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익사했는데…시신 집으로 옮겨 3일간 '잠자는 척' 위장

기사등록 2025/11/21 01:15:00

최종수정 2025/11/21 06:06:23

[서울=뉴시스]남성 두 명이 수영을 하다가 익사한 친구(가운데)를 오토바이에 태워 이동하고 있다. (사진출처: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캡처) 2025.11.20.
[서울=뉴시스]남성 두 명이 수영을 하다가 익사한 친구(가운데)를 오토바이에 태워 이동하고 있다. (사진출처: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캡처) 2025.11.20.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중국 쓰촨성에서 38세 남성이 저수지에서 익사한 뒤, 함께 있었던 친구 두 명이 경찰이나 의료진에 신고하지 않고 시신을 집으로 옮겨 침대에 눕혀 둔 사건이 알려지며 현지에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19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사망자의 여동생은 최근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고 당시 상황과 이후 벌어진 일들을 공개했다.

여동생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9월4일 동생이 인근 저수지에서 수영을 하던 중 발생했다. 이 남성은 물에 들어간 직후 익사했고, 뒤이어 들어간 친구 두 명도 그를 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타오라는 이름의 친구는 "구조하려 시도했지만 이미 숨져 있었다"며 당시 당황한 나머지 신고 대신 시신을 오토바이에 태워 집으로 데려가기로 결정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직후 촬영된 폐쇄회로(CC)TV에는 두 남성이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며 사망자를 가운데에 세우듯 태운 장면이 그대로 담겼다. 뒤에 앉은 남성은 시신이 쓰러지지 않도록 목을 붙잡기도 했다.

이들은 집으로 돌아온 뒤 시신을 침대에 눕혀 마치 잠든 것처럼 꾸며 놓고 가족에게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 가족이 남성이 숨졌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은 사흘 후였다.

여동생은 그 기간 동안 두 남성이 여러 가족 구성원을 만났음에도 사고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가족이 진실을 파악했을 때는 저수지 CCTV 영상 기록이 사라진 상태였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조사 끝에 범죄 혐의는 없다고 판단하고 두 남성에게 형사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베이징 다청 법률사무소의 진옌 변호사는 "현행 중국법에는 일반인에게 구조 의무가 부과되지 않는다"며 "다만 유족이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타오 씨는 마을 당국 중재로 장례비 명목의 8만 위안(약 165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알리지 않고 시신을 몰래 데려온 것은 잘못이었다"며 가족이 원하면 추가 배상에 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건이 알려지자 중국 온라인에서는 형사 처벌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일부 이용자들은 "그를 살릴 수 있었는데도 신고하지 않았다면 책임은 누가 지느냐"고 의문을 제기했고, 또 다른 이들은 "가족이 사흘 동안 죽음을 몰랐다는 게 믿기 어렵다"고 반응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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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익사했는데…시신 집으로 옮겨 3일간 '잠자는 척' 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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