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영원히 최고 핵 사찰 합의" 발표
이란을 합의 내용들에 묶어두려는 시도
트럼프 의도 파악한 이란 외무부
"미 폭격 시설 사찰 없다"며 맞대응
협상에서 사찰 문제 실제 논의됐으나
이란, 동결 자금 선결 요구하며 합의 지연
![[스탄스스타드=AP/뉴시스]미국, 이란, 파키스탄, 카타르 간의 4자 회담 첫날인 지난 21일(현지시각) 스위스 스탄스스타드 인근 뷔르겐스톡 리조트 레이크 루체른의 로비에서 대표단 직원들이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26.6.24.](https://img1.newsis.com/2026/06/22/NISI20260622_0001359148_web.jpg?rnd=20260622001454)
[스탄스스타드=AP/뉴시스]미국, 이란, 파키스탄, 카타르 간의 4자 회담 첫날인 지난 21일(현지시각) 스위스 스탄스스타드 인근 뷔르겐스톡 리조트 레이크 루체른의 로비에서 대표단 직원들이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26.6.24.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각) 오전 이란이 "먼 미래에 걸쳐 (영원히!!!) 최고 수준의 핵 사찰"을 허용하기로 합의했다고 소셜 미디어에 썼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란이 핵확산금지조약 서명국으로서 국제 사찰단의 입국을 허용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사실은 빠뜨렸다.
또 이란은 트럼프가 글을 쓰기 전 미국이 1년 전 폭격한 주요 핵시설에 사찰단을 들일 계획이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방식은 원하는 결과를 이미 완전히 협상된 개별 합의인 양 묘사해, 이란 측을 최종 합의의 각 요소에 묶어두려는 것이다.
이란은 그 패턴을 간파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트럼프의 발표에 어느 정도 사실의 요소가 있더라도, 미국의 주장을 즉각 공개적으로 부인하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다. 궁지에 몰리지 않으려는 의도다.
이와 관련 미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의 주장과 이란의 반박 모두 일부 진실을 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지난 주말 스위스에서 진행된 협상에서 사찰 문제가 논의됐다고 협상에 정통한 당국자 2명이 밝혔다.
검토 중인 방안은 유엔의 핵 사찰 기구인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짧은 사전 통보만으로도 의심 시설 거의 모든 곳을 사찰할 수 있는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는 지난 2월 제네바에서 트럼프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특별 사절 스티브 위트코프가 이란 당국자들과 논의하던 내용이다. 트럼프가 갑작스럽게 이란 공격을 명령하면서 협상이 중단되기 전까지 거론되던 구상을 이번에 되살린 것이다.
지난 주말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스위스의 협상장에서 미국, 이란 사이를 오가며 핵연료가 무기 개발에 전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사찰팀에 어떤 종류의 접근권이 필요한지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개념에는 동의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동결 자금에 언제 접근할 수 있는지를 포함한 합의의 다른 부분들이 정리될 때까지 날짜나 세부 사항에는 합의하려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에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JD 밴스 미 부통령이 이란이 IAEA 사찰단의 모든 사찰에 동의했다고 발표한 직후 즉각 반박에 나섰다. 미국이 폭격한 나탄즈, 포르도의 시설에 사찰단 접근을 허용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이다. 실제로 당장 그런 계획은 없다.
그러자 트럼프가 23일 사찰이 없으면 합의도 없다고 말했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좀 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루비오는 "그들이 왜 그런 말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내부 정치의 복잡성을 언급하면서 "그들이 알아서 헤쳐나가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이 합의한 것을 알고 있고, 이제 그들이 이행하거나 하지 않거나 둘 중 하나"라고 밝혔다.
협상을 둘러싸고 양측이 공개적으로 과시적인 자세를 보이는 일 자체를 협상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공개적인 충돌이 이어지다 보면 결국 협상 전체가 좌초할 위험이 커진다는 점이 문제다.
이란 외교관들은 미국과의 어떤 관여도 반대하는 강경 세력에 직면해 있기에 미국 측이 주장하는 양보를 축소하거나 부인할 유인이 있다.
그러나 미국 협상 대표인 밴스 역시 확인하기 어렵거나 서명된 합의문의 내용을 넘어서는 주장을 해왔다.
밴스가 22일, 이란 자산이 동결 해제될 경우 미국과 카타르 당국자들이 그 과정에 대한 승인권을 갖고 해당 자금은 미국 농산물 구매에 쓰이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이 한 예다.
이란 당국자들은 이란이 동결 해제 자금을 미국 농산물에 써야 할 의무가 있다거나, 자금 사용 방식에 대해 이란이 아닌 주체가 통제권을 갖는다는 주장을 거듭 일축해 왔다.
이란 중앙은행 압돌나세르 헤마티 총재는 22일 이란은 서명된 양해각서에 따라 미국 농산물을 구매할 "어떠한 의무도" 없다고 밴스를 반박했다.
다만 바가에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3일 이란이 동결 해제 자금으로 미국 농산물을 구매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그 결정은 이란이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서로 엇갈리는 주장은 트럼프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 폭격을 재개하겠다고 위협한 데 이란 협상단이 협상장을 박차고 나갔는지 여부와 같은 사소한 세부 사항에까지 이어졌다.
밴스는 22일 이란 측의 퇴장 위협에도 불구하고 외교관들이 새벽 1시를 훨씬 넘겨 협상을 계속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바가에이는 트럼프의 위협 이후 이란 외교관들이 미국 측과의 직접 면담을 거부하고 대신 중재자를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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