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고의 울림으로 마음 두드리는 조계종 사서국장 구산스님
법고 연주자로 선명상 포교 프로젝트 그룹 '비텐스' 리더
30일 수원 경기아트센터서 '법음'공연…최초의 7개 법고 합주
"법고는 수행의 호흡이자, 마음의 경전…울림으로 번뇌 걷어내"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법고 연주가 구산스님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구산스님은 ‘선명상’의 대중화를 문화예술로 구현하는 대형 타악 퍼포먼스 ‘법음(法音)’ 연주 공연을 오는 30일 수원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 올린다. 2025.11.08.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1/04/NISI20251104_0021044447_web.jpg?rnd=20251104174646)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법고 연주가 구산스님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구산스님은 ‘선명상’의 대중화를 문화예술로 구현하는 대형 타악 퍼포먼스 ‘법음(法音)’ 연주 공연을 오는 30일 수원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 올린다. 2025.11.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젊은 분들도 삶의 소란 속에서 잠시 멈추어 자신의 '마음의 북소리'를 듣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게 결국 깨달음의 시작이지요."
지난 4일 서울 조계사 법고 앞에서 만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사서국장 구산스님은 법고의 소리를 '부처의 가르침이 몸과 마음으로 전해지는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조계사 경내를 울리는 묵직한 북소리는 흔히 들리는 소리 같지만 스님에게는 그것이 곧 수행의 시작이자, 세상과 내면을 잇는 또 하나의 언어다.
법고와의 첫 인연…"소리 하나에 마음은 돌아옵니다"
"당시 법고를 연주하시던 선배 스님이 계셨습니다. 그 분이 법고를 두드릴 때면, 관광 온 분들도 버스에 올랐다 다시 내려 법당으로 돌아오곤 했어요. 말 한마디 없었는데, 그 소리 하나에 사람들이 돌아오던 그 장면이 너무나도 강렬했습니다."
스님은 그 순간 깨달았다. "아, 북소리는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는 수행이구나."
법고는 불전사물(佛殿四物) 중 지상의 중생을 제도하는 상징적 악기다. 범종이 하늘과 신에게, 목어는 물속의 생명에게 울린다면 법고는 바로 지상에 사는 우리에게 들려주는 소리다.
스님은 법고를 '소리로 설법하는 또 하나의 부처님'이라 생각한다.
"북은 악기 중에서도 가장 원초적입니다. 심장 박동과 리듬이 길고, 그 진동이 몸 깊은 곳을 울립니다. 법고는 그 울림으로 번뇌를 걷어내고, 마음의 중심을 다시 올곧게 세우게 합니다. 그래서 법고는 수행의 호흡이자, 마음의 경전입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법고 연주가 구산스님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구산스님은 ‘선명상’의 대중화를 문화예술로 구현하는 대형 타악 퍼포먼스 ‘법음(法音)’ 연주 공연을 오는 30일 수원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 올린다. 2025.11.08.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1/04/NISI20251104_0021044446_web.jpg?rnd=20251104174649)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법고 연주가 구산스님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구산스님은 ‘선명상’의 대중화를 문화예술로 구현하는 대형 타악 퍼포먼스 ‘법음(法音)’ 연주 공연을 오는 30일 수원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 올린다. 2025.11.08. [email protected]
'힙한 불교' 열풍…비움과 여유가 젊음 감성과 다시 만나다
구산 스님은 이런 현상을 단순한 유행 소비가 아닌, 지친 시대가 스스로 찾아낸 '쉼의 언어'라고 설명했다.
"젊은 세대는 숨이 찰 정도로 빠르게 살아가고 있어요. 멈추면 뒤처질까 불안하고, 감정을 다루는 법도 배울 시간이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마음을 쉬게 해주는 무언가를 본능적으로 찾게 되는 것이죠."
불교과 다시 삶 속으로 들어올 수 있는 이유는 '비움'과 '여유'가 지금의 정서와 맞닿아있기 때문이다.
"과거엔 불교를 어렵고 형식적인 종교로 생각했다면, 지금은 스스로를 돌아보는 감각과 철학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스님의 설법을 듣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는 거죠. 언어로 소통하는 하나의 문화인겁니다."
구산스님은 이런 흐름 속에서 선명상 포교 프로젝트 그룹 '비텐스(BUDDHA TEN SUNIM)'를 결성해 활동했다. 10명의 스님들은 법고, 가야금, 플루트, 태극권, 노래, 작사 등 저마다의 수행과 재능을 무대 언어로 확장했다. 이들은 부산 국제박람회와 광화문광장 국제 선명상대회, 미국 '한국문화와의 만남' 등에서 무대를 선보이며 국내외에서 호응을 얻었다. 말하자면 '힙한 포교'의 방식이다.
"비텐스는 단순한 공연팀이 아닙니다. 전통을 '지금 이시대의 감각'으로 다시 번역한 시도입니다. 수행은 살아있는 호흡이기 때문입니다. 이 시대 불교를 알리는 데 매진하는 스님들의 또 다른 이름이 '비텐스'입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법고 연주가 구산스님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구산스님은 ‘선명상’의 대중화를 문화예술로 구현하는 대형 타악 퍼포먼스 ‘법음(法音)’ 연주 공연을 오는 30일 수원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 올린다. 2025.11.08.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1/04/NISI20251104_0021044445_web.jpg?rnd=20251104174650)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법고 연주가 구산스님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구산스님은 ‘선명상’의 대중화를 문화예술로 구현하는 대형 타악 퍼포먼스 ‘법음(法音)’ 연주 공연을 오는 30일 수원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 올린다. 2025.11.08. [email protected]
'일곱 법고'공연…수행과 예술의 경계를 지우다
"흔히 북 공연이라고 하면 일본식 북 타악을 떠올리지만, 한국의 법고 타법은 그와는 다릅니다. 한 타 한 타가 기도이고, 호흡이고, 마음의 움직입니다. 법고 합주는 기도와 명상이 결합된 하나의 수행 무대, 곧 수행의 군무이자, 깨달음의 울림입니다."
7명의 스님이 하나의 박자 아래 칼군무를 펼쳐보이면, 그야말로 장관이 될 거라는게 스님의 기대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법고 연주가 구산스님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구산스님은 ‘선명상’의 대중화를 문화예술로 구현하는 대형 타악 퍼포먼스 ‘법음(法音)’ 연주 공연을 오는 30일 수원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 올린다. 2025.11.08.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1/04/NISI20251104_0021044448_web.jpg?rnd=20251104174646)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법고 연주가 구산스님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구산스님은 ‘선명상’의 대중화를 문화예술로 구현하는 대형 타악 퍼포먼스 ‘법음(法音)’ 연주 공연을 오는 30일 수원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 올린다. 2025.11.08. [email protected]
여전히 빠르고 지치게 만드는 세상의 한 가운데, 법고의 소리가 크게 울려퍼지면 그 끝에는 고요가 남는다.
"세상이 시끄러울수록, 마음은 더 고요해야 합니다. 그 고요 속에서 '나'라는 소리를 듣고 결국 자기 자신과 마주하게 되는, 그런 시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