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총리·진보 대통령 조합, 아베-문재인 이후 처음"
"실리 우선하지만…관계 악화 위험 '불씨'도 남아있어"
![[경주=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0일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서 한일 정상회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10.31. bjk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0/30/NISI20251030_0021037871_web.jpg?rnd=20251030184605)
[경주=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0일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서 한일 정상회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10.3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일본 주요 언론들은 30일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양국 정상이 미래지향적이고 안정적인 관계 구축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여자 아베'로 불리며 강경 보수 색채를 띠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현실 노선'을 택한 점을 주목하면서도, 과거사 문제를 잠재된 갈등 요인으로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역사 인식 문제 등으로 보수 강경파로 알려진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 후에는 한미일 3국 안보 협력이라는 실리를 우선하며 현실주의 노선을 선택했다"며 "관계 악화를 피하려는 의도는 한일 양국에서 일치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그 배경으로 대중 견제를 염두에 둔 미국 정부가 한미일 안보 체제 유지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라며 "일본 역시 북중러가 협력 강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한일, 한미일 협력을 강화하고 싶은 생각"이라고 전했다.
아사히는 "한일 관계는 '안전운전'으로 출발했지만, 한국 내에서는 '역사 문제에서 한국만 양보하고 있다'는 인식이 있어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며 "(일본의) 보수층을 의식하면서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은 어려운 조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요미우리신문 역시 다카이치 총리가 '현실 노선'으로 선회했다고 평가했다.
요미우리는 "다카이치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자신에게 따라다니는 대한 강경파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한국 측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려 노력했다"며 "마찬가지로 과거 강경 노선을 완화하고 대일 외교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환한 이재명 대통령과 조기에 신뢰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지가 과제"라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또 "보수 성향의 일본 총리와 진보 성향의 한국 대통령의 조합은 아베 신조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 시절 이후 처음"이라며 이번 회담의 외교적 상징성을 짚었다.
아울러 요미우리는 양국 정상이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쌓아온 기반을 토대로 관계 발전에 합의했다며 "강제징용과 위안부 문제를 다시 쟁점화하지 않겠다는 공감대를 확인했다"고 해석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다카이치 총리와 이 대통령이 날로 엄중해지는 안보 환경을 고려해 한미일 3국 협력 유지를 확인했다"며 "한일 관계의 안정을 중시하는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역사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며 "참배나 역사 인식과 관련해 한국이 수용하기 어려운 발언이나 행동이 나올 경우, 셔틀 외교와 경제·안보 협력에도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역사 문제와 경제·민간 교류를 분리하는 '투트랙' 접근을 유지하고 있으나, 과거 정부들도 같은 방식을 취하고도 갈등이 반복됐다"며 "문제 발생 초기에 조율하고 확산을 막을 수 있을지가 과제로 남는다"고 했다.
지지통신은 "양국 정상이 미래지향적이고 안정적인 관계 구축을 확인하는 등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면서도 "보수 성향의 총리와 진보 계열의 대통령은 역사 문제 등에서 입장이 달라 마찰 재발 위험이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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