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품론 '시기상조'…실수요·자본조달 능력 등 차이
메모리도 산업 환경 급변…공급 부족 현상 이어질 듯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코스피가 3900선으로 내려간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4026.45)보다 72.69포인트(1.81%) 내린 3953.76에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898.17)보다 21.36포인트(2.38%) 하락한 876.81에 거래를 마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47.7원)보다 9.2원 오른 1456.9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2025.11.07. bluesod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1/07/NISI20251107_0021048560_web.jpg?rnd=20251107155948)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코스피가 3900선으로 내려간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4026.45)보다 72.69포인트(1.81%) 내린 3953.76에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898.17)보다 21.36포인트(2.38%) 하락한 876.81에 거래를 마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47.7원)보다 9.2원 오른 1456.9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2025.11.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버블 예측이 어려운 이유는 결과로만 확인되기 때문이다.
지난 17세기 네덜란드 튤립 파동, 2000년 닷컴 버블,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공통점은 모두 붕괴가 진행된 이후에나 명확하게 실태가 드러났다는 점이다.
현재 AI 거품론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다. 다만 비용이 수익을 압도하고, 순환 거래에 의존하는 생태계 구조가 지속되는 한 거품론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AI 투자 열풍은 2000년대 초 IT 버블 당시와는 확실히 다르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버블 가능성을 전면 부인하진 않지만, 닷컴 버블 때와 다른 4가지 핵심 차이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우선 기업들이 구축한 컴퓨팅 자원을 실제로 잘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AI 인프라 투자가 과도한 버블이 아니라 실제 수요에 기반한 성장임을 보여준다.
또 기업의 자본 조달 능력도 과거와 차이가 있다. 현재 상위 클라우드 기업들은 약 25% 수준의 자본지출(CAPEX) 강도를 보이면서도 영업활동으로 평균 30%가 넘는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다. 이는 닷컴 시대의 기업들이 주로 부채에 의존해 투자를 이어갔던 것과 대조를 이룬다.
이는 데이터센터 기업들이 충분한 영업 현금흐름을 통해 자본지출을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금융 여건과 통화정책도 차이가 있다. 과거 2000년 3월 닷컴 버블 붕괴와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금리가 오르는 시기였으며, 이는 시장에 부정적 압력으로 작용했다.
반면 현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어 차이가 있다.
기업들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도 다르다는 진단이다.
1990년대 시스코, 노텔, 야후 등 IT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0배 수준에서 거래되던 시절이었던 반면, 현재 엔비디아의 2026년 기준 예상은 29배로 합리적이란 평가다.
메모리 업계에서도 수요 구조가 본질적으로 달라졌다고 평가한다.
닷컴 버블 시기 메모리 수요는 PC에 집중돼 있었는데, 지금의 AI 붐은 AI 데이터센터, 일반 서버, 온디바이스 AI 등까지 다층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메모리 산업은 그동안 스마트폰 같은 소비자 제품 비중이 높아져 경기 둔화 시 수요 위축에 취약한 구조였는데, AI 성장으로 기업 고객 비중이 늘면서 수요 가시성과 안정성이 확보됐다는 낙관론이 들린다.
오히려 HBM(고대역폭메모리)가 불러온 공급 제약으로 메모리 전 제품 영역에서 공급 부족 현상이 전개되고 있다. 이른바 메모리 슈퍼사이클 전망이다.
그동안 메모리 산업은 호황기 과잉 투자가 불황을 앞당기는 경기 순환이 되풀이 됐는데, HBM 등장으로 이번 호황기는 과거와 다를 것이란 평이다. HBM은 같은 용량의 D램보다 웨이퍼 투입량이 3배 더 많다. HBM 생산을 늘릴수록 D램 산업의 공급 제약이 더 심해질 수 있다.
메모리 산업의 경쟁 체제도 사뭇 다르다.
닷컴 버블 당시는 일본 도시바, NEC, 후지쯔, 미쓰비시, 엘피다 등 일본 업체들과 윈본드, 뱅가드 등 대만 업체, 인피니온 등 독일 업체까지 10개 이상의 메모리 회사들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던 때다.
하지만 지금 D램 시장의 90% 이상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빅 3 체제로 전환됐고, 생사를 건 치킨게임을 벌이는 일도 없어졌다.
다만 빅테크 투자 무산이나 기업 파산 등 붕괴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당연히 메모리 수요도 급감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지난 17세기 네덜란드 튤립 파동, 2000년 닷컴 버블,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공통점은 모두 붕괴가 진행된 이후에나 명확하게 실태가 드러났다는 점이다.
현재 AI 거품론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다. 다만 비용이 수익을 압도하고, 순환 거래에 의존하는 생태계 구조가 지속되는 한 거품론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AI 투자 열풍은 2000년대 초 IT 버블 당시와는 확실히 다르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버블 가능성을 전면 부인하진 않지만, 닷컴 버블 때와 다른 4가지 핵심 차이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우선 기업들이 구축한 컴퓨팅 자원을 실제로 잘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AI 인프라 투자가 과도한 버블이 아니라 실제 수요에 기반한 성장임을 보여준다.
또 기업의 자본 조달 능력도 과거와 차이가 있다. 현재 상위 클라우드 기업들은 약 25% 수준의 자본지출(CAPEX) 강도를 보이면서도 영업활동으로 평균 30%가 넘는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다. 이는 닷컴 시대의 기업들이 주로 부채에 의존해 투자를 이어갔던 것과 대조를 이룬다.
이는 데이터센터 기업들이 충분한 영업 현금흐름을 통해 자본지출을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금융 여건과 통화정책도 차이가 있다. 과거 2000년 3월 닷컴 버블 붕괴와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금리가 오르는 시기였으며, 이는 시장에 부정적 압력으로 작용했다.
반면 현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어 차이가 있다.
기업들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도 다르다는 진단이다.
1990년대 시스코, 노텔, 야후 등 IT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0배 수준에서 거래되던 시절이었던 반면, 현재 엔비디아의 2026년 기준 예상은 29배로 합리적이란 평가다.
메모리 환경도 변화…닷컴버블과 달라
닷컴 버블 시기 메모리 수요는 PC에 집중돼 있었는데, 지금의 AI 붐은 AI 데이터센터, 일반 서버, 온디바이스 AI 등까지 다층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메모리 산업은 그동안 스마트폰 같은 소비자 제품 비중이 높아져 경기 둔화 시 수요 위축에 취약한 구조였는데, AI 성장으로 기업 고객 비중이 늘면서 수요 가시성과 안정성이 확보됐다는 낙관론이 들린다.
오히려 HBM(고대역폭메모리)가 불러온 공급 제약으로 메모리 전 제품 영역에서 공급 부족 현상이 전개되고 있다. 이른바 메모리 슈퍼사이클 전망이다.
그동안 메모리 산업은 호황기 과잉 투자가 불황을 앞당기는 경기 순환이 되풀이 됐는데, HBM 등장으로 이번 호황기는 과거와 다를 것이란 평이다. HBM은 같은 용량의 D램보다 웨이퍼 투입량이 3배 더 많다. HBM 생산을 늘릴수록 D램 산업의 공급 제약이 더 심해질 수 있다.
메모리 산업의 경쟁 체제도 사뭇 다르다.
닷컴 버블 당시는 일본 도시바, NEC, 후지쯔, 미쓰비시, 엘피다 등 일본 업체들과 윈본드, 뱅가드 등 대만 업체, 인피니온 등 독일 업체까지 10개 이상의 메모리 회사들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던 때다.
하지만 지금 D램 시장의 90% 이상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빅 3 체제로 전환됐고, 생사를 건 치킨게임을 벌이는 일도 없어졌다.
다만 빅테크 투자 무산이나 기업 파산 등 붕괴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당연히 메모리 수요도 급감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