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또 '우승 감독' 훈장…육성도 이룬 염갈량, LG 왕조 이끈다[LG KS 우승]

기사등록 2025/10/31 22:10:00

2023년 LG의 29년 만 통합 우승 지휘…본인도 우승 갈증 풀어

육성에서도 성과…올해 송승기·김영우·신민재 두각

[대전=뉴시스] 조성우 기자 = 30일 대전 중구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한국시리즈 4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LG 염경엽 감독이 한화에 7-4 승리한 뒤 박수치고 있다. 2025.10.30. xconfind@newsis.com
[대전=뉴시스] 조성우 기자 = 30일 대전 중구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한국시리즈 4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LG 염경엽 감독이 한화에 7-4 승리한 뒤 박수치고 있다. 2025.10.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이제 더 이상 우승과 연이 없던 사령탑이 아니다. 2년 만에 LG 트윈스를 이끌고 또 다시 정상을 정복했다.

동시에 육성에서도 성과를 이루며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염갈량'이라 불리는 염경엽 LG 감독 이야기다.

LG는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벌어진 2025 신한 쏠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5차전에서 한화 이글스를 4-1로 물리쳤다.

이로써 LG는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KS 우승을 확정했다.

2023년 정상을 제패하며 28년 묵은 우승의 한(恨)을 푼 LG는 2년 만에 다시 통합 우승을 이뤘다.

LG가 한국시리즈 정상에 선 것은 1990년, 1994년, 2023년에 이어 통산 4번째다. 정규시즌 1위로 KS에 직행한 LG는 통산 4번째 통합 우승도 이뤘다.

2022년 11월 LG 지휘봉을 잡은 염 감독은 부임 첫 시즌 LG의 우승 숙원을 풀었고, 2년 만에 또 팀을 정상에 올려놨다.

LG 지휘봉을 잡기 전 염 감독은 우승과 인연이 없는 사령탑 중 하나였다.

통산 타율 0.195에 그칠 만큼 선수로는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염 감독은 은퇴 이후 지도자, 프런트로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은퇴 이후 프런트로 일하다가 2013~2016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사령탑을 역임했고, 2017~2018년에는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단장을 맡아 프런트 수장으로 일했다. 2019~2020년에는 SK 감독을 지냈다.

하위권을 전전하던 넥센을 가을야구 단골 손님으로 만들며 지도력을 인정받았으나 염 감독은 2023시즌 이전까지는 사령탑으로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넥센 사령탑 시절이던 2014년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끌었으나 삼성 라이온즈에 밀려 준우승에 만족했다. SK를 지휘하던 2019년에는 정규시즌 선두를 달리다 두산 베어스에 역대급 역전을 허용해 2위에 자리했고, 그 여파를 이겨내지 못해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에서 키움에 3연패를 당해 탈락했다.

2018년 SK 단장으로서만 KS 우승 기쁨을 누렸던 염 감독은 LG 사령탑 부임 첫 해 팀의 우승 숙원을 풀었다.

LG는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통합 우승의 기쁨을 누렸고, 염 감독은 '우승 감독'이라는 훈장을 달았다.

우승 갈증을 푼 염 감독은 '왕조 건립'을 외쳤으나 2024시즌에는 아쉬움을 맛봤다. 정규시즌 3위로 PO에 나섰으나 삼성에 1승 3패로 밀려 KS 무대도 밟지 못했다.

지난해 PO에서 탈락한 후 "불펜 투수진의 성장이 더뎌 어려운 시즌을 보냈다. 내년에 더 높은 곳에서 가을야구를 하겠다"고 다짐했던 염 감독은 올해 1월 구단 신년 인사회에서 육성과 성적을 동시에 이루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그리고 더 높은 곳에서 가을야구를 하겠다는 다짐도, 성적과 육성을 동시에 이루겠다는 목표도 모두 이뤘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 한국시리즈 2차전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5.10.27.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 한국시리즈 2차전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5.10.27. [email protected]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시즌 초반 선두 독주를 이어가던 LG는 6월에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면서 선두 자리를 잠시 내줬으나 7월 이후 다시 강팀의 면모를 되찾으며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는데 성공했다. 시즌 막판 한화의 끈질긴 추격이 이어졌지만 결국 KS 직행 티켓을 확보했다.

2024시즌 주전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져 고전을 면치 못했던 염 감독은 한층 꼼꼼하게 계획을 세웠고, 6월에 힘든 기간에도 선수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부여해 시즌 막판까지 달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3주 간의 KS 준비에도 한층 세밀함이 더해졌다.

2023년 KT 위즈와의 KS에서 타자들의 실전 감각 때문에 1차전을 내줬던 염 감독은 이번 KS를 준비하면서 연습경기 대신 자체 청백전을 치렀다. 5명을 지명타자로 기용하면서 최대한 타석을 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작전 등도 철저하게 점검했다.

이미 '명장'의 반열에 올랐음에도 염 감독은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점을 끊임없이 보완해나갔고, LG를 3년 새 두 차례 통합 우승으로 이끌었다.

올해 송승기, 김영우, 신민재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육성에서도 소득을 거뒀다.

LG는 팀에서 선수, 코치로 오랜 시간을 보낸 차명석 단장이 2019년 프런트 수장을 맡은 후 빠르게 육성 시스템을 갖췄다.

차 단장 부임 이후 내부에서 육성한 선수들이 주축으로 성장했다. 국내 주전 중에서 프리에이전트(FA) 계약으로 영입한 김현수, 박해민을 제외하면 모두 자체 육성으로 성장한 선수들이다.

선수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염 감독이 부임한 이후 LG의 육성 시스템은 한층 체계를 갖췄다. 일관된 기본 방침에 선수 분석을 통한 맞춤형 지도, 염 감독이 늘 강조하는 '성공 체험'이 더해지면서 유망주가 속속 성장했다.

올해 선발진에서 송승기가 성장하면서 손주영과 더불어 국내 선발진 '좌완 듀오'를 구축했다. 불펜에서 유영찬이 마무리 투수로 완전히 입지를 굳혔고, 신인 김영우도 철저한 관리 속에 성장을 거듭해 필승조로 자라났다.

야수 쪽에서는 붙박이 리드오프 홍창기가 빠진 가운데 신민재가 새로운 1번 타자로 가능성을 보였다.

LG는 우승과 육성을 동시에 이루면서 왕조 건설의 기틀을 마련했다.

2022년 11월 LG와 3년 계약을 맺은 염 감독은 올 시즌이 계약 마지막 해였다.

시즌 중 재계약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시기가 다소 늦어졌지만, 재계약은 기정사실이나 다름없다. LG는 KS 후 재계약 발표를 예정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LG에선 2000년 이후 재계약에 성공한 감독이 한 명도 없었다. 염 감독이 LG에 따라붙은 '감독들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씻어내고, 왕조를 이끌어갈 참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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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또 '우승 감독' 훈장…육성도 이룬 염갈량, LG 왕조 이끈다[LG KS 우승]

기사등록 2025/10/31 22:1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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