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억 달러 대미 투자 펀드 중 현금 투자는 2000억 달러
연간 최대 200억 달러 한도 설정…"외환시장 영향 크지 않아"
외환보유액 운용수익 우선 활용…나머지는 해외서 채권 발행
![[경주=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5.10.29. photocdj@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0/29/NISI20251029_0021035337_web.jpg?rnd=20251029153336)
[경주=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5.10.29.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안호균 박광온 기자 = 한미 관세협상 타결로 우리나라의 수출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해소됐지만 연간 최대 200억 달러(약 28조6000억원)에 달하는 달러 자금을 조달하는 일은 숙제로 남았다.
1일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이 합의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는 현금 투자 2000억 달러와 조선업 협력(마스가 프로젝트) 1500억 달러로 구성된다.
정부는 대규모 달러 조달에 따른 외환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이 요구하던 3500억 달러의 현금 투자 규모를 2000억 달러로 낮췄고, 연간 최대 200억 달러의 한도를 설정했다.
이에 따라 대미 투자 펀드는 매년 200억 달러 미만 규모로 장기간에 걸쳐 이뤄질 전망이다. 우리 외환보유액(약 4220억 달러) 규모를 감안할 때 자금 조달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또 200억 달러의 투자도 국내 외환 시장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실행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한국은행이 외환보유액을 투자해 거두고 있는 이자·배당 수익은 연간 150억 달러 규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이 자금을 대미 투자에 우선 활용하고, 나머지는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해외 시장에서 채권을 발행해 조달한다는 구상이다.
![[경주=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30일 경북 국제미디어센터(IMC) 중앙기자실에서 한-미 오찬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0.30. bjk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0/29/NISI20251029_0021035910_web.jpg?rnd=20251029195754)
[경주=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30일 경북 국제미디어센터(IMC) 중앙기자실에서 한-미 오찬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0.30. [email protected]
물론 해외에서 채권을 발행해도 차후에는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기 위해 외화를 조달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하지만 정부는 다층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해 뒀기 때문에 향후 대미 투자에서 원리금도 꾸준히 회수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자율은 20년물 미국 국채 금리에 30bp 정도의 프리미엄을 더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투자에 대한 수익은 한국과 미국에 각각 5 대 5로 배분된다. 다만 일정 기간 내에 원리금 상환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경우에는 배분비율 조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특정 프로젝트에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다른 프로젝트에서 손실을 보전할 수 있도록 특수목적 법인 구조인 '엄브렐러 SPC'를 설계했다.
투자 프로젝트 선정에 있어서도 우리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한미 양국은 투자 프로젝트 선정을 위해 미국 상무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투자위원회와 한국 산업통상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협의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정부는 위원회 협의 과정에서 최대한 회수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에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의견을 낸다는 계획이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사업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상업적 합리성'이라고 아주 MOU에 못을 박으려고 하고 있다"며 "한국에 유리한 사업을 얻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프로젝트 매니저는 우리 측에서 선정하도록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연간 200억 달러 규모의 유출이라도 장기간 지속적으로 이뤄지면 우리 외환시장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고,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취약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우리나라가 외환보유액을 운용해 거둬들이는 이자·배당 수익은 결국 외환시장 변동성 대응에 활용 가능한 재원이 되는데 이런 대응 여력이 점차 줄어들기 때문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2000억 달러를 10년 이상 장기로 나눠 연간 200억 달러로 나눠 투자하게 되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기는 한 것"이라며 "그런 부분에선 정부가 세밀하게 신경을 썼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지금은 무역 수지가 흑자가 나니까 괜찮은데 만약 무역수지 흑자가 확 줄어버리면 그마저도 조달하기 좀 어려워지는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하는 우려는 있다"며 "또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이 정부보증채권을 발행하더라도 인기가 없으면 국채에 비해 수익률을 확 올리거나 국내 투자자들에게 떠넘기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일단은 촉박한 시간 속에서 정부가 최대 한도의 성과를 냈고, 한시름 놓았다고 본다"며 "(미국의 요구대로) 3500억 달러를 선불로 냈으면 우리 외환시장에 충격이 상당했을 것이고, 제 2의 외환위기가 왔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종욱 교수는 "10년에 걸쳐서 외환보유고의 거의 반을 쓰게 되는 것인데, 200억 달러를 10년 간 내는 동안 어떤 위기가 올지는 알 수 없다"며 "최소한 얼마 정도는 통화스와프를 해줘야 한다는 식으로 협상을 끌고 갔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등 종합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0.30. kkssmm99@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0/30/NISI20251030_0021036626_web.jpg?rnd=20251030110905)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등 종합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0.30.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