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슈퍼 사이클 진입…韓 성장률 2% 가능할까

기사등록 2025/11/08 16:00:00

최종수정 2025/11/08 16:06:24

반도체 수출 호조에 경상수지 전망치 상향 예상

올해 1% 성장률 가시화…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속속 상향

해외IB, 내년 성장률 1.9% 내외 전망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올해 3분기(7~9월) 우리나라 경제는 1.2% 성장하며 1년 6개월 만에 다시 1%대 성장률로 반등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여파에도 반도체와 승용차를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세를 이어갔고 새 정부의 소비쿠폰 정책 효과로 민간소비도 반등했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25년 3분기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실질GDP는 전기대비 1.2% 성장했다. 지난해 1분기 달성했던 성장률 1.2% 이후 1년 6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사진은 이날 경기 평택항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2025.10.28. jtk@newsis.com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올해 3분기(7~9월) 우리나라 경제는 1.2% 성장하며 1년 6개월 만에 다시 1%대 성장률로 반등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여파에도 반도체와 승용차를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세를 이어갔고 새 정부의 소비쿠폰 정책 효과로 민간소비도 반등했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25년 3분기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실질GDP는 전기대비 1.2% 성장했다. 지난해 1분기 달성했던 성장률 1.2% 이후 1년 6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사진은 이날 경기 평택항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2025.10.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반도체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우리 경제 성장률이 다시 2%대에 진입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여기에 재정 확대에 민간소비가 살아날 가능성과 함께, 한·미 통상 협상이 마무리되며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된 점은 긍정적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1% 성장률 달성이 무난하다는 평가 속에, 내년에는 2%대 근접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8일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9월 경상수지는 134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역대 두 번째 규모이며, 9월 기준으로는 최대 흑자다.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흑자는 827억7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다.

9월은 한·미 관세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아 자동차 등 주요 수출 품목에 25% 관세가 부과되던 시점이다. 그럼에도 고성능 AI(인공지능) 수요에 힘입은 반도체 수출이 크게 개선됐고, 미국 투자로 인한 배당 수입도 늘면서 본원소득수지가 호조를 보였다.

한은은 반도체 경기가 슈퍼 사이클에 진입하면서 경상수지 흑자 폭을 확대시켰다고 평가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반도체 호조가 경상수지 흑자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자동차 수출의 지역 다변화, 선박 수출 호조, 대외순자산 배당에 따른 본원소득수지 개선도 주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예상 밖 반도체 경지 지속에 기존 전망의 상향 조정 가능성도 관측된다. 한은에 따르면 2000년 이후 글로벌 반도체 경기와 국내 반도체 수출 확장기는 통상 2년 정도 지속됐다. 이를 토대로 시장에서는 2027년까지 반도체 수출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신 국장은 "반도체 수출이 예상을 웃돌고  미·중 통상 불확실성도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다소 완화된 점이 (경상수지 전망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8월,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1100억 달러로 제시한 바 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 상향 조정 가능성도 커졌다. 한은은 8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0.9%, 내년은 1.6%로 제시했다. 하지만 반도체 경기가 슈퍼 사이클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서 이달 27일 경제전망에서 경상수지 전망치 상향과 함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적지 않은 폭으로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올해 성장률은 1%대 달성이 유력하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3분기 GDP 속보치는 1.2%로, 한은의 기존 전망치(1.1%)를 상회했다. 통상 3분기 성장률은 연간 수치에 절반가량이 반영된다. 한은 측은 "4분기 성장률이 -0.1%만 되더라도 연간 1% 성장은 달성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지난달 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소비쿠폰 효과와 수출 호조가 맞물리며 3분기 GDP가 예상보다 높게 나왔다"고 언급하며 "올해 성장률이 1%를 넘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언급한 바 있다.

내년 성장률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시각이 나온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따른 수출 성과가 본격 반영된다는 점에서다. 이미 반도체 수출 기업의 내년 계약은 마무리된 상황이다. 관세 협상 타결에 자동차 등 대미 수출 회복이 예상되고, 불확실성 해소에 설비투자 반등 가능성도 적지 않다.

내수도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회복세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기준금리 인하 효과와 내년 재정 확장에 따른 영향이 본격 반영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올해 부진했던 설비투자도 지난해 늘어났던 건설수주와 착공 영향으로 내년에는 양호한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

다만, 변수도 남았다. 건설업은 저점을 지나 다소 회복 중이지만 반등세가 크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 중대재해처벌법 등의 영향으로 현장 공정 중단 우려가 여전하다. 재정 확대에도 내수 진작에 기여한 소비쿠폰 효과의 소비 심리 진작 지속 여부도 미지수다. 고환율이 소비를 위축시킬 가능성도 있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도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1.9% 안팎으로 전망하고 있다. 씨티는 기존 1.6%에서 2.2%로 대폭 상향 조정했고, JP모건과 골드만삭스도 각각 2.2%를 제시했다. 반면, 노무라(1.9%), UBS(1.8%), 바클레이즈(1.7%), 뱅크오브아메리카(1.6%) 등은 보다 보수적이다.

국내 증권사들도 유사한 전망을 내놨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경제는 완만한 회복 흐름을 보이며 1.9% 성장할 것"이라며 "민간소비와 반도체 수출은 상방 요인이지만, 설비투자 및 비반도체 수출은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도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1%와 1.9%로 봤다. 그는 "순수출이 좋고, 정부 지출도 내년에 확장적이며 자산시장이 좋다보니 소비도 당분간 회복 흐름을 보일 것"이라면서 "설비투자도 회복되고, 건설투자도 올해보다 덜 깎아 먹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KB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 한국의 성장률을 1.64%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가운데 순환적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건설투자의 기저효과, 민간소비 회복, 반도체 수출 호조가 성장의 3대 축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봤다.

한편, 우리나라의 연간 GDP 성장률은 2019년 2.3%로 내려온 후 2020년에는 코로나19 타격에 -0.7%를 떨어졌다가 2021년과 2022년에는  4.6%, 2.7%를 기록하며 반등했다. 그러다  2023년에는 1.6%로 1%대로 떨어진 후 지난해에는 2.0%로 가까스로 2%대에 복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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