만이 아니라 학교나 전체 대한민국, 조직과 기업체까지 동원해서 한 것은 처음"이라고 답했다.
이에 김 여사는 "총재님께 인사드려야 하는데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비공개로 비밀리에 인사드리겠다"며 "노력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이후에도 김 여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한 뒤 돌아온 2022년 7월15일에도 윤 전 본부장과 통화하며 "신경 써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재차 고마움을 표했고, 윤 전 본부장은 "마음을 표현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했다.
김 여사는 "한 총재께서 드신다는 인삼가루도 제가 먹고 있다"며 "몸이 안 좋았는데 먹다 보니 도움이 되는지 몸이 좋더라"고도 말했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에 따르면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7월5일 김 여사에게 전달할 샤넬 가방과 함께 천수삼농축차를 전씨에게 건넸다. 김 여사는 해당 제품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이날 전씨로부터 지난 21일 임의제출받아 압수한 샤넬 가방과 구두, 그라프 목걸이 사진도 공개했다.
전씨가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샤넬 가방 2개와 그라프 목걸이를 전달받아 김 여사 측에 전달했고, 김 여사는 유 전 행정관을 통해 샤넬 가방 2개를 샤넬 가방 3개와 구두 1개로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4일 김 여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은 취지의 증언을 한 바 있다.
사진을 본 재판부가 "가방이나 신발이 사용감이 있느냐"고 묻자 특검팀은 "신발은 스크래치도 나 있고, 가죽도 사용감이 있따. 필요하면 실물을 제시하겠다"고 답변했다.
이 외에도 이날 법정에선 전씨가 자신에게 인사청탁을 한 브로커와 주고받은 메시지, 전씨가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에게 인사 청탁을 하는 메시지, 전씨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과 김 여사의 만남을 주선한 것으로 추정되는 메시지 등도 공개됐다.
한편, 전씨는 김 여사와 공모해 지난 2022년 4~7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교단 지원 청탁을 받고 다이아몬드 목걸이, 샤넬백 등 총 8000여만원에 이르는 금품 등을 받은 혐의 등을 받는다.
전씨가 김 여사의 해외 순방 일정을 확인하고 윤 전 본부장에게 고가 물품을 건넬 구체적인 일자도 알려줬다는 것이 특검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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